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옛날생각하다가 군생활 생각해보니까 재밌었던게 생각나서 끄적여 봅니다.
저는 3군사령부 벙커 서버실(C4I 체계반) 에서 근무를 했는데
당시에 엔터프라이즈 3000 이었나 8000이었나 -_- 대형서버 8대에 라우터들이 꽉꽉 캐비넷에 들어가있고
바닥에선 항시 에어컨이 나와서 항상 18도를 유지하는 곳이었죠 여름에도 추워서 야상입고 근무..-_-;;
벙커안이다 보니까 밖이 비가오는지 눈이오는지 낮인지 밤인지 뭐 나가보지 않으면 알길도 없고
옆사무실은 공군이 있었고 그 옆에는 미군들이 있고 작전과도 있었죠
공군 아저씨랑 친해져서 휴가갈때마다 뭐 하나씩 부탁해서 얻고 px가 먼 관계로 주로
미군 사무실 냉장고에 있는 윌치스를 많이 사먹었네요 500원 이었나 -_- 원래 공짜였는데 너무 가져다 먹어서...
흑형들이랑 전투식량 바꿔먹고 그랬네요.
훈련할때는 미군이랑 공군이랑 다 같이 하는 훈련..뭐더라 -_- 암튼 워게임훈련도 있었고 훈련할때면
우리는 그저 서버상황체크하고 관리하는게 전부라 전투훈련이랑은 달라서 파견나온 다른 부대 아저씨들이나 미군들이랑 밤에 쉬는 시간에 (훈련은 24시간 3일정도 함) 수학여행온거처럼 벙커 구석에서 노닥거리고 -_-;;
(뭐 그렇다고 유격이나 혹한기 같은 전투훈련 안받는것도 아니고 전투훈련은 전투훈련대로 다 참여하고 한미, 3군사 훈련들도 다 하고...ㄷㄷㄷㄷ 훈련이 겁나게 많았습니다. -_- 파견도 많이 가고..그래서 파견갔다오면 신병들어와있고..--)
대형 LSD(영화같은데 보면 작전실같은데 벽에 엄청 큰 스크린같은거) 앞에있는 작전실(극장같이 생겨서 전면 유리로 되어있음..)에서 4스타가 이하 군단장들 모아놓고 명령하고 소리지르고 뭐..난리..우리야 그냥 구경...ㅋㅋㅋㅋ
4스타가 원스타한테 뭐라고 질문했는데 원스타가 "잘 못들었습니다!" 라고 대답할때 벙 하더군요 ㅋ -_-;;
암튼..이런 서버실에서 근무하다보니
자연스레 인트라넷을 사용하는데 군 인트라넷이라고 해도 워낙에 방대하다보니 작은 인터넷같이 있을건 다 있습니다.
각 군단 사단 전산실 서버가 있어서 거기서 관리하는 사이트도 많았고 전산병이 몰래 관리하는 사설 사이트들고
무지 많았습니다.
심지어 그런 사설 사이트를 링크페이지로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었죠 ㅎㅎㅎㅎㅎ
감사 시즌쯤엔 주소가 바뀌어서 각 군단 사단 전산실에서 정보공유도 하고 ㅎㅎㅎ 관리하던 병사가 전역해서 후임이
맡아서 계속 이어가는 역사있는 명문(?) 사이트도 있었고
제가 주로 활동했던곳은 애니포럼 이라는 그림쟁이 사이트였는데 그땐 야간근무시간이 그림그리는 시간이었죠 ㅎ
애니포럼에서 활동하면서 휴가때 서울에서 정모도 하고 ㅋ 할건 다했네요
처음엔 뭐 암것도 없으니 그림판에 마우스로 그리다가 휴가갔다 몰래 포토샵 일러스트 페인터 가져와서 깔아서 쓰고..
어떤분이 인트라넷에 있는것들을 모아서 잡지 비슷한것도 만들어서 배포도 했죠 정기간행물로 시작했는데 전 바로 전역하는 바람에 다음권은 못봤는데 그 뒤로도 쭈욱 나왔는지 모르겠네요..그 잡지는 아직도 집어딘가에 있을겁니다. ^^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건 3군사 전산실에 굿모닝 티쳐 작가가 입대했었어요 ㅋ
전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인줄 알았는데 작가본인이더군요 ^^ 우연히 전산실에 웹사이트 구축해주러 파견갔다가
만났죠 덕분에 사인도 얻고 그뒤로 전산실 갈일이 없어서 보진 못했지만 제가 상병말쯤에 입대했으니..;;
뭐 이런저런 일도 많았던 군생활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저때도 좋았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다시 가라면 안갑니다만 ㅋ -_-
뭐 서버실에서 컴퓨터를 원없이 사용한거 덕분에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같은 툴 사용실력도 늘고 그림도 많이 그리고..
덕분에 전역하고 디자인쪽 회사로 쉽게 들어와서 아직까지 밥먹고 살고있는거 보면..
제 군생활은 꽤 도움이 많이 되었던거 같네요
이등병때는 너무 힘들어서 탈영할까 자살할까 하는 미친생각도 할정도였지만...다 지나면 추억이네요
아마 거기 야설/야동/만화 올린 애들 다 영창갔지 않았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