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업작가의 마이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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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 [썰] 도를 아십니까 당황시킨 썰 (4) 2018/12/07 AM 11:30

대학교 1학년 때 학교 도서관 근처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친구가 생각보다 늦었고 그만큼 시간이 붕 뜬 제게 낯선 남자가 다가왔습니다.


대놓고 "도를 아십니까?"는 아니지만 충분히 개똥같은 늬앙스로 말을 거는 그 남자. 잠시 시간이 있냐로 시작하는, 여자에게 그렇게 했다간 절대 작업이 안먹힐 멘트와 외모였으나 저에겐 "꺼져라, 이 간악무도한 불한당 앞잡이놈아!"라고 할 자신감이 없어서 그냥 대충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장난기라는 잎사귀가 살짝 돋는 제 얄팍한 두뇌의 가지가 느껴졌습니다. 오냐, 엿 한 스틱 써킹해보거라. 저는 표정을 밝게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말을 톡 끊으며 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나도 사실 초등학교 나오고 시골 땡땡군 땡땡면 땡땡리에서 스무살까지 자랐다. 대학은 검정고시로 왔다. 사서랑 삼경도 좋아했지만 역시 육도가 제일 읽는 보람이 있더라. 요즘엔 시경을 보는데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 없이 음양오행이야말로 진리가 아니겠냐고 말을 꺼냈습니다. 도맨(?)은 띠용하는 얼굴로 이야기를 들어주더군요.


우리의 일주일, 각각의 요일을 보라. 일월, 화수, 목금이 양과 음으로 조화를 이루는데 오직 토만이 중심을 지키고 있다. 우리의 땅인 지구야말로 인간이 믿어야할 존재 아니겠는가. 내용을 이어가니 도맨은 드디어 자신의 논리와 사상을 펼칠 토대를 가진, 진정한 호구를 만났다는 눈빛과 입꼬리를 보여줬습니다.


도맨이 좋다고 뭔가 제 말을 받으려고 할 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 부질 없다. 저 교회다니는데, 예수 믿고 구원 받았다. 당신도 성경을 읽어보라.


그떄 도맨의 표정이란 정말 만화만큼 극적이었습니다. 저는 콧구멍의 벌렁거림으로 "이 씨*놈이!"라고 외치는 건 처음 봤네요. 그만큼의 다이나믹, 도맨의 허탈함은 롤러코스터보다 더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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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오리    친구신청

전 심심해서 하나하나 따박따박 따졌더니
평생 그리살라고 저주 퍼붓던데

금발의제니    친구신청

저도 예전에 50분 얘기 들어주고 2시간 인생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설득을 했더니, 얘기들어줬으니까 커피값 달래길래,

자판기 커피 먹으로 200원 준 기억이!!!

사또 미남이    친구신청

제가 아는 분은 전반적인 종교에 엄청 조예깊고 명석한 분인데
오히려 권유하러온 사람을 감화시키고
자기가 어릴 때 어떤 컴플렉스가 있었고
그걸 받아준게 지금의 종교라는 고백까지 하게 만들었죠

나라가 먼저다    친구신청

저는 제가 직접 달마도 그리는 사람이라고 달마도 그려드릴까요? 했더니 쭈뼛 쭈뼛대더니 그냥 믹스커피 한잔 얻어 먹고 그냥 가던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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