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이 아슬아슬하여 오이도역이 아닌 정왕역에서 내렸다.
택시를 탈 수밖에 없는 시간대인데 아무래도 오이도보단 정왕역에 택시가 훨씬 많이 오고 리젠율도 빠르기 때문에 급할때는 정왕하차를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앞에 선 미친놈이 담배를 쳐 피기 시작한다.
나도 흡연을 하긴 하지만 상쾌한 월요일 아침부터 택시줄 서는 곳에서 담배를 피는걸 보고 짜증이나서 뭐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앞에 경찰차가 온다.
앞에서 담배피던 녀석 황급히 담배를 끈다.
속으로 'ㅋㅋ 그래 경찰은 무섭지?' 하고 웃고 있는데 경찰차에서 심상치 않은 남녀 한쌍이 내린다.
여자는 다리를 휘청거리며 아침부터 트위스트를 추고 앉았고 남자는 얼굴이 관운장처럼 빨갛다.
느낌이 더러웠다.
아니나다를까 사람이 열댓명은 넘게 줄을 서 있는데 관운장처럼 대춧빛 얼굴을 지닌 사나이가 달리는 택시에 손을 뻗어 문을 열어제낀다.
그리곤 춤을 추는 여자를 택시 안에 밀어넣고는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더니 우리를 향해 혀꼬부라진 목소리로
"여러분 죄송함다~ 한번만 봐주십셔~" 이러는 것이다.
그동안 걸린 시간이 대략 3분.
뒤에서 택시들은 이 갑작스런 길막에 5대는 못오고 서있다.
그래서 겨우 그들이 탑승해서 꺼져주나 싶더니 아니 이럴수가!
분명 여자를 우겨넣고 남자가 탔는데, 여자가 먼저 내려버리는 마술을 보이지 않는가?
택시안에서 뭔일이 일어났는지는 대충 님들의 상상에 맡긴다.
그리고 남자가 어찌 내리려나 싶은데 여자는 춤을 추며 문을 꽝닫고는 택시는 떠났다.
아아 미친놈 하나가 겨우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여자는 여전히 춤을 추며 중간중간에 택시를 가로채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대춧빛 얼굴을 한 사내처럼 용기는 없는지 달리는 택시문을 중간에 열어제끼지는 못하고 그저 손만 흔든다.
승강장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보통 자기앞까지 와야지 택시를 타러가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택시가 뒤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거기로 몸소 달려간다.
왜냐 여자에게 뺏기기 싫으니까
결국 내가 타야할 택시(6번째 스탑)가 그 여자에게 강탈당했다.
난 속으로 '그래 다음거 금방오겠지' 하는데 여자가 내린다.
난 택시에 타서 기사에게 물었다.
"거 뭐하는 여잡니까?"
기사 말한다.
"그러게요 허허 새파란 월요일 대낮부터 술에 취해서 저렇게 비틀거리고는...."
나는 짐짓 나이가 50대는 된 아저씨처럼 혀를 끌끌 차며 말한다.
"하여간 젊은놈들이(내나이 30이니 저들이 나보단 어릴 것이다) 어떻게 되려고... 말세야 하여간"
당연히 회사는 지각했다.
오라질년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