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업작가의 마이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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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 로또를 샀다. (0) 2018/12/12 PM 11:10

  감각은 변한다. 노래 가사처럼 목욕물이 시원해지고 김칫국이 얼큰해진다. 감각만 쫓아선 짐승이 되겠지만 그 앞에서 순수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 자체를 마주하는 기본 자세라 할 수 있다. 반대로 신념은 비교적 고정적인 성격을 가진다. 누군가는 스스로의 신념을 자존심이라 치켜 세울테고, 다른 누군가는 타인의 자존심을 아집이라 비꼴 수도 있다. 확고한 가치관이던 편향된 지식이던, 오만이던 편견이던 중요한 건 대개 한 번 정한 마음을 쉽사리 바꾸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유와 형용사의 중간 정도 개념이 있다 가정하고 그 '무엇'처럼 말하자면 감각의 표면은 인식이다. 그리고 신념의 표면은 의지다. 어떤 의미로든 인식이 깨어질 때 사람의 감각은 변하고, 어떤 형태로든 의지가 반복될 때 사람의 신념은 변한다. 즉, 사람이 변한다는 건 곧 인식과 의지의 충돌이라 할 수 있다.


  거창한 척 껍데기만 낙엽 같이 부스럭 시끄러운 글로 시작했지만 내용은 별 거 없다. 엊그제 로또를 샀다. 복권이란 단어 자체에 거부감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 어떤 가능성도 스치지 않으며 살아왔는데, 로또를 샀다. 그것도 혹시나 모를 희망을 가지고서. 여전히 특별한 가능성을 걸진 않았지만 그 세기도 어려운 확률을 흘겨보긴 했다. 변명은 지극히 세속적으로 그럴싸 하다. 겨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 한번도 딱 천원치 하나만 할 거라는 흔한 이야기. 삶이 변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 어떤 인식의 자극이 없다. 그저 일상 속에 주저 앉아있을 뿐이다. 인생이 달라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 어떤 의지의 결의도 없다. 그저 반복되는 일상을 겨우 유지할 뿐이다. 사람이 변한다는 건, 화내는 것조차 짜증날 때가 있다. 숨을 고르고 다시 말하자면, 어쩌면 인식과 의지의 소멸 또한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난 로또를 샀다. 희망은 있을리 없다. 알지만 그래도 난 로또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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