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음악을 접하면서 우리는 가사는 고사하고 제목조차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음악이라는 게 들어서 좋으면 그뿐이라고 하지만, 자주 듣는 곡에 대해 누구나 한 번쯤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오늘은 영어가 아닌 ‘제 2외국어’ ‘영어의 사투리’ 등으로 되어 있어서 뜻풀이가 쉽지 않은 노래의 제목들을 살펴본다.
먼저 스페인어로 된 제목을 모으면, 마돈나의 히트곡 ‘La Isla Bonita’는 ‘아름다운 섬’이란 뜻이다. 세르지오 멘데스와 그의 밴드인 브라질 식스티식스가 히트시켰던 ‘Mas Que Nada’(마스 퀴 나다)의 제목명은 ‘그 무엇보다 더’ ‘최고의’… 이런 뜻이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고 냇 킹 콜 등 많은 팝가수가 불렀던 ‘라 쿠카라차’가 ‘바퀴벌레’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면 모두 놀란다. 이렇게 이름이 붙여진 데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멕시코 내란 시절인 1910년대 싸움터 군인들에게 밥을 지어주기 위해 솥을 이고 가던 여인네들의 모습이 바퀴벌레의 행렬을 연상한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과 당시에 용맹을 떨치던 여군 한 사람의 별명이 ‘라 쿠카라차’였기 ㅤㄸㅒㅤ문에 붙여졌다는 설이 그것이다. 이와 비슷한 풍으로 ‘베사메 무초’가 있다. 스페인어로 ‘뜨겁게 키스해 주세요’라는 뜻의 이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번안되는 과정에서 같은 이름의 여자이름으로 둔갑을 해버린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예컨대 “베사메 무초야 너무 슬퍼하지 마렴…” 이런 식으로 말이다. 사이먼과 가펑클의 히트곡 ‘엘 콘도르 파사’는 보통 ‘철새는 날아가고’라는 번안 제목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남미산 ‘콘도르’는 철새의 운치와는 거리가 먼 몸집이 크고 머리털이 없는 ‘대머리 독수리’이다. 따라서 굳이 꼬집자면 ‘대머리 독수리는 날아가고’ ‘콘도르는 날아가고’… 이렇게 해야 한다. 색소폰 주자인 스탄 게츠와 아스트루드 질베르토가 히트시킨 ‘Desafinado’(데사피나노)란 곡명은 ‘박자가 흐뜨러진다’ ‘장단이 엇갈린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재즈의 감칠맛이 바로 박자가 틀릴 듯 맞아 가는 것이라면 이 제목은 아주 절묘하게 지어졌다.
영어의 사투리가 제목의 뜻풀이를 어렵게 하는 경우로는 퀸시 존스의 그 유명한 ‘Ai No Corrida’(아이 노 코리다)가 있다. 여기서 Ai는 ‘나’이며, No는 ‘없다’는 부정을 나타내는 말, Corrida는 ‘복도’ ‘통로’라는 뜻을 가진 Corridor의 사투리이므로 이는, ‘나는 사면초가에 빠져있다’는 뜻이다. 제임스 잉그램이 부른 ‘Yah Mo Be There’도 같은 방식으로 해석을 하면, ‘신이 거기에 함께 하실 것이다’라는 뜻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덧붙인다면 맨해턴 트랜스퍼의 노래 ‘Java Jive’(자바 자이브)는 ‘커피 스윙’(Coffee Swing)이란 뜻이며, 한때 팝차트 5위까지 올랐던 그룹 애프터 더 파이어(After The Fire)의 노래 ‘Der Kommissar’(데어 코미사르)의 뜻은 다름 아닌 ‘경찰’이다. 구체적인 가사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제목만이라도 그 뜻을 알면서 음악을 들으면 C’est Si Bon (세씨봉:‘그것 참 괜찮다’는 뜻으로 루이 암스트롱이 부른 같은 이름의 노래 제목이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