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쯤 던파 게시판에는 종종 그림을 올리던 한 유저가 암선고를 받았다며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어머님도 암말기 환자로 수술 성공확률이 0.068%라나-_-;
60%, 70%도 아니고 0.068%의 생존확률을 계산해준다는 게 애초에 어불성설 -_-;;
그래서 뭐야 이 중2병돋는 소설은 하고 치부할 수도 있었으나!
암만 그래도 사람 목숨을 담보로 거짓말을 할까 싶어 믿고 읽어내려갔다.
20대 초반이고, 20대중반의 여자와 혼전임신을 하고 출산해서 2개월이 됐단다.
7개월간 군인의 신분을 속이고 펀칭맨이며 뭐며 일해서 1800만원을 벌었단다.
수술비만 9000만원이란다. 여기까진 정말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이야기다.
하루는 본인의 폐암선고를 전해들은 여자친구가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었단다.
여자친구도 달랠 겸 떡볶이를 사다가 셋이서 오순도순 나눠먹고 나오는 길
마침 그 날 소식을 전해들은 맞선임이 기다리고 있다 만나게 됐는데
"야이 xx놈아 x촌가자 내가 돈내줄테니깐
니마지막 소원 내가 꼭 들어주고가야 직성이 풀릴거같다 개x끼야"랬단다.
여기까지도 그냥 뭐 그럴 수도 있으려나..싶었는데 글쓴이가 가관이더라.
[나는 어이없어 웃었고 형의 자그마한 성의가 느껴지는 말한마디에
"난 고딩안먹으면 안먹을거니깐 그리알어 "
라고한뒤 x촌가서 재밌게 놀고와서
형이 정말 마지막으로 고마웠다 내동생
같이 흐느끼며 끌어앉고 그렇게 헤어졌다]
아-_-...뭐임 이거.......
글쓴이의 글이 모두가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2개월 된 지자식과 그 자식을 낳아준 여친 냅두고 저러고 놀고 왔다고 자랑하는거?
본인 말대로라면 살 가능성은 전혀 없고 여친은 2개월 된 아들과 덩그러니 남겨질판에
저러고 왔다고 뭐가 자랑이라고 글싸고 앉았나 싶었다.
댓글은 그저 글쓴이가 불쌍하다며 다독이고 항암에 좋다는 것들로 꽉꽉 채워졌다.
50개에 달하는 댓글 중 [단 하나도]
글쓴이의 인도적으로 용서하기 힘든 행동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아니 애초에 그건 큰 문제가 되지도 않는듯 했고 아무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죽음 앞에서는 그 무엇이든 용서가 되는건가 ? 범법행위도 아니니까 ?
그럴거면 도덕은 왜 있고 윤리는 왜 있는데 ?
2개월 된 아들붙잡고 배우자를 잃을 수 있다는 슬픔에 그 여자가 울고 있을 때,
X촌가서 다른 여자 품에안고 잘놀다왔다는 그 사람을 맘씨좋게도 다독이던 그 댓글들.
그 글이 사실이든 아니든,
네이트판 글을 퍼다와서는 [네이트년들 이중잣대 쩌네 어쩌네]하면서
그 게시판글도 크게 다르진 않다는 걸 느끼곤 어이가 없어 웃었다.
물론 이중잣대 쩔어주는 네이트 댓글들도 거지같았지만 이 경우도 똑같이 화가 났다.
결론적으로, 그 글을 마지막으로 떠난다던 글쓴이는
한 달 후 다시 그림올리고 있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