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아도 엔비디아
이틀 전 CES 2025 (Consumer Electronics Show), AMD는 9950X3D와 함께 차세대 RDNA4 그래픽카드를 슬쩍 공개했어.
이게 다야. 정말 이게 다야. 내 할 말을 잃었습니다.
차세대 라데온 명칭을 RX 9070, RX 9060으로 정했대. 이렇게 명칭을 바꾼 이유, 소비자가 ‘경쟁사’ 제품과 자사 제품을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거야. RX 9070은 엔비디아 RTX 4070에 견준다. RX 9060은 RTX 4060에 비견 된다.
여러분은 이번 라데온 명칭 변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나는 부정적이야. 그래픽카드 초심자들에겐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것 같아. 그럴 게, 라데온 RX 9070과 RTX 4070을 두고 왠지 9070이 4070보다 좋아 보이잖아.
내가 ‘리사 수’였으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이번과 같은 명칭 변경은 절대 용납하지 않았을 거야. AMD가 뭐가 꿀려서 경쟁사 엔비디아 명칭 규격을 따라가야 해? 얍삽한 꼼수 냄새까지 풍기며? ...그야 모든 면에서 AMD가 엔비디아에 꿀리지. 하지만 자존심까지 버릴 필요는 없잖아.
아무튼, RX 9070과 RX 9060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만, 시작부터 밑천을 드러낸 사기꾼 마냥 떠드는 모습이 안타까울 지경이야. 당장 엔비디아는 RTX 5070을 출시하는 마당에, AMD는 RX 9070을 RTX 4070과 비교하고 있으니까. 나는 이렇게 당당하지 못 한 그래픽카드를 사고 싶지 않다. 응원조차 안 하고 싶다!
그렇다면 엔비디아의 또 다른 대항마 인텔은 어떨까? 인텔 아크 2세대 B580 기준, 푸젯벤치 ‘다빈치 리졸브 스튜디오’(영상 편집 프로그램) AI 점수표.
B580이 4060Ti는커녕 4060에게조차 30% 뒤쳐져. 더불어 라데온 7900 XTX는 4060과 자웅을 겨루고 있어. 잠깐 한숨 쉬고 가겠습니다. (...) 물론 푸젯벤치 다빈치 리졸브 AI 점수가 그래픽카드 성능을 모두 대변할 수 있는 건 결코 아냐. 그러나 문제는 뭐다? 내가 다빈치 리졸브를 쓴다!
‘토파즈 포토 AI’(사진 품질 향상 프로그램)에서 10장의 RAW 파일(해상도는 미공개)을 해상력 뻥튀기 + 잡티 제거 작업(DeNoise) 했을 때 걸린 시간.
여기서도 B580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 비해 아쉬운 결과를 기록했어.
사실 나는 토파즈 포토 AI를 사용하지 않아. ‘DxO PureRAW4‘를 쓰지. 그럼 Dxo PureRAW4에서 측정한 결과를 참고해야 할 터이지만, 안타깝게도 인터넷 어디에서도 관련 측정 자료를 찾을 수 없었어.
성능뿐만 아니라 전력 소모 또한 인텔 아크의 취약점이야. 정확히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유휴 전력 소모.
B580이 4090보다 유휴전력을 더 소비해. 이게 말이나 될 소리냐? 그야 아크 1세대 A770, A750은 최초의 도전이니 그럴 수 있다 쳐. 하지만 2세대 B580마저 과거의 단점을 답습해버리니, 내 열불이 터지지.
아무튼. 인텔 아크는 내가 원하는 목적, (다빈치 리졸브에서 영상 편집, 포토샵에서 사진 보정, 퓨어로우에서 사진 잡티 제거, 준수한 전성비) 에 부적합 해. B580 살 바에 4060을 사는 편이 나아. 더구나 B580은 고환율 탓에 국내 판매가가 40만원이 넘더만? 이 돈이면 더더욱 4060을 사지! 인텔은 주제를 알라!
이상. 왜 꼬아도 엔비디아를 사야 하는가, 일장연설을 풀었습니다. ..나도 엔비디아 마음에 안 들어! 하지만 대안이 엔비디아밖에 없는 걸 어떡해. 하물며 지금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살 수는 있을지부터 걱정하고 있으니까.
오늘 바이든이 퇴임을 코앞에 두고 거한 반자유무역 정책을 발표했더군. ‘적대국가’에 대한 엔비디아 AI 칩 수출 금지. 더해 전 세계 국가들을 3개 등급으로 나눠, 미국과 친밀한 기준으로, 더욱 세세히 반도체 수출 통제에 나설 거래.
내가 궁금한 것은, 그래서 우리나라는 미국에게 있어 몇 등급의 나라일까? 1등급 동맹국가? 과연? (...) 내가 바이든이면 대한민국에 3등급 수출통제국 처분 내렸다. 왜냐! 어차피 대한민국에 풀릴 5090 대다수가 곧 서해를 건너 중국으로 넘어갈 테니까! 에라이! 내 자유의 이름으로 바이든 당신을 원망하겠소! 미국 국익 때문에 박살나고 있는 전 세계인의 이익은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죄송합니다. 흥분했습니다. 오늘의 결론. 꼬아도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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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이걸 기사로 쓰는구나 '젠슨황 삼성/하이닉스도 그래픽 메모리 만드나' 제가 현장에 있었습니다 (보드나라)
풍신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