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화요일>
트럼프 당선 이후 치솟기만 하던 뉴욕 증시의 상승세가 어제 좀 느려졌고요. 오늘은 소폭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6거래일 연속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트럼프 트레이드'로 급등하던 테슬라, 은행주와 소형주도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일부 자산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이어졌습니다. 대표적인 게 채권이었습니다. 물가·성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트럼프의 정책 조합은 채권 수익률 상승을 부추겼고, 이는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내일 발표될 10월 소비자물가(CPI)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요. 목요일 연단에 서는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CPI에 대해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가에서는 주가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약간의 후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걸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권고가 많습니다.
오늘 뉴욕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세 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① 큰 폭으로 뛴 금리
어제 베테랑스 데이로 문 닫았던 뉴욕 채권 시장이 아침에 개장하자마자 금리가 큰 폭으로 치솟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당선으로 경제 성장이 가속하고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될 것이란 관측에 따른 것이죠.
찰스 슈왑의 콜린 마틴 채권 전략가는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적이기 때문에 국채 수익률에 대한 위험은 상승이 하락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 4% 바로 아래까지 올라온 최종 금리 예상을 고려할 때 국채 금리도 4%에 가까운 수준에서 바닥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내년 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정 지출, 감세, 관세 등 주요 정책이 구체화하면서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습니다. 백악관 비서실장에 내정된 수지 와일스는 출범 1일 차에 바이든 정책을 뒤집는 대통령 행정 명령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선된 트럼프는 2025년 1월 20일(지금부터 69일 후)에 대통령직을 맡게 됩니다.
트럼프가 성장을 부추길 것이란 예측은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전미자영업자연맹(NFIB) 10월 소기업 낙관지수 93.7...전월 대비 2.2 포인트 상승
새벽 6시 전미자영업연맹(NFIB)가 발표한 10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전달보다 2.2포인트 상승한 93.7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최고였던 지난 7월과 같습니다. 10개 세부 지수중 9개가 한 달 전에 비해 개선되었습니다. 사업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7포인트 급등해 -5%가 됐고요. 매출 증가 예상도 5포인트 상승해 -4%, 이익 예상치가 증가할 것이란 답변도 늘었습니다. 다만 대부분 세부 지수는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렀고요. 고용 지수의 경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10월에 고용이나 채용을 시도한 사업자는 53%에 그쳐 9월보다 6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불확실성 지수는 7포인트 뛰어올라 110으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웰스파고는 "Fed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소기업 사업주들은 낙관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11월 선거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선거 이후인 11월 조사에서는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 연은 10월 소비자 기대 조사
→ 1년 후 실업률 증가 예상 감소
오전 11시 뉴욕 연방은행이 내놓은 10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도 긍정적이었습니다. 향후 12개월간 실업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이가 전달 36.2%→34.5%로 감소하는 등 노동 시장 기대가 개선되었고요. 가계 재정에 대한 답변들도 긍정적이었습니다. 향후 3개월 동안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란 응답이 0.3%포인트 떨어져 13.9%를 기록했는데, 2024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낮아진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기대도 하락했습니다. 1년(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져 2.9%를 기록했고요. 5년 기대치도 역시 0.1%포인트 하락해 2.8%로 나타났습니다. 뉴욕 연은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약간 떨어지고 고용, 가계 재정에 대한 기대치는 개선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향후 3개월 내 구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증가
지난 9일 발표됐던 미시간대 1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73까지 상승했었지요. Fed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대선이 지나갈 것으로 관측되면서 경제 주체의 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조사 결과가 나오자 수익률 상승 폭은 더 커졌습니다. 오후 4시 30분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금요일보다 12.1bp나 뛴 4.429%, 2년물은 8.8bp 상승한 4.342%에 거래됐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계속 후퇴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12월 25bp 인하 베팅이 58.7%까지 낮아졌습니다. 한 달 전 84.4%, 1주일 전 77.3%보다 크게 떨어진 것이죠. 이제 투자자들은 기준금리가 향후 12개월 동안 3차례만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합니다.
