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슈퍼맨은 생각했던 영화와 결이 많이 달랐습니다.
물론 클래식한 연출, 가슴팍의 S가 의미하는 데로 '희망'을 상징하는 모습. 이런 면은 코믹스에서 막 꺼내온 슈퍼맨 같아서 좋았고
원하던 모습이었습니다. 근데 이야기가 의외의 방향으로 나아가더라고요.
2. 처음 그걸 느낀 건 로이스 레인과의 첫 인터뷰였습니다.
둘이 "정치적인" 논쟁을 나누는 내용이요.
3. 슈퍼맨은 지구에 불법으로 들어온 외계인입니다. 그것도 미국에 불법 입국해 들어온
불법 이민자죠. 그리고 렉스 루더는 이 점을 활용합니다.
불법 이민자에 관한 혐오와 두려움.
많이 보던 얘기죠?
내 일자리를 뺏어가고, 여자들을 다 뺏어가는 불법 이민자라는 노골적인 비방들이요.
4. 슈퍼맨이 개입하는 국제정세도 매우 현실과 닮아 있습니다.
팔콘과 윈터솔져와 캡틴 아메리카4가 현실의 정치적 문제를 두려워해 맹탕인 작품이 된 것과 달리
슈퍼맨은 노골적으로 현실 국제 정세를 인용합니다.
작중 나오는 미국의 동맹국과 그 동맹국의 해방이라는 명목으로 침공을 받은 나라에 관한 이야기는
현실 속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와의 분쟁과 닮아 있습니다.
현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슈퍼맨이 직접적으로 개입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것도 미국과 반대편에 선다면요?.
5. 슈퍼맨은 자기는 누구보다 인간임을 강조합니다.
사실 메시지는 명료해요. 인간다움. 생명 존중. 즉, 휴머니즘을 말합니다.
근데 이 휴머니즘이라는 게 정치적 상황과 얽히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달라지거든요.
불법 이민자들은 불법이니까, 쫓아내야 한다는게 지금 공화당의 정책 아닙니까?
이스라엘은 미국의 혈명이고 중동은 극단적인 무슬림이 많고 이란은 핵개발하는 신정국가니까
이스라엘 편에 서야한다고들 하죠. 근데 그 과정에서 사람이 죽어요.
슈퍼맨은 외칩니다. "사람이 죽어간다고."
6. 액션은 시원시원하고, 만화적입니다. 즐겁게 봤어요. 다만, 맨 오브 스틸처럼 스타일이 강하거나
다 때려부수진 않습니다. 오히려 슈퍼맨은 지키려 들기 때문에 부수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사람을
구하는데 힘씁니다. 그래서 살짝 답답함도 있어요.
맨 오브 스틸은 거의 리액션으로 건물을 다 때려부수는 영화였잖아요?
제임스 건의 슈퍼맨은 좀 더 그걸 막는 원형의 슈퍼맨입니다. 저는 그게 좋았어요.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는 뭔가 너무 숭고했었는데, 이번 슈퍼맨은 인간적이었어요.
7. 클락 켄트의 캔자스 부모님들도 대단한 사람들이 아닌,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인 게 참 맘에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사람다움이 느껴졌어요.
8. 왜 거대한 세계관의 작품인데도 슈퍼 히어로 개인작에서 전 지구적 사태가 벌어졌을때 다른 히어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가에 관한 대답이 나옵니다. 이 작품에서는 도우러 와요. 슈퍼맨은 혼자가 아닙니다.
9. 슈퍼맨의 엄청나게 강력한 절대자적 모습은 잘 드러나진 않습니다. 오히려 시종일관 얻어터져요.
인간다움의 강조지만, 맨 오브 스틸을 좋아했던 분이라면 취향은 좀 갈릴 것 같습니다.
10. 렉스 루더 무지 좋았어요. 불법 이민자에 관한 혐오, 신적인 능력을 가진 자에 관한 질투가 잘 엮여진 게
배 대 슈의 그 이상한 조커 짝퉁이랑 달리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캐릭터였어요. 렉스 루더도 인간답더라고요.
11. 다른 히어로들도 좋았습니다. 가오갤, 더 수스쿼, 피스메이커, 크리처 코만도스도 그랬지만 제임스 건은 참 비주류 캐릭터와
루저들을 좋아해요. 강아지는 조금 민폐같았습니다. 저렇게 강력한 개라면 훈육을 잘해야죠.
12. 가오갤>가오갤3>더 수스쿼>피스메이커>슈퍼맨>슬리더>크리처 코만도스>가오갤2
좋았긴 했는데 제임스건이 워낙 필모가 좋아서 상위권에는 못 들 거 같았어요. 그래도 좋은 영화입니다.
최근 마블 영화랑 비교하면 썬더볼츠>슈퍼맨>데드풀과 울버린>데어데블 본 어게인>>>>>>>>>>>>>>캡틴4 정도 같아요.
취향을 떠나 영화적 완성도는 맨 오브 스틸을 포함한 모든 DCEU 영화보다는 당연히 낫고요.
13. 이게 10억불 이상 벌었으면 하는데, 생각보다 정치적인 영화고 취향이 갈릴 수도 있을 거 같아서
평론가의 호평과 달리 대박 흥행이 될진 모르겠어요. MAGA들은 싫어할 수도 있겠어요.
영화적 메시지를 아예 이해를 못한다면 다행이지만.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도 그랬지만, 이 미국적 가치라는게 지금 트럼프 정부랑은 정 반대입장이란 말이죠,
영화 보면 렉스 루더가 슈퍼맨을 비방하기 위해 원숭이들에게 비방 댓글, 가짜뉴스, 악플 등을 달게 하거든요.
남의 얘기가 아니죠.
한 줄 평- 국제 정세에 개입하는 슈퍼맨, 그가 밖에서 온 불법이민자라도, 초월적 힘을 가졌어도 그저 그저 평범한 사람됨을 아는 영웅임을. 3.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