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1시까지가 점심시간인지라 보통 20분 정도 점심을 먹고 나머지 30~40분은 휴식시간입니다.
요 며칠? 몇 주전부터 탁구대신 나가서 캐치볼을 하는데 처음에 제가 일하는 곳 주차장에서 하다가
아무래도 차량 파손의 위험이 있어 마땅한 위치를 물색하는 중에 인근 시민 소공원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 곳에 가서 캐치볼을 했습니다.
이 소공원은 경로당까지 합쳐있는 곳인지라 운동장이 경로당의 어르신 분들의 게이트볼 구장으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저희가 이 곳에 오는 점심시간에는 사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아주 널널한 곳인지라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캐치볼을 하려는데 한 어르신이 그라운드를 다듬고 있더군요.
이제 공을 막 던지려는 찰나에 갑자기 그 어르신이 분이 저랑 같이 온 형한테 뭐라고 그러시더군요.
형과 어르신이 한참동안 대화를 나누기에 저도 가봤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냐고 웃는 낯으로 물어보니
[여기서 하지말고 나가라. 여기는 우리 경로당 게이트볼 하는 곳이지 너희가 야구하는 곳이 아니다. 너희들이 여기서 뭘하면 그라운드에 땅파이고 자갈도 고르지 않게 되서 게이트볼할 때 치명적이다.]
황당하죠. 전 여기가 구에서 만든 공공시설인줄 알았는데 저 분의 말씀은 마치 사유지에서 저희가 날뛴 것처럼 말씀을 하시니. 그래서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 표지판이 있더군요.
국민체육뭐시깽이 공단이라 적혀 있고 내용인 즉,
[이 곳은 국민 건강 증진.... 쏼라 쏼라.... 모든 시민이 사용..... 쏼라 쏼라...]
그래서 표지판을 가리키면서 '이 곳은 시 소유 아니냐. 저 표지판에서도 모든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데 무슨 말씀이시냐고. 거기다가 지금 어르신들이 쓰고 있는 도중에 저희가 난입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도 없는 빈 운동장에서 하는건데.' 반문을 했죠.
그 어르신은 그냥 막무가내로 구청에 자기네들 게이트볼구장으로 신고 되어 있고
한 번 구청에 따져보라고 아주 당당하게 말하더군요.
어찌나 어이가 없습니까. 진짜 막말로 저희가 그 게이트볼장에 베이스박고 스파이크달린 운동화신고 배팅하면서 진짜 야구를 하는 것도 아니라 그냥 캐치볼만 하는건데 어떻게 없던 자갈이 새로 생겨 구장을 고르지 못하게하고 땅이 패입니까.....
한참 설전을 벌이다가 도저히 안되겠어가지고 그냥 왔습니다.
(이미 시간은 10~20분 지난 후.... 점심시간이 의미없이 끝난거죠.)
생각해보니 너무 황당해서 구청에 문의를 했죠.
그랬더니 역시 구청에서도 그게 무슨 말이냐고 놀라더군요. -_-;;;
그 소공원은 따로 개인이 만든 것도 아닌 구에서 만들어 구에서 관리하는 것이고, 어디까지나 게이트볼구장으로 쓸 수 있게 되있는거지 오직 경로원만의 게이트볼 구장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건데. 정말 그 어르신이 그렇게 말했 냡니다... -_-;;
그 곳은 얼마든지 사용해도 문제가 없고 설사 그런 일이 또 있으면 연락을 해달라고 하네요.
어르신이 태도를 너무 당당히하며 구청에 물어보라길래 설마 진짜 뭐라도 있나 했는데
그냥 몰상식한 아집이었네요.
참.... 씁쓸하네요.
제가 근무하는 곳이 보통 어르신들이 많이 오는 곳이고 그런지라 항상 먼저 배려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하는데 오늘 같은 일을 겪으면 무척이나 짜증남.
저 분들도 젊었을 적엔 저러지 않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