→ 0.25%p 인하 확률 58.7%
클리블랜드 연은의 로레타 메스터 전 총재는 "개인적 견해는 시장이 옳다는 것이다. Fed는 아마도 9월에 가정하거나 예상했던 만큼의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 인하 속도는 (트럼프) 재정 정책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4회보다 적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리치먼드 연은의 토마스 바킨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될 수도 있지만, 2% 목표치 위에 머물 위험이 있다. Fed는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미국 경제는 꽤 좋아 보이고 노동 시장은 회복력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닐 캐시캐리 총재는 "강력한 노동 시장은 고무적이며 경제는 강한 곳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월 이전에 인플레이션이 급등한다면, 우리는 잠시 멈출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Fed는 모델에 넣지 않을 것이다. 관세는 가격을 일회성으로 인상하는 것일 뿐, 그 자체로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자 달러 지수는 또다시 뛰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43% 상승한 106.0에 거래됐습니다. 올해 최고 기록(106.5)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금은 0.39% 하락했습니다. 온스당 2607달러로 2600달러 선을 간신히 지켰습니다.
BCA리서치는 "달러는 10월 초부터 다른 통화를 압도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후 연중 최고치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 데이터, 다른 나라 데이터의 약화, 트럼프의 승리가 원인이다. 아주 단기적으로,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달러는 모멘텀 통화이며, 투자자 포지셔닝은 중립적이지만 투자 심리도 확장되지 않았다. 게다가, 규제 완화, 관세(로 인한 해외 성장 약화), 느슨한 재정 정책이 달러에 대한 투자 심리를 끌어올릴 것이다. 이런 정책 조합은 더 명확해질 때까지 시장의 기본 가정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달러는 비싸고 미국 자산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균형을 위해 통화를 약화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므로 강세는 끝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달러 투자 심리도 추가 상승 가능성 시사
② 미·중 갈등 심화 우려
트럼프 당선자는 새 행정부의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내정했는데요. 트럼프 집권 2기 대외정책의 쌍두마차가 된 이들은 중국 견제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온 중국 매파입니다. 루비오 의원은 중국 정부에 의해 입국이 금지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주식들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홍콩 증시의 항셍 지수는 2.84% 폭락했고요. 중국 상하이 증시도 1.39% 내렸습니다. 중국이 지난주 발표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 등도 영향을 줬겠지요. 뉴욕에 상장된 알리바바, JD닷컴, 판둬둬 등도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기업들은 벌써 관세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오토존이 지난주 관세가 인상되면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스탠리 블랙&데커는 관세에 대비해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가 부과되면 영업이익에 2억 달러 타격이 있을 텐데, 이를 가격 인상으로 상쇄하겠다는 겁니다.
③ 10월 CPI, 깜짝 상승?
내일 아침 발표되는 10월 CPI에 대해 약간의 우려가 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헤드라인과 근원 물가 모두 전월 대비로는 0.2, 0.3% 올라 9월과 같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봅니다. 전년 대비로는 각각 2.6%, 3.3%로 헤드라인 물가는 3월 이후 처음 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근원 물가는 유지되고요.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낮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대비 수치는 앞으로도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22V 리서치의 설문조사를 보면 투자자의 55%가 CPI에 대한 시장 반응이 '혼조/무시할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31%는 '위험자산 회피'라고 답했고, 14%만이 '위험자산 선호'로 봤습니다.
