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텔카스텐
지은이: 숀케 아렌스
옮긴이: 김수진
발행 연도: 2021년
"그 누구도 글을 쓰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다."
- 니클라스 루만,
'메모 상자와의 대화: 경험에 기반한 보고서' 중에서-
메모
1. 책 덕분에 내가 메모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음.
책에서 기본적으로 메모를 세 가지로 분류하는 법을 알려줌.
1) 임시 메모: 뭔가 생각났을 때 쓰는 거. 너무 자세히 쓰지 말 것.
2) 문헌 메모: 책 읽을 때 떠오르는 질문이나 생각 쓰는 거. 책에서 쓸 만한 내용을 인용 할 수도 있음. 그러나 원본의 내용을 그대로 쓰지 말고 자기만의 언어로 번역해서 메모할 것. 서지정보(제목, 저자, 출판 연도, 페이지 등)를 저장할 것.
3) 영구보관 메모: 자신의 관심거리랑 연결되는 메모들 저장하는 것. 기존에 메모들이랑 연결되면서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는 메모들을 저장해야 함. 기존의 생각을 긍정하는 것만 넣는 것이 아니고 부정하는 것도 넣을 수 있음. 중요한 것은 메모가 다른 메모랑 연결될 수 있는지.
책을 읽고서 나는 세 종류의 메모 상자(메모 감상문, 안키 카드, 소재 추출 상자)를 다루고 있고, 각 메모 상자에서 3) 영구보관 메모 과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됨. 메모들을 선별하고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서 전부 다 임시 메모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음. 그래서 기존에 하던 방식을 수정하고 테스트하기로 함.
2. 고수들은 통하는 데가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메모 상자(하드웨어)와 그것을 운용하는 사고방식(소프트웨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여러 작가가 생각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마사토끼 작가가 만화 소재를 키우는 방법<마사토끼 만화 스토리 메뉴얼 1,2>, 로버트 맥기의 안에서 밖으로 글쓰기<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등등.
검색해 보니까 다른 고수들도 그것을 부르는 명칭이나 세세한 사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메모를 활용해서 자기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내가 어렸을 때 이런 것을 알려 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렇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야. 테스트하고 막히는 부분은 다시 고쳐보자.
3. 연결점, 의미를 찾아야 한다.
책은 메모 상자와 그것을 다루는 사고방식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습에 관련된 내용도 전달한다. 우리의 뇌는 어떤 현상(정보)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때,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연결점)인지 알게 되면 더욱더 쉽게 학습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외국어를 배울 때, 그냥 교과서를 공부하는 것보다 외국인 이성 친구를 사귀면 더 빨리 언어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이성 친구가 하는 말은 전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되니까.
이 책에서 말하는 메모 상자와 사고방식은 글쓰기를 위한 것이지만, 어느 정도 흐름을 익히고 나면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 같다. 요점은 현상 사이에서 의미를 파악하고 이것이 다른 것과 어떻게 연결될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거니까. 책에서도 단단한 구조와 유연성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한다. 처음에는 형식이 중요하지만 유연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무협지 속 고수들처럼.
질문. 메모 하나마다 과거의 내 생각이고, 메모 상자 안에서 여러 시간대의 내가 질문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메모 상자를 통해서 현재의 나는 과거의 수많은 나와 대화하는 것인데, 이게 유사 다중우주 같은 거 아닐까? 미래랑 연결은 안 되지만?
참조
- 감상문: 마사토끼의 원, 투 펀치<마사토끼의 만화 스토리 메뉴얼 1,2/ 마사토끼>
- 감상문: 당신은 찍먹파인가? 부먹파인가?<무엇을 질문할 것인가?/ 그레고리 스톡>
- 감상문: 당신은 찍먹파인가? 부먹파인가?<무엇을 질문할 것인가?/ 그레고리 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