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선배님과 한국 요리점에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저랑 선배님이 한국어로 이야기 하고 있자
조금 떨어진 테이블의 아저씨가 일본어로 이야기를 걸어 왔습니다.
(-아래의 대화는 일본어로 진행되었습니다-)
"형씨들 한국사람인교?" (관서 사투리를 쓰는 분이라 사투리로 표기함.)
"아??...아, 예..."
...그분도 일본인과 같이 와서 조금은 어색하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
이야기를 해보니 이분은 자기가 비록 재일교포지만
모국은 한국이라고 굳게 생각하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이점이 매우 마음에 들더군요.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재일교포에 대한 가슴아픈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클라이막스만 쓰자면...
"한국에선 재일교포를 우째 생각하는교?"
"마음이 한국인이라면 당연하게 한국사람이죠"
"아, 형씨 참 말 잘하네. (하이파이브!) ...그런데 여긴 그런게 없니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재일은 한국에서도 환영 몬받고, 일본에서도 몬받습니더"
".....?"
"한국사람에게 내는 재일교포라 하니 내보고 배신자(...) 어쩌고 하던대예"
(알케 분노!!)
"...그런놈이 있는가 하면 저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허허, 그렇게 말해주니 참 고맙네예...그런데, 일본사람도 똑같니더"
"...?"
"재일교포를 프로파간다에 써먹는 일본인도 많타 아닌교. 선거때만 되면 재일을 몰아내야되니 저쩌니..."
(더욱 분노!!)
"프로파간다가 무조건 맞다고 생각해 말려드는 놈들이 바보놈들이죠. 한국에도 그런놈들 천지입니다"
"허, 형씨 참 똑똑하구만...나도 한국이 조국이라 생각해 왔는데 지금은 한국이 그런교..."
"저는 사람의 출신보다는, 그 사람의 생각이 옳고 그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 거 참 좋은말이네"
(건배)
...이렇게 이야기를 해보니, 사람이란게 얼마나 비열한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해서 재일교포가 된 것도 아니고,
태어나보니 조국이라 생각하는 나라의 사람들이 "배신자 배신자" 라고 매도하고
자기가 사는 곳의 인간들은 "네놈들을 몰아낼거야!!" 라고 이를 가는 곳에서
저의 아버지 정도 나이가 될 때 까지 살아온 어른의 고뇌는 과연 어느정도 였을까요.
그분과 같이 있는 일본분은 객관적인 분인지 저랑 아저씨의 대화를 다 들어주고 동조해주더군요.
일단 그날 거의 공짜술 마셨습니다(...)
여튼, 그렇게 대화를 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 망치는 어느 정당이 언론플레이나 이런저런 수단으로 방해되는 이놈 까고 저놈 까고 있는 한국을 보니
이런 고통을 겪는 분들이 떠오르더랍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여 그것을 불쌍하게 여기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없는 인간은
남의 위에 설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