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 Aus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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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밀덕] 플라스틱 폭탄 -2부- (1) 2011/09/13 PM 05:49
1909
무용제 무연화약(solventless powder)의 개발이 독일에서 진행됩니다.
결국 독일은 센트랄라이트(centralite)를 사용하는 무용제 무연화약을 개발합니다.


1912
미육군에서 TNT를 주작약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지금은 좋다는거 다 손대보던 미군도 남들 다쓰던거 해볼까 하던 때도 있었다죠.


1차대전중 1914 ~ 1918
마른 전투(battle of the Marne)가 끝났을 때 독일군은 자신들의 탄약 재고가 간당간당
하는걸 알게됩니다.
아무리 못해도 몇년은 쓸거다라고 낙관한 포탄이 개전 1년도 안되서 거의 바닥날 지경
에 이르죠.

다행히 그 당시 세계 염료 생산의 80%이상을 커버하던 독일의 화학공업 덕분에 파국으
로 가지는 않습니다.
독일은 재빨리 자기들이 가진 민수용 화학 공장들을 군수용으로 전환하며 이 노력은 꽤
괜찮게 성공합니다. (가령 IG Farben의 경우 염료 공장중 하나를 6개월만에 TNT 공장으
로 변경하더니 한달에 200톤 넘는 TNT를 생산하기도 하죠.)
한편 칠레 초석의 수입이 끊어지자 그들은 하버-보슈법으로 질산과 암모니아를 합성하
며 전쟁 요구분을 충족시킵니다.

막 이제 멜라나이트에서 TNT로 전환중이던 프랑스의 경우도 이미 점령당해 기능이 정지
된 공업 시설 대신 새로운 시설에서 대량 생산하게 됩니다. (1차대전중 프랑스가 보여
준 산업 전환과 이동은 2차대전중 소련이 한 짓 이전에 최대의 규모였다죠.)

1915년, 영국 역시도 포탄 위기(shell crisis)를 겪으면서 탄약 수요를 채우기 위해 광
분 수준의 일을 하게 되고 아마톨(matol, TNT에 질산암모늄 혼합)을 개발하여 TNT
소요를
줄였고 저렴한 아지화납이 기폭제로 테트릴이 전폭약으로 본격적으로 사용되게 됩니다.




대충 이정도 하면 어느정도 분위기가 맞춰졌을 겁니다.

이야기는 다시 1875년으로 돌아갑니다.

1875년, 알프레드 노벨이 규조토에 니트로글리세린을 홉수시킨 다이너마이트 대신 콜로
디온(collodion)에 니트로글리세린을 혼합, 젤리 상태로 만든 젤리그나이트(gelignite)
혹은 블래스팅 젤라틴, 혹은 그저 젤라틴을 개발합니다.

일설에는 노벨이 실험중 손을 다치자 그의 조수가 콜로디온 액을 발라줬고 여기서 착안
해서 개발했다 하죠.
그래서인지 노벨의 손가락위에서 발견된 이란 신문 기사가 나가기도 했다나요.

젤리그나이트는 둔감해서 안전한 편이었고 다이너마이트가 종종 추운 날씨에 니트로글
리세린이 세어나온다든지 하는 문제도 덜했죠.
겸사겸사 젤리그나이트는 젤상에 가까운터라 용기등에 집어넣는 것도 좋았죠.

아, 콜로디온은 니트로셀룰로스(pyroxylin라고도 불리는)를 알코올등의 용제로 녹인 것
이고 사진(wet / dry, collodion negative)부터 각종 필름, 광학용 거울과 렌즈 접합이
나 보호에서도 사용되게 되죠.

지금은 별 사용은 안되지만 한때는 날리던 물질이었죠. (요즘 기타 픽이나 EEG 전극등
에 사용하긴 하나요?)

한편 John Wesley & Isaiah Hyatt의 셀룰로이드(Celluloid)로 합성수지에 대한 베이스
가 깔리고 이스트먼 코닥과 에디슨을 통해 영화로도 발전하게 되죠.
덕분에 지금도 간혹 셀룰로이드란 단어가 영화와 관련된 것을 말할 때 사용되기도 하는
거죠.

물론 이 셀룰로이드나 콜로디온 필름이나 가연성이 높아 제조부터 시작해서 사고가 벌
어졌고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알프레도가 눈을 잃는 사고도 그냥 벌어진건 아니었죠.


