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는 평생이에요. 저 '소녀시대 출신', '전 소녀시대'라고 써주시면 안돼요. 전 그냥 소녀시대 서현이에요. 탈퇴 아니에요. 전 멤버 절대 아니에요!"
걸그룹 소녀시대 막내이자 '현 멤버' 서현(27)은 언니들의 품을 떠나 만만치 않은 홀로서기에 나서 온갖 역경을 마주했으나, 데뷔 12년차 베테랑답게 흔들림 없이 MBC 드라마 '시간'을 무사히 완주했다.
마이데일리와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진 서현은 '시간'이 남주인공 하차 등의 논란을 겪고 흔들렸으나 "모든 스태프들이 저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시간'을 통해 연기적인 경험뿐 아니라 인생공부도 많이 하며, 저 스스로 많이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시간'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비운의 여인 설지현으로 열연한 서현은, 마치 설지현이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다시 일어섰던 것처럼, 폭풍이 분 드라마의 중심에서 설지현의 삶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불과 2년 전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때만 해도 연기력을 두고 호불호가 갈렸던 서현이지만, '시간'을 통해 훌쩍 성장하며 연기력으로도 호평이 잇따랐다. 다만 워낙 극에 몰입해 연기했던 탓에 후유증도 컸다.
"드라마 끝나고 일주일 동안 몸살에 걸려서 아팠어요. 감정 소모가 큰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저도 모르게 제 자신 서현과 설지현의 경계가 많이 없어졌어요. 중간에 친한 친구들을 만난 적 있는데 다들 '너 괜찮아?' 묻더라고요. '시간' OST를 듣다가 2시간을 운 적도 있어요. 제 얘기처럼 너무 서럽고 아팠어요."
소녀시대 활동 때만 해도 연기와 노래를 오가며 "스위치 온·오프가 빨라야 했다"는 서현은 오로지 '시간'에만 집중한 지금은 캐릭터의 어두운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런 서현이 마음 놓고 기댈 수 있고 웃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소녀시대였다.
"언니들이랑 있을 때만 괜찮아지더라고요. 막내라서 그런지 언니들 만나면 너무 재미있어요. 힐링도 되고, 워낙 저희 언니들이 웃기잖아요."
서현에게 소녀시대는 '과거'가 아닌 '현재'이자 '미래'였다. 기사에 절대 '소녀시대 출신'으로 쓰지 말라고 힘을 주던 서현은 "소녀시대로 다시 만날 일이 꼭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언니들이랑도 자주 얘기해요. '언제 모일까. 언제 앨범 낼까' 하고요.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각자 하는 일도 있고, 현실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다시 꼭 뭉치자'고 얘기해요. 저희가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활동하다 뭉쳤을 때 더 시너지가 있을 거예요."
솔로 컴백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는 서현. 어떤 장르인지 묻자 "그건 비밀"이라며 '혹시 EDM 아니냐?'고 농하니, "EDM은 효연 언니에게 넘길 거예요"라고 받아치며 '설지현'이 아닌 '서현'의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