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야 엄마다
밥은 잘 먹고 다니냐? 잠은 어디서 자고?
피카추는 잘 있니?
돈 보내준 지 얼마 안됐으니까 또 노숙하지 말고
찜질방이어도 좋으니까 꼭 어디 들어가서 자라
집나와서 여행다닌지가 벌써 18년인가 19년인가 된거 같네
그동안 어떻게 한 번을 안들리니 엄마 아들 보고 싶어 죽겠어
평소엔 못오더라도 명절엔 한번 들려야 할 거 아니야
아니면 전화라도 해주던지 무심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니가 엄마 생각은 하고 지내겠니
어제는 세레나라는 아이가 와서 한참을 울고 갔다
또 여자를 바꿨나보구나 저번엔 아이리스 그전엔 봄이
다들 하나같이 좋은 아이들이었어 엄마 보긴 그래
넌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지도 멀쩡해
여자한테 인기도 좋아 그런데 왜 그렇게 마음을 못잡고 계속 떠돌아다니기만 하냐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엄마 생각을 해다오 아들
엄마는 애비 없는 널 어떻게든 훌륭하게 키워보겠다고 이렇게 고생을 했어
세상구경 하고 오라고 막무가내 여행가겠다는 널 아픈가슴 꾹 잡고 보내줬고
십몇년 동안이나 여행자금 뒷바라지도 해주고 아침새벽에 일어나서
다치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도 했다
이 엄마가 세상에 뭐가 더 남았겠니 아버지도 안계시고
오로지 너 하나 보고 산 엄만데 이렇게 무정하게 내버려두고 전화도 한 번 안할 수가 있니?
바람이 기억하지? 같은 동네 오박사님 손주 바람이 말이야
너랑 나이도 똑같고 너보다 조금 일찍 포켓몬 여행을 떠났었던 바람이
바람이 지금 연구원이란다 포켓몬 연구원.
여행 가서 포켓몬 마스터도 되고 공부하고 대학도 졸업해서 지금 연구소 다닌대
월급도 잘나오고 좋다나봐...
지우야 엄마 많이 안바래 오렌지군도에서 했으면 됐잖아
엄마가 바라는건 포켓몬 마스터 아들이 아니야
그냥 남들처럼 평범한 아들이었으면 좋겠어 그냥 엄마 옆에서 공부도 하고 직장도 하고 연애도 하고
결혼한다고 여자도 데려오는 그런 아들이었으면 좋겠어
포켓몬 마스터고 뭐고 하나도 안필요해 그러니까 제발 집에 돌아와 부탁이야
철들라곤 안하는데 정신좀 차려줘 제발 엄마 너무 힘들어
아버지 연금 그렇게 많지 않아 지우야
그마저도 너한테 다 보내고 엄만 생활비 번다고 아침 저녁으로 가정부다 마트 캐셔다 정신 없어
그렇게 뼈 빠지게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무도 없고
아들이라고 하나 있는건 돈 붙여달랄때 말곤 아무런 연락도 없지
엄마 병원에 입원했던 것도 모르지?
입원 퇴원 수속을 누가 해줬는지 알아? 웅이야 웅이
너 웅이 기억도 안나지?
엄마가 이렇게 빌게 아들아 지우야
제발 정신차려 돌아와 너 지금 나이가 몇살이냐
엄마 이젠 너무 힘들어서 더이상 못하겠어... 세상 구경도 좋은데 엄마 생각 좀 해줘...
엄마도 사람이야 엄마도 하고 싶은거 많고 꿈도 많았는데
너하나 잘 키워보겠다고 다 포기한 거야
내시간이고 건강이고 뭐고 다
이런 엄마가 불쌍하지도 않니?
일단 집으로 돌아와라 지우야 일자리는 마련해줄게
그것도 못하면 가게라도 하나 내자 이슬이도 도와준다고 그랬어
엄마 부탁 한번만 들어줘 알겠지 아들?
사랑하고 이거 메시지 들으면 꼭 전화 해줘
넌 핸드폰을 사줘도 어떻게 한 번을 받아주는 적이 없니 엄마 피하니?
아무...튼 좋 조은거 먹고... 노숙...하지... 마라 아무리
니가... 서 엉인남자...라도 밖은 위험해...앳 앗...
오박사님... 저 전화 하잖아요 아핫... 핫...
엄마... 끊는다
사랑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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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집에가니 동생이생겼다.
바람이는 지우의 백부가 되는건가?
그렇다면 지우의 동생이고 오박사의 자식은 바람이의 백부가 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