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 출근의 여파인지 월요병의 발현인건지,
늦게 일어나 지각이 확정된 상황이라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서 원래 목적지인 오이도역이 아닌 정왕역에 하차했다.
정왕역에 내려서 택시를 하나 잡아타고 회사를 향해 가고 있는데
택시가 곡선주로를 벗어나 일직선 구간에 접어들자 갑자기 기사양반이 나를 바라보며 씨익 웃는다.
기사
-터보 밟아야죠?
나
-네????
기사
-(약근 무안한 듯)
-그러니까 터보 버튼 넣고 확 밟아야겠죠?
나
-아, 네;;
난 피곤해서 약간 졸고 있던 터라 무심결에 대답을 했고... 그리고 잠시 후 잠을 도저히 잘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진짜 기사는 택시에 무슨 터보부스터라도 있는양 RPM을 부왁! 하고 올려가며 택시가 총알처럼 튀어나가는데,
눈깜짝할사이에 신호등 5-6개를 통과해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급기야 어떤 생각마저 들었냐면, 어제 누나가 자기 보험을 축소할 거라며 나한테도 옵션 축소할거 있으면 말하라고 하길래
몇가지를 빼버리면서, '괜찮아 내가 뭐 아프기를해 다치기를해 병원 갈일도 거의 없어' 라고 말했는데
'아 그게 사망플래그였구나' 하는 생각까지 스쳐지나가기 까지했었다.
어찌어찌 회사까지 순식간에 도착하긴했는데, 어찌됐든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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