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클로저스 유저로서 이 사건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제 곧 출시를 앞둔 티나가 성우의 망언으로 인해 순식간에 팬픽션에서 메갈리안으로 묘사되는 걸 보고 뒷골을 잡아야 했죠.
그러다가 넥슨의 정말 발빠른 조치로 성우를 교체하겠다고 했을 때는 정말 얼마만인지 모를 정도로 넥슨과 나딕의 행보에 감동했었습니다.
이걸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 걸. 메갈리아에게 찍혀버리더니 일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더 황당했던 건 저런 메갈리아의 주장에 납득하는 사람들이 비정상적으로 많아보였다는 거죠. 파장은 이미 클로저스를 넘어서서 웹툰, 급기야는 서브컬처 곳곳에서 우동사리 인증이 대거 발생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클로저스에 한해서는 완전히 마무리가 된 뒤라 처음에는 팝콘이나 먹자는 심정으로 보고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한국 서브컬처의 숨겨졌던 어두운 일면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바람에 더 이상은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무위키의 해당 항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가는 목록을 보고 있자니 이미 탈덕할 수 없는 몸이 되었는데 내가 즐기고 향유하는 서브컬처로부터 통수를 맞는 기분이라 우울하기 짝이 없네요.
SNS 하면 누구나 먼저 떠올릴 이름이 트위터입니다만, 현재 한국에서 트위터의 점유율은 이름값이 무색하리만큼 작습니다. 점유율로 통계를 따지면 트위터는 기타등등에 포함되어야 할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심지어 망해서 아직도 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싶은 싸이월드의 2배 정도밖에 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질적인 이용자의 수가 적은 트위터다 보니 쉽게 친목질과 같은 작은 사회의 함정에 빠지게 되면서도, 정작 이름값은 높기 때문에 자기들이 메이저에 소속되어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말이죠. 이러다보니 메갈리아의 여론몰이에 쉽게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게 마치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오판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좌우지간, 이제는 정말 더 이상 다른 누군가가 트위터로 메갈리아의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모습을 좀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 전 웹툰을 안 보는데도 이름은 들어봤던 작품의 작가들이, 그것도 클로저스 홍보 웹툰까지도 그렸던 작가 중 다수가 논리도 없이 메갈리아의 선동에 놀아나는 꼴을 보고 통탄스러울 지경인데 진심으로 해당 인물들의 저작물을 보고 즐겼던 다른 분들은 정말 어떤 심정일지 생각해보니 가슴이 아프기까지 합니다.
트위터 조금 돌아다녀보면 이젠 자기들을 목록에 넣어달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