1900년에 콜로이드 건판으로 촬영된 거랍니다.
최신 영상 기술은 포르노에 먼저 적용된다는 것으로 본다면 제가 봐도 제 선택이 참 얌전하다
고 생각됩니다.

- blasting gelatine: 니트로글리세린 92 : 약면약(콜로디온)

- gelatine dynamite: 니트로글리세린 50 ~ 60, 약면약 2 ~ 3, 질산칼륨 35 ~ 40, 나머
  지는 나뭇가루나 전분.

- gelignite: 젤라틴 다이너마이트에 비해 니트로글리세린 함량이 40정도.

콜로디온이 사용된 유연한 폭약은 상업적으로 비교적 성공합니다.
그리고 이건 딱딱한 덩어리나 가루가 아닌 젤 혹은 유연한 폭약들이 개발되는데 일조하
게 되죠.

한편 폭약과 폭약을 혼합해서 칵테일 만드는 방법도 발전합니다.
무엇보다 등장 이후 짧은 시간안에 군용 폭약의 왕좌를 차지하기 시작하던 TNT는 80도
정도의 비교적 낮은 녹는점과 충격등에 둔감하다는 점으로 꽤 좋은 베이스가 되줍니다.

덕분에 이런 것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아마톨(Amatol)
아마톨은 TNT와 질산암모늄을 혼합한 것으로 1차 대전중 영국에서 개발되죠.
질산암모늄과 TNT의 비율에 따라 아마톨 20/80이나 40/60, 50/50과 같이 표기하기도
하죠.

이미 1차대전때 널리 사용중이던 TNT에 더해 공중질소고정으로 얻어진 값싼 질산암모늄
덕분에 가격이 쌉니다.
아마톨 50/50의 경우 가격이 TNT와 비슷한 위력이면서 가격은 더 쌌던터라 2차대전중에
는 TNT와 RDX의 소요량을 보충하기 위해 혹은 저 둘을 대채하는 값싼 폭약으로 사용된
데다 광산용 폭약으로도 사용됐다 하죠.

둔감한 편이나 충격에 대해 간혹 민감해질 수 있으며 홉습성이 있다는게 결점입니다.
폭발후 다른 폭약 - 특히 TNT - 에 비해 흰 연기가 남아 군용 폭약에서는 일종의 식별
점처럼 말해지기도 했다죠.

아마톨은 암몬나이트(Ammonite)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사용중입니다.
단, 군용은 아니고 민수용이며 이건 TNT가 20정도로 낮춰진 것이라죠.
우리나 서방에서는 잘사용안하지만 동구권등에서는 광산용등으로 사용된답니다.


암모날(Ammonal)
이건 아마톨에서 발전한 형태의 폭약입니다.
20%의 TNT, 60%의 질산암모늄, 알루미늄 분말이 20%정도 혼합되며 추가적으로 숯가루가
약간 들어가기도 하죠.

1915년 영국에서 개발되며 첫사용이 갱도지뢰였습니다.
고무 푸대나 금속통에 들어간 몇만 파운드의 암모날이 독일군 방어진지를 날려버리는데
동원되죠.

그후 발파용으로 곧잘 사용되며 지금도 비슷한 것이 광산용 폭약으로 사용되기도 합니
다.


바라톨(Baratol)
TNT 75정도에 질산바륨 25정도가 혼합된 것으로 왁스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이건 흔히 사용되는 폭약은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는 물건이기도 하죠.
원자폭탄에서 explosive lense를 만들 때 폭속이 빠른 Comp B과 폭속이 느린 바라톨을
조합하여 사용한 적이 있으니.


에드나톨(Ednatol)
58%의 에틸렌디니트라민(ethylenedinitramine, Haleite)에 42%의 TNT를 혼합한 겁니다.
1935년 미국에서 개발되며 아마톨처럼 다룰 수 있으면서 습기등에 강해 저장성이 좋고
펜톨라이트나 Comp B를 대신해서 사용할 수 있는 폭약으로 미제 포탄이나 폭탄에 꽤 사
용됩니다.

민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데다 1950년대 넘어서며 군용으로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제의 폭약.


