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한 국내에 자기 스타일로 꾸준히 액션 찍는 유일한 감독인 류승완 작품이라 믿고 보러 갔는데
역시 기본은 하는군요.
뭔가 한국형 본 시리즈를 표방하고 만든 듯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아마 3부작으로....?
첩보 영화라 스토리가 꼬이고 꼬인건 예상했는데 제가 조조로 봐
머리가 잘 안 돌아서 그런지 생각 보다 훨씬 복잡하더군요...
영화 보면서 스토리 못 쫓아간 적은 없었는데 이번엔 순간 딴 생각하면
바로 스토리가 휙휙 지나가서 쫓아가기 좀 버거웠습니다.
그래도 선악 구분은 명확하니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린 나쁜놈 때려 잡는 것만 보면 되지 않습니까?
그래도 좀 산만하고 편집이 별로였던거 같습니다. 좀, 덜 매끄러웠다 해야하나.
확실히 류승완의 장기는 액션인거 같더군요.
그만큼 액션은 아주 좋았습니다. 근데 이게 정두흥의 취향인지 류승완의 취향인지 모르겠는데 여전히
좀 오버스러운 액션들이 있습니다. 사실적인 격투 중간 중간에도
몸 휘리릭 돌면서 회전회오리날라차기! 같은 기술들은 빠짐 없이 나오는군요.
그리고 돈을 치덕치덕 바른 영화로 알고 있고, 그런 티가 꽤 나긴하는데 어설픈 CG는 여전하군요.
폭발씬 CG는 좀 돈을 더 들이지 보는 순간 웃음이....
그리고 베를린 로케가 아주 많은데 뭔가 딱 도시의 분위기를 살리는 장면은 딱히 없었던거 같습니다.
제가 베를린에 무지해서 그런지 제목이 없었으면 이게 어디인지 전혀 몰랐었을 듯하군요.
이래서 지겹더라도 파리가면 에펠탑 보여주고 워싱턴 가면 링컨 보여주고 하는거라는걸 세삼 느꼈습니다.
하정우 류승범은 역시 자기 몫을 잘 해냅니다. 하정우나 류승범 모두 전형적이 역들이라 딱히 뭐라 할 것은
없는거 같습니다.
류승범은 근데 뭔가 북한 악역이란 느낌이 아니라 요즘 유행인 정신 나간 악당류라 좀 어색했습니다.
제 의식에 북한 악역은 아직 쉬리의 최민식이라서 ㅋㅋ
북한 사회에서 저런 놈이 나올려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받아 들이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근데 뭐 고위층 자제라 훨씬 자유로운 위치일테니 어울린다면 어울린다할 수 있겠습니다.
하정우는 그냥 첩보 액션 주인공 끝. 먹방이 없어서 아쉽.
제일 마음에 들었던건 한석규였습니다. 한동안 필모그라피가 많이 안 좋아져 세간의 인식에서 많이 멀어지신 분이신데
이 영화서 오랜만에 재미있는 역을 맡으신거 같았습니다.
거기다 역시 총+코트의 조합은 진리입니다.
액션이 많지는 않은데 중간에 호텔에서 다리 쏘고 머리 쏘는 부분은 아주 간지 절정!
특유의 막 능글맞고 좀 미친 듯한 맛이 제대로 있는 역이였습니다. 근데 그에 비해 비중이 별로....
크게 한석규, 하정우가 주인공인 영화 처럼 보이는데 사실 하정우가 주연이고 한석규는 주조연인 정도?
그리고 전지현...
여전히 저에겐 참 별로인 배우더군요. 매력적이지도 않고 연기도 어색하고.
애인이랑 보는데 계속 아 치마랑 구두 좀 벗어라...머리 좀 묶어라...
마지막은 근데 뭔 다크나이트 엔딩인줄, 뛰어가는 하정우에 한석규 나레이션이라.
시리즈로서 나오면 도시 3부작 이렇게 될까요?
베를린, 브라디보스톡, 평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