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학창시절 지금보다 조금 늦은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음식이 있다.
지금도 조금 생소한 호박고추짱찌개 라는 음식이었다,
보통은 애호박을 쓰는데 어머니는 특이하게 조선호박이나 둥근 호박을 쓰셨다.
새우젖과 고추장에 매콤함 그리고 호박에 달달함때문에 밥에 비벼먹으면 진짜 밥도둑이 없던 음식이었다.
저번 추석에 가족들과 이야기 하던중 이 찌개에 대해서 동생들과 신나게 떠들었다.
막내 동생이 어머니께 이거 어떻게 만드냐고 물었는데 어머니는 무척 당황하셨다.
이제 어머니는 그 음식의 레시피는 물론이고 아예 그런 음식에 대한 기억을 못하신다.
아마 세월의 흐름과 어머니 머리속에 치매라는 나쁜 지우개가 기억속에 지워버린거 같다.
우리 가족의 기억의 공유 하나가 어머니 기억속에 사라지는게 무섭고 슬펐다.
일바쁘다고 오랫동안 먹게 한솥을 끓여뒀던 꽃게탕도 있었는데 어머니는 꽃게탕같은거 만들줄 모른다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