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공포영화에서 공포라는 느낌을 최근 가져본 적이 없던지라 좀 걱정이었던 영화. 근데 무서워서 디질뻔 했다...
1. 예고편에 철저하게 속은 영화. 예고편은 순전히 불쾌한 골짜기가 느껴지는 얼굴의 '찰리'에 의해서만 피해받는 가족처럼
그려지지만...아니었다.
2. 시작부터 '애니'가 만들던 미니어처 속의 모습으로 캐릭터들이 등장하기에 뭔가 '애니' 손아귀에 놀아나는 가족의 모습으로
표현한건가? 싶었음. 은유적인 표현 방법이 꽤 많았다.
3. '찰리'가 내는 '똑!' 하는 입소리가 '컨저링'의 박수소리와 비슷한 효과를 노리고 한것 같았지만 더 무서웠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더 무서웠다.ㅠㅜ
4. 생각보다 이르게 퇴장하는 '찰리' 지만 그 '똑!'하는 입소리와 가끔 나오는 모습이 불쾌한 골짜기가 느껴져서일까...
그냥 가만 서 있어도 존재감이 미칠듯이 강렬했다.
5. '찰리'의 어머니인 '애니' 배우가 어디서 봤지? 싶었는데 '식스센스'에서 '할리조엘 오스먼트'의 어머니역을 맡으셨었다.
다른영화에서 자주보던 배우는 아니라서 기억이 안났음. 구글로 뒤져보고 겨우 기억해냈다.
근데 '식스센스' 때는 잘 몰랐는데...연기력. 입이 안다물어진다. 정말. 드럽게 무섭게 연기 잘함...
무서운 어머니 연기는 '바바둑' 에서 나온 '에시 데이비스'가 짱이라고 생각했는데...여긴 몇 수 위;
6. 중간까지 '똑!' 하는 입소리가 어쩌면 '찰리'가 가족들에게 위험을 알리려고 하는 소리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봤다.
물론 착각이었다.
7. 자신의 실수로 동생 '찰리'를 죽인 피터가 충격을 받고 아무런 수습을 못한 채 밤에 침대로 들어가 뜬눈으로 멍때리고
아침에 장보러 밖에 나온 '애니'의 비명소리로 이어지는 장면은 뭐 아무것도 없이 남자배우 얼굴 하나와, 여자배우의
비명소리 두개만으로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미칠듯한 설득력과 공포를 보여줬다. 등골이 서늘...
8. 중간에 '조안'에 의해 강령술을 배우고 '찰리'가 빙의 된듯한 연출 이후로는 '애니' 캐릭터 자체가 몽유병에 의해
아들을 헤치려던 인격에 잠식된듯 변하게 되는데. 방금전까지 울고불며 아들을 헤칠지도 모르는 자길 불태워 달라며
애원하던 표정을 하던 사람이 남편을 불태워 죽이자 마자 냉정한 표정으로 싹 바뀌는 모습이 미칠듯이 무서웠다.
아...다시 한번 쓰지만 연기 개쩔었다;;;
9. 그 이후로 아들 '피터'와 펼치는 다락방으로의 추격 장면부터 '피터'가 투신하는 곳까지는 그야말로 공포와 충격의
연출이 쉬지 않고 펼쳐져서 뒷목에 담걸리는 수준의 긴장감과 공포를 제공해줬다. 와 이렇게 무서운건 맨처음 '주온'
비디오판 봤을 때 이후로 첨이다.
10. 그 다락방 연출에서 '애니'가 자신의 목에 와이어 줄을 걸고 좌우로 빠르게 잡아 당겨 자신의 목을 잘라내는
장면은 살짝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오디션' 후반부가 생각이 났는데...이 영화가 몇 배는 더...암튼 쥑임...으어어...
11. 엔딩은 어찌보면 뭐 이렇게 끝나? 라고 크게 실망 할수도 있을거 같다. 이상한 반응은 아닐듯. 근데 또 다르게
보면 무슨 공포영화를 이렇게 끝내? 감독 싸이코 새끼 아니야? 라는 느낌도 들어서 곱씹어 볼수록 공포영화에
어울리는 엔딩 같은 느낌도 들었다. 암튼 예상 못한 엔딩이었다.
12.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공포영화 매우 사랑함.ㅠㅜd
설정이나 그런것도 사실 갑툭튀에 가까우면서.. 그렇다고 유니크한것도 아니고 뻔한 강령술+빙의고..
128분이나 하는 긴 런닝타임이 가장 공포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