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로 외전격으로 발매되었던 디지털데빌사가(이하 DDS)는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했던 RPG였습니다.
1편 2편 합쳐서 몇백시간은 한것 같으니....
하지만 여신전생류 계열임에도 '악마합체' 와 '악마동료' 요소가 없다는 점,
1편, 2편으로 나뉘어 발매되었다는 점(게다가 국내엔 2편만 한글화라는 괴랄한 형태로 정발)
등으로 크게 흥행하지는 못한 비운의 작품이었습니다.
이 글도 예전에 썼던걸 조금 수정해서 끌어볼까 합니다.
글의 내용상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디지털데빌사가와 인도신화------------------
이 디지털 데빌사가(이하 DDS)는 인도신화에 상당한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잠깐 잡설을 얘기하자면 동일한 회사의 페르소나3같은 경우 그리스 신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우선 주인공들의 아트마(게임상에서 해당악마로 악마화해서 싸우게되는 전투모습) 를 알아보도록하죠
주인공 서프 - 우주의 질서를 보호하는 신 바루나(Varuna)
주인공이지요. 전통대로(?) 대사 한 마디 없습니다만..
참고로 이름 서프(Serph)에는 나름의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시에로 - 하늘의 신 디야우스(Dyaus)
개인적으로 좀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솔직히 게임상의 존재감은 그다지지만..
DDS2에서 서프와 헤어질 때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죠
알지라 - 땅의 신 프리티비(Prithivi)
성격 걸걸한 누님형.. 인데, 의외로 여린 감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신화적인 얘기를 하자면 프리티비는 비중이 별로 없는 신입니다..
로알드 - 천둥과 뇌우의 신 인드라(Indra)
DDS2에서 합류하는 인물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러가지 사정상 키우기에는 좀 무리가 가는 캐릭터죠. (적을 혼자 막겠다고 남는 이벤트는 멋있었죠ㅠ.ㅠ)
신화적인 얘기로 인드라는 인도 최고의 신입니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그리스 최고의 신인 제우스나, 중국의 최고신인 황제,
인도 최고의 신인 인드라 모두 천둥과 번개의 신이라는 점입니다.
고대인들에게 있어서 천둥,번개는 그야말로 하늘의 재앙이자 최고의 무력행사로 여겼던 셈이지요.
히트 - 불의 신 아그니(Agni)
열혈적인 성격으로, 성우는 미도리카와 히카루(건담w의 히이로나 테오데의 리온, 로봇대전의 마사키)
게임상에서는 .. 히트... 그저 지못미ㅠ.ㅠ
게일 - 바람의 신 바유(Vayu)
일행의 두뇌파로서, 처음엔 냉정하기만 하나, 나중에 의지를 갖게 되는 인물..
우선 주인공들이 악마화 했을 때의 모습 자체가 인도신들입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전반적인 사상이나 배경 또한 인도의 신화&사상을 따르고 있죠.
인드라나, 바루나, 아그니 등등은 인도신화에 나오는 초기 신들인데,
기원전 3세기 이후로는 브라흐마(Brahma), 비슈누(Vishnu), 시바(Shiva) 라는 새로운 신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브라흐마는 창조의 신, 비슈누는 유지와 보존의 신, 시바는 파괴의 신으로 말이지요
이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도 DDS에 등장합니다.
DDS2의 숨겨진 보스인 비슈누와 시바는 게임을 해보신 분이라면 다들 아실겁니다.
또한 DDS1의 최종보스인 하리하라(Harihara)는 비슈누와 시바신이 절반씩 합체된 상태의 중성신입니다.
DDS2의 최종보스는 바로 창조의 신 브라흐마구요.
아까 게임의 전반적인 사상도 인도의 그것을 차용하였다고 밝힌 바 있지요.
인도의 대표적인 사상은 뭘까요? 바로 '윤회사상' 입니다.
인도신화에 있어, 신이라는 존재는 절대적인 불가침의 영역이 아닙닌다.
인간또한 무수한 고행을 통해 신이 될 수 있지요.
하지만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아 인간들을 좌절 시킵니다.
영원한 삶을 사는 신들과, 언젠가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들, 그리고 악마와의 대립과 싸움..
이것이 인도신화의 주된 내용이며 이 속에서 인간들은 인간이 짊어져야만 하는 숙명을 자각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카르마(업, 업보)' 인 것입니다.
(게임상에서 카르마는 경험치를 뜻하는데, 적을 쓰러뜨릴 수록 업보가 쌓이고
레벨이 올라간다는 것은 재미있는 설정입니다.^^;)
세계는 이 카르마에 의해 지속되고 우주는 창조,유지,파괴(위에서 나온 삼신의 역할이기도 하죠)를
반복하게 되고, 인간의 삶 역시 생을 반복하게됩니다.(윤회사상)
이 거듭되는 카르마의 질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바로 해탈(Moksha)입니다.
(불교에서의 가르침도 바로 이러한 사상의 기반이죠
DDS는 바로 이 사상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스토리진행에 따라 차례차례 죽어나가며...(dds2의 이야기)
마지막엔 주인공인 서프와 여주인공 세라만 남게되지만, 이들도 결국 죽게 되지요.
하지만, 죽음이 결코 끝이 아닙니다.
주인공들은 죽음을 통해서 해탈을 경험하고 Serph와 Sera는 Seraph(세라프) 로 윤회하게 됩니다.
더불어서, 헤어졌던 동료들도 다시 만날 수 있죠. 그들도 역시 윤회.
(이때, 세라프로 다시 태어나서 얻는 스킬 이름도 '삼계윤회' 이죠^^)
엔딩후에 서프들은 다시 어린아이로 태어나죠.
그것도 역시 다시 윤회해서 새롭게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엔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