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는 라이브를 정말 잘하는 그룹이라
유튜브에서 라이브 영상을 찾아 볼 때가 많았는데
해체 후에 처음으로 다시 라이브 영상을 하나 찾아서 정신없이 봤다.
근데 문득 드는 생각이, 멤버들 다 이쁘고 다 노래 잘하는데
댓글에는 '케이'만 언급하는 사람이 과반수가 넘는 거 보고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다른 아이돌 그룹도 많이 좋아하지만
당연히 인기 멤버가 따로 있긴 해도, 이 정도로 단 한명에게만 포커스가 과도하게 맞춰진 그룹은 없다.
울림도 당연히 이걸 아는지, 원래 메인보컬들이라면 다양하게 참여하는 OST도 케이가 거의 대부분을 맡았다.
다른 멤버의 목소리를 좋아해서 노래 언제 나오나 몇 년 동안 기다린 입장에서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심지어 보컬 파트도 처음에는 메보들이 다양하게 양분했다면
가면 갈수록 케이 혼자만의 노래처럼 느껴질 정도로 파트 배분이 너무 쏠렸고, 이 정도로 개인에게 몰빵된 아이돌 그룹의 곡은
꽤 긴 시간 동안 아이돌 노래를 들었지만 본 적이 없다.
파트 배분의 좋은 예는, 비슷한 연차인 오마이걸과 우주소녀를 보면 된다.
우주소녀는 유연정이라는 압도적인 실력의 메보가 있지만, 수빈, 다원, 설아, 다영 등 다양한 보컬라인들이 파트를 매번 다양하게 가져간다.
오마이걸 역시 승희가 표현력이나 피지컬이 가장 뛰어나지만, 파트 배분이 알차게 되어 있다.
러블리즈는 라이브를 잘하는 그룹으로 매니악한 인기를 끌었지만, 파트 배분이 이래서야 무슨 소용인가?
그런 장점을 모르는 대중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었나?
러블리즈가 특유의 감성적인 노래로 나름 인기를 끌었었지만
끝내 대중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해체한 이유는,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점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정도로 인지도가 있는 그룹인데, 대중들에게 멤버 물어보면 케이 말고는 단 한명도 모르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
그나마 끝물 쯤 되어서 미주가 빵 떠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게 하나의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