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30분 요란스럽게 벚꽃엔딩이라는 노래 소리가
내 귀를 귀찮게 하기 시작한다.
알람음이 울리고 있다.
일어나기 싫다.
침대에서 나가기 싫다.라는 말이
입이 아닌 머리속에서 계속 울리고 있다.
기어코 억지로 눈을 뜬다.
아들녀석 학교에 보낼 시간이다.
미리 출근한 마누라가 아들 등교 준비를 다 해놓았기에
난 학교만 보내면 된다.
장사꾼이라.
아들을 볼 유일한 시간이기에...
웃어지지 않는 얼굴을 억지로 웃어 보이며
아들을 등교 시키고,
다시금 침대에 비루한 몸을 눕힌다.
30분 뒤
아침 9시
다시 벚꽃엔딩이 방안에 울려 퍼진다.
또다시 일어 나기 싫다는 신호가 몸과 머리안에 가득하다.
결국 침대를 벗어나.
차가운 냉수를 한컵 드리킨다.
3~4숟가락 정도의 밥을 퍼서
식탁에 앉는다.
먹기 싫지만
억지로 입에 넣어 씹는다.
다 먹고 이제 화장실에 간다.
양치를 하고,
면도를 하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다.
이제 10시...
가게로 출근을 하기 위해 집에서 나온다.
한시간 남짓의 출근길 버스 안에서 오늘 할일과
해야 할일을 생각하는것도 잠시
버스 창 밖에 풍경에 눈길을 돌려본다.
다들 어딘가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끝을 따라 내 눈도 함께 움직인다.
버스에 내려 가게 오는 길에 시장에 들려
필요한 야채등을 사고 가게에 도착을 한다.
11시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사는 동물우리 같은 나의 가게에 도착을 했다.
아직 오픈 전까지 30~40분의 시간이 남았지만
서둘러 오픈 준비를 한다.
이제 부터 퇴근 시간인 밤 11시까지
나는 내 감정을 억누르고
친절한척, 착한척을 하며 장사를 해야한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장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장
누군가에게는 맛있는 피자
누군가에게는 맛없는 피자
평가를 받으며 12시간을 버텨야한다.
빨리 퇴근 시간이 오길 기다리며...
오늘도 하루 잘 버텨야한다.
똑같은 오늘을 사는, 나와 같은
쳇바퀴 속의 사람들에 화이팅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