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는 더더욱 기억하지 못할 짧은 인연이었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람이 세상을 갑자기 떠났다는 게 쉬이 받아들여지지는 않네요.
10여년 전 트위터를 통해 청춘불패 사진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어느 날 작가님을 통해 촬영장에 보조 촬영으로(하지만 사진기도 없이) 가게 되었었습니다.
사진기도 없었고, 당연히 그냥 스탭분들 사이에 껴서 촬영 구경하고,
당시 출연 중이던 아이돌 몇 분과 MC분들과 촬영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엔 이야기도 나누고,
점심, 저녁도 같이 먹게 되었었는데,
그 때 하라양과 잠깐 이야기 나누었던 일이 계속 떠오르더라구요.
점심을 먹고 난 뒤 쉬는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보조 배터리를 가지러 차를 주차한 곳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 길이었습니다.
우연찮게 하라양도 차에 있다가 촬영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왠 젊은 남성 세 명이 한 차를 타고 와서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그 말에 하라양이 매우 미안해하며 소속사 방침상 사인을 해드릴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하는데,
거기에 대고 비속어를 섞어가며 연예인이면 다냐고 소리지르며 떠나가더라구요.
제가 괜찮냐고 물으니, 슬픈 모습으로 종종 있는 일이라 괜찮다고 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오히려 제게 "근데 왜 오빠는 사인 해달라고 안해요?"라고 하기에
"왜 내가 사인을 받아야 해? 난 이렇게 함께 걸으며 이야기 나누고 있잖아. 이게 더 좋지"
란 대답에 웃어주던 그 모습.
어린 소녀였지만 촬영 내내 밝고, 또 열정적인 모습이었는데...
모쪼록 이 이상의 아픔이 없기를 기도 합니다.
비탈길을 내려 가려고 내민 손을 왜 잡아주지 않았었는지 후회가 되네요.
지금 제 주변 사람들에게라도 언제든 손 내밀면 잡아줄 수 있는, 아니 언제든 손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네요.
연예인 이나 타인에대한 악플 및 비방에 대해 더욱더 강력하고 엄중한 처벌이 절실 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