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쓰는 글은 [붕노글]이라고 쓴 만큼 오전부터 기분이 나빠지실 것이
우려되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부탁드립니다;ㅅ; 걍 푸념글이예요)
꼬꼬마였을 때부터 대선이나 총선이 있을 때는 항상 아부지 옆에 앉아서
tv로 개표방송을 보곤 했다.
왜 투표를 하는지 아부지가 왜 그렇게 새벽까지 챙겨보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쨋든 그것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정치나 경제, 사회뉴스보는 것이 생활화 되었다.
내가 대학다닐 때, 5월 24일인지 5일인지 어느 평일이었다.
한참 5월 23일의 前 노무현 대통령서거로 분위기가 뒤숭숭할 때 였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참 좋아했다.
구수한 사투리와 주름지게 웃는 모습, 정치적 소신,
사실 존경보다도 인간적으로 좋아했다는 것이 맞겠다.
그래서 교수님께 개인적인 일로 수업에 가지 못하겠다 양해를 구하고
그곳에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온 적이 있었다.
물론 정치적인 해석이 아예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언론이 죽였네 어쨌네 떠드는 것보다는 조용히 그렇게 마지막 가시는 길에
할 수 있는 일을 해 드리면서 그냥 그리 보내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 다음주 수업시간 교수님께서 나를 불러세워 물어보셨다.
"개인적인 사정이 뭐고 ?"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님께 봉사활동하러 다녀왔다고 했더니
교수님께서는 정색을 하시며 "니가 거길 왜 ㅡㅡ"라고 하시더라.
자신의 수업을 빠진게 못마땅하신게 아니라 내가 주제넘게 거기가서 할 게 뭐 있냐는.
더욱 민망했던 것은 뒤에서 킬킬거리던 여자아이들이다.
딱히 언쟁을 하고 싶지않아 무시하고 말았지만
마치 답없는 꼰대, 주제모르고 설치는 언니쯤의 뉘앙스로 눈빛을 보내고
키득키득거리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 후로 3년이 지난 지금,
그녀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진보 코스프레를 하고 앉았다. 입진보라고들 하지.
이정희 캠프 여론조사 조작을 쉴드치기 바빴고,
진중권이 요즘 키워가 되긴했지만 가끔은 야권의 허를 찌르는 옳을 말을 할 때도 있는데
거기서도 무작정 진중권교수를 깎아내리기만 하더라.
야권 성향의 누군가를 옳든 그르든 비판하면 다 나쁜놈인 줄 아나보다.
그러면서 선거때는 그 흔한 인증샷하나 보기 힘들었지..
그저 [정치에 관심많은 신여성이에요]하고 티내고 싶었을까 하는 건 내 섣부른 판단인지.
덕분에 정치적 발언에 대해 더욱 신중해지고 마이피에서는 더더 최대한 아끼고 있다.
통으로 묶여 입진보의 꼴페미로 보일지도 모르겠단 염려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만 정치적 소신을 가진 신여성이란 의미는 아니고
적어도 모르면서 티내려고 뻐끔거리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진보코스프레하던 그녀들에게 묻고싶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때도 나를 보며 키득거릴거냐고.
진짜 비오는날 먼지나도록 때릴것들 너무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