• [취미가] [독서]『코노 모로나오 -무로마치 신질서의 창조자-』를 읽고...2020.06.02 AM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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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노? 어짜피 상징적인 거 그냥 마 콱 죽여버리고, 나무로 깎든, 쇠를 녹여 만들든 상징물이나 만들어 받들어 모시면 되지, 안 그려?"

 

 

과장을 슬쩍 보태긴했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코노 모로나오가 한 언동으로 유명한 말이다.

이 언동 덕분인지 꽤 오랜기간 일본에서는 일본사를 대표하는 역적 중 하나로서 손가락질을 받아왔는데, 다른걸 떠나서 14세기 일본에서 저런 말을 대놓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게 내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저자인 카메다 토시카즈 씨는 남북조시대... 특히 이 코노 모로나오에 관한 연구를 전문적으로 해온 역사학자로,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코노 모로나오의 실상을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되도록이면 알기 쉽게 풀어썼다고 한다. 더불어 이 책으로 인해 코노 모로나오의 매력이나 남북조시대에 관심을 갖는 이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다고 하는데, 내 기준에서는 저자의 그런 의도가 꽤 잘 드러난 책이라 느껴졌다.

사실 모로나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다른 책 덕분이지만, 그래도 그 책은 모로나오를 간접적으로만 다뤘던지라 좀 더 그 개인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어져서 이 책을 집어들긴 했다. 

왜 하필 이책이었나... 싶겠지만, 저자도 책 속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일본에서는 코노 모로나오가 인기가 너무 없어서 그에 관한 연구서도, 창작물을 찾아보기도 힘들었던 가운데 겨우 찾아낸 게 5년 전에 간행 된 이 책이었기 때문이다(호평일색인 아마존 리뷰도 한몫했다). 

재미있었다. 동란의 시대를 살아간 정치가로서... 그리고 무장으로서의 모로나오라는 인물은 꽤 흥미로워서, 나는 읽는 내내 "어찌보면 전국시대의 오다 노부나가와도 비슷한 느낌의 인물인데, 왜 이다지도 인기가 없었을까잉..." 이라는 생각과, "아직도 만화를 그리고 있었다면 이 양반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일본인 입장에서는 입에 담기도 싫은 불경한 자 그 자체겠지만, 이런 재미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2차 창작물이 없다는 게 좀 안타까웠다. 

남조 측의 무장인 쿠스노키 마사시게, 마사츠라 부자나 키타바타케 아키이에와의 전쟁 부분만 다뤄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일본에서 저 전쟁 부분을 창작물로 다룰 경우엔 쿠스노키 부자나 아키이에가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이미 그렇게 해서 나온 작품군도 꽤 될테고.

다 읽고나서 저자의 전작인『남조의 진실 -충신이라는 환상-』이라는 책도 꽤 재미있을 것 같아서 주문해버렸다. 빨리 도착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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