스펙트라 마켓의 브렌트 도넬리 설립자는 "예상보다 높은 10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트레이더들은 다음 달 Fed가 또 금리를 내릴지 재평가해야 할 것이다. 만약 물가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온다면 12월 인하가 위태로워지고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 위험의 시작점이 더 높은 수준으로 설정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수요일 데이터는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JP모건은 "CPI가 예상보다 뜨겁더라도 위험 선호 분위기는 흐트러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또 다른 11월 CPI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못 본 척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투자자들은 헤드라인 CPI가 3.5%까지 오르기 전까지는 위험 회피로 돌아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CPI에 대한 Fed의 평가는 하루만 기다리면 됩니다. 파월 의장은 목요일 오후 3시 경제 전망에 대한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그는 지난주 FOMC 기자회견에서 단순히 한 달치 데이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그림, 추세(3~6개월)를 봐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1% 수준의 보합권에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자 하락세로 전환했고요. 오후 1시께 다우는 0.9%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오후 장 들어 하락 폭을 줄였지만, 상승 전환하지는 못했습니다. 다우는 0.86%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0.29% 내렸습니다. 나스닥은 0.09%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트럼프 트레이드'의 대표주자인 △테슬라(-6.15%) △은행주(업종 -0.32%) △소형주(러셀2000 -1.77%) 등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테슬라는 월가에서 목표주가 높이기 경쟁이 붙었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목표가를 265달러에서 350달러로 올린 데 이어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300달러에서 400달러로 높였습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은 향후 몇 년 동안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의 자율주행 및 AI 스토리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우리는 트럼프 백악관 아래에서 이런 핵심 이니셔티브가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연방정부의 규제 거미줄이 상당히 해소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기존에 310달러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해온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목표가를 유지했습니다. 그는 '500달러 강세 사례가 진행되고 있나?'($500 Bull Case in Play?)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일론 머스크가 정치권에 진출하면서 테슬라의 기본 전망에 대한 투자자 생각이 확장되었다. 주가는 40% 이상 상승하여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우리 목표가 310달러를 넘어섰다. 이제 문제는 주가 재평가가 일시적인지 아니면 테슬라가 신재생 에너지/자율주행 산업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것인지 아닌지다. 현재 주가는 2030 회계연도 추정 실적(매출 약 5500억 달러, EBITDA 1400억 달러 이상)기반으로 EV/EBITDA의 16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주 약 11배에서 크게 올랐다. 주가가 400달러라면 19배, 500달러라면 24배 바로 아래에서 거래되는 것"이라며 주가 상승세에 약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2030년 실적 추정치를 그대로 놔뒀습니다.
오늘 시장을 지킨 것은 엔비디아(+2.09%)였습니다. 역시 월가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파이퍼 샌들러가 175달러를 제시했습니다. 파이퍼 샌들러는 "AI 가속 컴퓨팅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와 블랙웰 출시를 고려해 엔비디아를 최고 대형주 선택으로 삼는다. 우리 관점은 AI 가속기의 전체 시장 규모(TAM)가 2025년에도 약 700억 달러 증가할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하며, 엔비디아가 늘어나는 대부분의 TAM을 잡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고, 경쟁사에는 약간만 양보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는 20일 발표될 3분기 실적에 대해선 "강세 시나리오는 10월 분기에 매출이 컨센서스를 130억 달러 상회하고, 1월 분기에는 150억 달러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영진은 호퍼(H200)와 블랙웰에 대한 매우 강력한 수요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브로드컴(-1.50%) △AMD(-2.52%) △퀄컴(-2.90%) △마이크론(-4.19%) 등 엔비디아를 제외한 반도체 주식들은 오늘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시티는 '최악의 상황은 거의 끝났고, '다시 살 때가 거의 다 됐다'(Worst Nearly Over, 'Almost Time to Buy Again')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3분기 어닝시즌 동안 컨센서스 이익 추정치가 1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9% 내렸다. 주로 마이크로칩(MCHP), NXP반도체(NXPI), 인텔(INTC)에서 부정적 결과가 나온 영향이다. 우리는 이러한 하락과 매도세가 거의 마무리되었고, 이제 초점이 2025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본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2024년 전년 대비 17% 증가하는 데 이어 2025년에도 9%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산업용 칩 시장의 내림세는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시장에서의 조정도 2025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반도체 수요의 약 75%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제 투자자들이 반도체 주식을 매수 포지션으로 잡을 시기라고 생각한다. 2025년 1분기로 접어들면서 더 적극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의 매수 추천 종목에는 아날로그 디바이스(ADI), AMD, 브로드컴(AVGO), 마이크로칩, 마이크론,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엔비디아, KLA(KLAC)가 포함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은 당분간 조정에 들어갈까요?
