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할 용기
여름 대목이 다가오면 대형서점의 여행서 매대는 전쟁터가 된다. 매대의 여행서들은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여름휴가를 집에서 보내는 것은 죄악이라고.
어떤 위험과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여름휴가를 멋진 여행지들에서 보내라고.
인도양의 산호초, 뉴욕의 5번가, 프로방스의 작은마을, 미얀마의 석불이 당신을 기다린다고.
언제가부터 여행은 신성불가침의 종교 비슷한 것이 되어서 누구도 대놓고 "저는 여행을 싫어합니다"라고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혹시 신입사원 모집 공고마다 나오는 해외 여행에 결격사유가 없을 것"이라는 문구의 영향일까?)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쩐지 나약하고 게으른 겁쟁이처럼 보인다.
폰 쇤부르크처럼 명문가의 자손으로 태어났더라면 '우리 귀족들은 원래 여행을 안 좋아해'라고 우아하게 말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우리 같은 평민들이 쓸 수 있는 레토릭이 아니다.
귀족도 뭣도 아니면서 여행을 절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시인이 한 분 있다.
그분은 서울 태생으로 모든 학교를 서울에서 다녔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서울 밖으로 거의 나간 적이 없다. 해외여행도 하지 않는다. 서울에서 시를 쓰고 음악을 듣고 책을 번역하고 친구를 만난다.
친구들이 해외로 나가면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사람들이 "답답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는 빙긋이 웃으며 "(서울 밖으로)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만 답한다. 적지 않은 돈을 지부하고 위험을 무릅 쓴 채 여행을 떠나 온갖 고생을 하고 돌아와서는 "너무 멋진 여행이었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 하는 이들보다는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당당하게 응수하는 그가 좋다.
새삼 당연한 얘기지만 여행을 하고 안 하고는 단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김영하 산문집 본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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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제 경우도 괜히 밖에 나가는것보단 내 집 내 마당에서 고기 구워먹고 술먹고
쇼파에 편안하게 앉아서 감자칩에 콜라 들이키면서 게임하다 졸리면 그냥 그자리에서 퍼질러 자고
애니메이션 켜놓고 프라모델이나 만지작 거리는 것들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도어파입니다 멀리 나가자고 해도 집 밖으로 나가면 이래저래 돈쓰고 불편한 경험들을
' 추억 ' 이라고 회상할만한 마음 편한 인간은 아니기도 하고 말이죠.
그렇지만 여행을 좋아시는 분들에게는 그것이 자신을 채워줄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테니
누구나의 취향은 존중받아야 하지요 다만 자신의 취향을 남에게 강요하는 오지랖퍼들이 생각보다 많은게 또 문제..
인도어, 아웃도어 휴가 다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복작대는 휴가는 안 좋아해서 여행을 가도 비수기에 혼자 가는 스타일 입니다.
왜 없어 보이게 혼자 다니냐고 핀잔주는 사람들 보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