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꾸었다 하면 꿈의 범위나 스케일이
굉장하고 뭔가 엄청나서
깨고 나서도 쉽게 잊을 수 없는 그런 꿈을 꾸는데
얼마전의 꿈 역시도 그러했다
근데 스케일이 대단했다기 보다는
내용이나 디테일이 좀 황당했는데
시대는 일제 강점기 전후의 시대인 듯 하고
야인시대 비스무리한 분위기의
쌈마이한 동네를 배경으로 나는
건달 내지 깡패같은 놈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는데
여기에 각시탈도 크로스오버가 된 건지
왠 가면 같은 걸 얼굴에 쓰고 있었음...
그 와중에 가면은 또 각시탈같은 게 아닌
나이트윙의 눈 가리개 비스무리하게 생김
옷은 한복은 한복인데 세련된 느낌이라
히어로슈트같은 느낌(?)이었고
건달패를 노려보던 가면 뒤의 눈동자에서
이내 섬광이 번쩍! 하더니
갑자기 꿈의 내용이자
주인공(나)의 이름이 되는 단어가
타이틀마냥 가운데 떡하니 폰트가
날아와 박히는데
"몽둥용사
홍~두께 화이-터"
라고 적혀있었음(...)
근데 타이틀이 박힐 정도면
보통 브금이든 효과음이 되었든
뭐가 쫙 깔리게 마련인데
이 꿈의 내용은 뭔가 8~90년대
특촬물의 영향이라도 받았는지
타이틀 로고 주변에선 후뢰시맨 마냥
프리즘 컬러가 산발하며 뿜뿜하고 있고
꿈이니까 소리가 들릴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90년대 초 TV에서 외화 방영시에
광고영상 같은데서 성우들 특유의 극화톤으로
영화제목 읊는것 마냥 여자성우가
촌스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몽둥 용사아--
혼~ 두 께 화이-터어어어어"
라는 소리가 흘러나왔음(진짜로)
워낙 황당한 내용의 꿈을 자주 꾸는지라
뭔가 상황이 이상하다 싶으면
꿈 꾸고 있는건가 하고 인지가 되는데
난데없이 제목을 읽어주니까
이거 진짜로 꿈인가? 나는 혼두께 화이터인가??
잠시동안이지만 혼란이 왔었음...
(하필이면 발음도 홍이 아니라 혼이다 혼)
후... 진정하고
꿈을 마저 이어서 감상하는데
오프닝멘트가 끝나기가 무섭게
몽둥용사 홍두께 화이터가
양 손에 홍두께를 한 자루씩 나눠 쥐고
건달패의 머갈통을 대차게 후려 갈기는데
홍두께를 맞은 건달패들이 하나같이
깔끔한 클린히트 한 방씩 맞고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거품을 물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음...
이 개 같은 꿈도 어서 빨리 깨어나야겠단
생각도 잠시 홍두께 화이터의 놀라운 활약 덕분에
와 씨 멋있다라고 잠시 생각을 했다가
이럴때가 아니야 어서 빨리 깨어나야 해! 하고는
나도 모르게 그만
내 입으로
"몬둔 용사아~
혼~ 두 께 화이----터어어어어어"
를 외치며 잠에서 깨고 말았다
대체 뭐지 이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