데이터 트랙 리서치는 "변동성지수(VIX)를 봐라"라고 밝힙니다.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1999년 VIX 지수는 평균보다 높게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계속 올랐고 2000년 3월에는 S&P500 지수가 정점에 도달한 뒤 폭락했죠. 이렇게 높은 VIX에 기반한 랠리는 버블을 나타낸다는 겁니다. VIX는 대선을 앞두고 23까지 올랐었지만 이후 하락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0.6% 내려서 14.87로 떨어졌습니다. 데이터 트랙 리서치는 "VIX 마감가 15 이하는 건강한 신호이며 연말까지 그 수치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식이 계속 상승하지만, VIX가 +20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나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오늘 주가는 오후장 한때 매수세가 몰려 하락 폭을 상당 폭 만회했는데요. 월가에서는 이것이 액티브 펀드의 추격 매수라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내내 뮤추얼 펀드에서 헤지 펀드에 이르기까지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끝없는 랠리를 예상하지 못했죠.특히 대선 결과가 이렇게 금세 나올 줄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투표가 끝난 뒤 몇 시간 되지도 않아 트럼프 승리가 확정되면서 S&P500 지수는 6000까지 치솟았죠. 이제 이들은 펀드 성과가 집계되는 연말까지는 S&P500 지수의 올해 수익률(26%)을 따라잡아야 합니다. 몇 주 남지 않은 사이에 수익률을 만회하려고 휘발성 높은 위험자산을 사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게 소형주, 테슬라, 비트코인 등이 최근 폭등한 이유일 수 있고요. TPW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펠로스키 설립자는 "액티브 매니저들은 성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연말까지 추격전을 준비하고 있다"라면서 추격 매수세가 시작되는 걸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대선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감세와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트럼프 당선으로 '야성적 충동'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사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추세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베타(시장 전체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변동성이 큰지 나타내는 지표)가 큰 주식이 연말 2개월 동안 시장을 이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변동성이 높은 주식에 뛰어드는 것이죠.
오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내놓은 11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이런 추세가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11월 1~7일 실시된 조사에는 5030억 달러의 운용자산을 가진 매니저들이 참여했는데요. 약 22%의 참여자가 6일 선거 결과가 나온 뒤 답했습니다.
→ 미국 주식 비중확대 비중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하고 있다고 답한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비율이 대선 전 10%에서 29%로 치솟았습니다. 2013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자산 : 미국 주식, 주가 지수 : 러셀 2000, 외환 : 미국 달러
내년에 가장 긍정적 촉매 : 중국 성장 가속, 미국 감세
내년에 가장 부정적인 촉매 : 국채 금리의 급격한 상승, 글로벌 무역 전쟁
2025년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자산으로도 미국 주식(43%)을 꼽았습니다. 두 번째로 세계 주식(20%)이라고 답했고요. 지수별로는 △러셀2000(35%) △나스닥(28%) △신흥국(15%)을 선호했습니다.특히 선거 결과가 나온 뒤 응답한 투자자들은 압도적으로 미국 주식,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 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 ↑
외환에서는 미 달러 강세(45%)를 점치는 시각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금과 일본 엔이 뒤를 이었고요.
현재 가장 큰 위험으로는 인플레이션 재발에 꼽혔습니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 더 높은 단기 금리에 대한 예상이 증가했습니다.
→ 글로벌 물가 상승 및 단기 금리 상승 예상 ↑
금값이 치솟은 가운데 금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느끼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10월 조사 결과 ▲11월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 답변 ▲결과가 나온 이후 답변을 비교하면 대선 결과가 나온 뒤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증가했고 CPI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역시 늘었습니다. 연착륙 관측은 감소하고 노랜딩(불착륙) 예상이 증가했고요.
BofA 펀드매니저 설문 조사 시기별 변화
→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미국 경제 강세 및 CPI 상승 전망 ↑
포트폴리오 내의 현금 비중이 감소한 가운데 자산별로는 미국 주식, 일본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 답변이 크게 늘었고요. 신흥 시장, 기술주, 채권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은 조금 늘었습니다. 반면 전체 주식, 은행주에 대한 '비중확대' 답변은 감소했습니다. 대선 직후 폭등한 데 따른 경계감으로 보입니다. 또 향후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성과가 좋을 것으로 본다는 응답, 그리고 하이일드 회사채가 고품질 채권(국채)보다 나을 것으로 본다는 사람이 크게 늘었습니다.
→ 2025년에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자산군 : 미국 주식
월가에는 주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옵니다.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은 트럼프가 6년 간의 장기 침체에서 회복 중인 경제를 물려받았던 2016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은 채권 투자자들이 35조 달러에 달하는 미 정부 국채 더미로 인해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부채 조달 비용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행정부가 추진하는 감세 등 정책을 제약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살럿은 "이러한 역학 관계가 Fed의 금리 인하, 수익률 상승, 달러 강세 주변에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