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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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안감] 여백 (0) 2019/01/12 AM 04:16

 

 

 

 

깊이가 얕아진 사람이 되어감을 느낀다 심도의 유한함이 체감된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가벼움을 증명한다

 

요즘의 나는 핥듯이 스치우는 수면시간과 양순치 못한 두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최소의 욕구마저 억눌린, 아니 짓눌린 상태에 놓여있다 

적절한 조도의 전구등 아래 좁게 마주한 시야와 전두엽에 마구잡이식으로 때려넣는 텍스트 뭉텅이도 더넘스럽지않던 여유가 그리울 즈음이다

 

인생에도 삶에도 적당한 여백이 필요하다 게으름이라는 이름으로 낮잡아 비벼지는 일상의 여백 

(사실 나의 여백은 소비가 아니라 생산이라 생각한다) 

근래 몇 년간 바쁜 일상 속에 익숙해져버린 근시안적인 생활과 가벼운 유희, 

결국 성찰과 사유가 얕아져버린 이 가정주부라는 특질은 스스로에 대한 가치평가를 깎아먹는 악영향으로 돌아왔기에 

더욱 간절히 여유를 희구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어 하나를 부여잡고 수어시간 떠들거나 파고들거나 펼쳐놓거나. 

그 시간이 어떻게 소비라고만 할 수 있을까. 

그런 활동을 통해 몰아치는 가지 각각의 관념과 판단, 표상을 드러내 정립케 만드는 것이 내게는 여유인데

 

운동에너지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노동이 아닌 것이 아니다 

뇌는 쉼없이 움직이고 있으며 더 깊고 더 무게감있는 노동이 필요한 때이다 

 

육아나 사람이나 일이나 온갖것들이 내 컨트롤 밖에 있다

답답하고 짜증스럽고 때로는 절망감을 느끼기도 한다

제어되지 않는 상황의 연속이란 것은 여백은 커녕 점과 획으로 난무한 깜지같다

 

또렷한 활자와 하얀 여백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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