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열심히 달린 레데리1. 이제 최종장?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곧 엔딩을 볼 것 같으니 감상을 미리 써두려고 합니다.
-전직 갱단원 존의 좌충우돌 모험기-
구시대의 그래픽이 눈을 좀 힘들게 하긴 했지만 태생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보니 넘어가기로 하고요, 중요한 플레이에 대한 소감은 매우 좋았습니다.
물론 우주명작 2에 비해선 전반적인 부분이 덜 다듬어진 모양새긴 한데 뭐 이것도 시대가 그랬다- 하고 적당히 넘어가 주려고 합니다.
애초에 출시 시기에 해보질 못했으니 그때 했다면 지금 느낌과는 충분히 달랐을 수 있으니까요. 원래 제가 고전게임 잘 못 하는 스타일...ㅋㅋ
각설하고, 하면서 계속 감탄하면서 플레이 하게 되었는데요. 일단 1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스토리와 인물들에 대한 표현이 재미 있습니다.
그래서 사건에 휘말리거나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거나 하면서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네요. 아 뭐 물론 레데리2만큼의 흡입력은 아니긴 했습니다만
정말 충분히 재밌는 이야기네요.
물론 2를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었을 테니 존이 상대해야 하는 전 동료들의 서사가 한결같이 몹시 부족하다는 느낌이 아쉽기는 했습니다.
당장 존도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적당히 두루뭉술하게 넘기거나 그땐 그랬지 정도로 표현이 돼있어서 하면 할 수록 2를 안 해보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더치는 2를 통해서야 완성이 되는 캐릭터였네요.
근데 그냥 풀어주는 스토리만 재밌느냐 하면 그게 아닌게,
마치 식스센스를 두 번째 보거나 반전을 알고 봤을 때 알 수 있는 디테일한 장치들을 쭈욱 훑어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2에서 봤던 것, 혹은 1에서 봤던 것이 서로 어떻게 달라져 있는지도 충분히 플레이 해볼 가치가 있었던 것 같고요.
지형은 분명 같은데(그래픽이 후줄근 하여 여러번 다니고서야 여기가 거긴가..? 싶은 느낌) 마을이나 그런 건 정말 많이 다르네요.
폐허 같던 동네엔 사람이 살고 있거나 반대로 적당히 좋은 마을이었던 곳이 3년 만에 폐허가 돼있거나-
특히나 대화를 통해서 1에서는 무슨 사건에 대해서 말을 하는지도 모를 것들이 상당 수 나오는데 이것의 대부분은 2를 해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인 게 몹시 놀랍습니다.
지금은 없는 댄 하우저가 스토리를 다 만들어 놓고 그중에서 한 부분만 떼어다 1을 만들고, 앞 부분을 떼어다 2를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어떻게 이렇게 아귀가 잘 맞아 떨어지고 언급된 건 이런 것 까지도 2에서 제작을 했나?? 진짜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가볍게 예를 들면 존이 자유를 얻은 뒤에 복장이 바뀌는데, 이게 2에서 아비게일이 선물해준 옷...그로 인해 사단이 났었죠.
이외에도 정말 많은 것들이 눈에 띄었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서 뭐 그냥 그런 게 있더라 정도만ㅋ
정말 2가 미친 것 처럼 작정하고 완벽하게 만든 후속작이자 프리퀄인 것 같네요. 이보다 전편의 이전 이야기로 잘 나올 수 있는 후속작이 앞으로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2를 만들고 1을 만든 거 아닌가 수준으로 아귀가 잘 맞아 떨어집니다. 정말 놀라워요.
원래부터 레데리2를 엄청 위대한 게임, 하면 할 수록, 알면 알 수록 게임이 거대해 보였는데 1을 하고 나니 더욱더 위대하고 거대한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댄 하우저는 지금 새 회사 차려서 다른거 개발하는 중이라는데, 스토리만 어떻게 외주나 참여로 해서 레데리3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2가 재밌었지만 1을 무성의하게 낸 것에 괘씸함을 참을 수 없는 분들도 분명 많이 계실텐데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간 꼭 해보세요. 할인을 하는 시기가 오건, 부아가 좀 누그러드는 시기가 오건 언제든 좋은 때에요.
완벽한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