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인가 탈리반인가
신견식 칼럼 2011. 5. 26.
영어를 비롯한 서양 언어에서는 대개 단수 및 복수 구별 없이 Taliban (Taleban)의 꼴만 쓰는데 표준 아랍어를 기준으로 하면 탈리반이 맞다. 아랍어는 홀소리가 a/i/u 세 개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홀소리가 길이에 따라 구별되는데 방언에 따라 단모음 i와 u가 e와 o 발음으로 나는 경우가 있다.
탈레반이 생긴 곳은 아프가니스탄이고 아프가니스탄의 공용어는 파슈토어와 다리어다. 아프가니스탄은 다수 종족이 파슈툰 족이지만 다민족국가라서 종족간 공통어로는 페르시아어의 일종인 다리어가 더 널리 쓰인다. 페르시아어는 장모음과 단모음의 구별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홀소리가 다 그런 게 아니라 i/u는 장모음만 있고 e/o는 단모음만 있는 식이다. 따라서 아랍어의 단모음 i/u는 페르시아어에서 일률적으로 e/o가 되므로 페르시아어 발음으로는 탈레반 (Taleba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