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흰둥이가 크게 앓아서 병원엘 데려갔었습니다.
뭐 꽤 오래전부터 밥먹는게 시원치 않았는데 지난주부터는 아예 물도 입에 대질 않는거에요.
목요일은 정도가 심해서 잘 걷지도 못하고 비실비실거리며 곧 죽을 것 같았지 뭡니까.
그래서 금요일 회사에 오전반차를 내고 동물병원엘 데려가서 진찰을 받았는데 X레이를 찍어도 정확한 원인을 모르겠고, 피검사를 해보려니 몸의 수분이 거의 남지 않아서 피를 뽑아 원심분리기에 돌려도 분리가 되지 않아 검사를 할 수 없는, 원장선생님 말에 따르면 수의사 20년생활동안 이런 심각한 탈수상태의 동물은 본 적이 없다네요-_-;
암튼 급한대로 링겔을 수시간에 걸쳐 놓았습니다.
그러는동안 출근의 문제로 집에서 노는(...)여친이를 호출해서 교대를 하고 오후에 흰둥이를 퇴원시켰습니다.
집에 와서 흰둥이는 토하고 배변을 했는데 글쎄 이놈이-_-
귤껍데기와 함께 귤꼭지를 먹었는데 그게 뱃속에서 크게 불어나서 장을 막고 있었던것 같아요.
육식동물주제에 초식동물 흉내를 내니 이렇지. 극심한 탈수와 먹을걸 못 먹어 탈진해서 배변조차 못했던것 같아요. 진짜 죽을 뻔 했지...
제가 먹인건 절대 아니고-_-; 이놈이 늘 먹을 것만 보이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훔쳐가거든요. 위의 사진은 감자와 라면을 훔쳐가다 걸린 모습.
평소엔 가져다 쌓아만 놓고 먹지도 않던걸 왜 먹어서 탈이 났는지는 몰라도 진짜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지금은 뼈만 앙상한 모습이 됐는데 그래도 이제 배가 고픈지 사료를 곧 잘 먹고 있습니다. 얼른 회복해서 공원에 데려가고 싶네요.
여러분 동물원에 먹이를 주지 말라고 써있는건 지키라고 써있는겁니다ㅠㅠ |
키울때 참 이쁜데 병걸리거나 나이들거나 하면 돈이 엄청 드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