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페스,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오늘 신박한 기사를 봤어. 제목 “헤르페스 걸리기 제일 좋은 나라 되자. 불경한 광고에 칸 최고상. 무슨 뜻”.
기사 내용을 요약하자면, 뉴질랜드 헤르페스 재단이 헤르페스 감염자에 대한 낙인 및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자, 차라리 뉴질랜드가 헤르페스에 가장 많이(편히) 걸리는 국가가 되자. 그 만큼 헤르페스에 대해 관용적인 사회가 되자라는 광고가 ‘칸 라이언즈 2025(광고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시상식) 공익 부분에서 최고상을 받았다는 거야.
그럼 어떤 광고인지 직접 볼까요.
뉴질랜드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연했대. 해당 영상을 AI에게 요약 정리해 달라고 했어. 우리말로!
세상에, 뉴질랜드인 80%가 헤르페스 보균자로 추정 되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이 헤르페스에 감염됨에도 ‘낙인’을 찍는구나. 그래서 헤르페스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했구나.
다만 해당 광고 및 내용에 찬반이 갈릴 터. 찬반을 나눠 각 입장의 근거를 나열해봤어.
여러분은 헤르페스를 어떻게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해? 쉽고 친근하게 포용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생각해? 아니면 가벼이 다룰 만한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 (...)
마침 며칠 전에 칼린쇼에서 헤르페스를 다루었거든. 나는 당시 헤르페스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야 하는 것처럼 의견을 비쳤어. 가령, 내가 만약 헤르페스 보균자라면 절대 사랑하는 이의 음부를 핥지 않겠다! 내 사랑은 소중하니까.
내가 그토록 헤르페스 감염에 민감하게 생각한 이유.
헤르페스는 한 번 감염되면 죽을 때까지 바이러스를 보균한대. 예방방법도 없고 말야.
내 딴에 헤르페스를 조심하자, 사랑하는 이를 위해라도 조심하자. 아주 당연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생각했으나, 지금 돌이켜 보니 나도 몰래 헤르페스 감염자에게 낙인을 찍은 것 같아... 제 말을 듣고 마음 아프셨을 분들에게 사죄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웃긴 점, 근래 칼린쇼에서 에이즈에 대해서도 다뤘거든? 그때 나는 에이즈에 대한 낙인을 지우고, 우리 사회가 감염자를 포용해야만 모두가 건강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어. ...이 모순은 대체 뭐람. 이랬다저랬다.
그야 사안에 따라서 의견을 달리 할 수 있지. 하지만 일관된 가치관 없이 즉흥적으로 주장을 떠든 내 자신을 반성해.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나! 화장실 들어갈 때 맘, 나올 때 맘이 다르니까. 지금 제가 무슨 심정인지 느낌 오시죠? 개떡찰떡! (...)
사실 나도 감염 낙인에 자유로울 수 없어. 내가 B형 간염 보균자거든. 다행히 난 여태 보균자라서 차별을 받아 본 기억이 없어. 하지만 몇몇 차별 사례가 있더라고. 2009년에 모 금융사가 B형 간염 보균자 지원자를 탈락시킨 일이 있대.
어쨌든. 여러분은 B형 간염 보균자인 날 어떻게 바라볼 텐가! 변명하자면 난 태어나자마자 엄마로부터 간염을 이어받았어. 날 낙인 짓는다면 우리 엄마를 욕보는 짓이다! 패륜, 탈룰라! (...) ..농담입니다.
난 엄마를 원망한 적 없어. 만약 내가 B형 간염 보균자라서 여러 불이익을 얻었다면 엄마를 원망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 오히려 주변에서 그러려니 넘어가고, 국가에서는 간 초음파다, A형 간염 예방 접종이다, 여러 가지를 챙겨줬으니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헌데 만약 사회가 날 낙인 짓고 차별했다? 난 비뚤어졌을 거야. 내게 굴레를 물려 준 엄마를 평생 원망했을 테고, 억울함에 내 피를 세상에 뿌리겠다! 내 모쏠 인생을 청산하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내 피와 상처를 전파할 테다! 어쩔! (...) ...라고 상상만 해봤습니다.
주제로 돌아와서, 헤르페스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AI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어. 우선 코파일럿.
뉴질랜드 헤르페스 재단 캠페인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어. ...나 놀랐어. 찬반이 민감하게 갈리는 사안에 대해 AI는 대게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던데, 이번만큼은 찬성 측에 섰네?
동일 사안을 챗 GPT에게 물어봤어.
결론, 헤르페스에 대한 낙인 완화가 가져오는 이점이 경각심 저하 위험 보다 더 크다고 평가된다. 즉, 뉴질랜드 헤르페스 재단의 주장에 찬성!
두 AI가 모두 찬성 입장을 보였지만, 우리 각자는 각자의 의견을 가질 수 있지. 반박 시, 여러분 생각도 옳습니다!
나는 질병에 대해, 특히 성병에 대해, 낙인보다는 포용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그렇더라도 안전한 성생활을 해야 함에는 변함이 없다! 참고로 난 얼마나 안전을 생각했던지 한 평생 오른손과 왼손과만 사랑을 나눴을 뿐이다! 에라이! ...그런 의미에서 영화 ‘총알탄 사나이(Naked Gun)’ 콘돔 장면 보며 마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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