헥사나이트(Hexanite)
1차대전중 독일해군에서 개발된 폭약입니다.
TNT의 대신해서 사용할 수 있는 폭약으로 나왔고 60%의 TNT에 40%의
헥사니트로디페닐아민(hexanitrodiphenylamine)이 혼합되죠.

독일 해군에서는 2차대전때까지 몇몇 포탄과 기뢰등에서 사용되며 특히 어뢰에서 꽤 사
용됩니다.

현재는 이것도 더이상 군용이나 민수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어제의 폭약입니다.


피크라톨(Picratol)
58%정도의 피크린산암모늄에 TNT를 혼합한 것으로 가격이 비교적 싸면서 녹여서 부어넣
을 경우 충격에 둔감해 2차대전까지 각종 관통형 포탄이나 폭탄에서 잘 사용됩니다.

그러나 이것도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어제의 폭약이죠.


펜톨라이트(Pentolite)
TNT와 PETN를 혼합한 것으로 녹인 상태로 주형에 붓던가 해서 사용합니다.
폭속이 빠르고 발생 에너지가 많은 편이라 보통 기폭시 전폭약(booster)로 사용되는 경
우가 많습니다.


테트리톨(Tetrytol)
테트릴(tetryl, 2,4,6-trinitrophenyl-methylnitramine) 70정도에 TNT를 혼합한 것으로
전폭약으로 테트릴만 사용할 때보다 더 위력적이라 한때 미군의 대형 포탄에 사용된 경
우가 좀 있다하죠.


토르펙스(TORPEX)
RDX, TNT의 혼합에 알루미늄 분말이 추가되며 왁스가 둔감제로 들어갑니다.
강력하고 높은 열이 발생한데다 습기등에 대해 잘견디는 편이라 해군의 기뢰나 어뢰에
서 곧잘 사용됐고 이름 역시도 어뢰에서 연유된 것이죠.

반면 총격과 열에 꽤 민감한 편에 속해서 미해군에서는 2차대전후 사용을 잘 안하게
됐답니다.
관련해서 사고도 있었다 하죠.


옥톨(Octol)
70%정도의 HMX에 TNT를 혼합한 겁니다.

충격이나 열에 약하다는 이유로 미해군은 옥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죠.
배에서 보관하지 않는 폭약중 하나라나요.


한편 젤리그나이트처럼 말랑말랑한 폭약들도 개발됩니다.
1차대전중 영국에서 나온 TNT따위에 콜로디온을 혼합한 니트롤(Nitrol)이나 1930년대
스위스에서 등장한 PETN을 베이스로 석유류등을 혼합한 것이라든지.

이런 유연한 폭약중에서는 가소제 겸 용제 역활을 하는 물질(콜로디온, 왁스, 점성이
높은 기름등)에 따라 흘러내린다든지 온도에 따라 굳거나 풀리는게 변한다든지 혹은 다
른 오염물질(대표적으로 각종 기름)에 오옄될 수도 있지만 포탄등에 충전할 때 그저 다
져넣을 수 있고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이런저런 시도가 이뤄지던 와중에 1930년대말에 영국의 노벨사에서 나중에 암살미수 사
건에 사용됨으로 이름을 남길 폭약이 하나 개발되죠.

Nobel’s Explosive No.808 혹은 그저 Explosive 808이라 불린 물건입니다.
이건 RDX를  주재료로하여 식품공업에서 자주 사용되는 레시틴과 석유류를 혼합한 것으
로 황갈색이나 녹색으로 착색됐고 손으로 적당히 때내고 주물러 빚을 수 있는 물건이었
죠.

808은 영국만 아니라 미국에도 제공되어져 미국에서도 생산이 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온 808 폭약은 대전중 목표에 탄착시 죽 눌러퍼지며 터져야할 HESH탄
에 충전되며 SOE나 공수부대원들, 점령지의 레지스탕스에게 보내져 파괴와 사보타지에
활용되게 되죠.

그저 손으로 적당량을 때내거나 혹은 서로 뭉쳐서 어딘가 끼워넣거나 붙이고 뇌관 심은
후 터트릴 수 있는터라 교량부터 철도 궤도까지 다양한 목표를 날려버렸고 그 유연성에
서 플라스틱(plastic / plastique) 폭약이란 표현이 붙여져 영어와 불어 모두에서 자리
를 잡게 됩니다.

막간극으로 히틀러도 플라스틱 폭약으로 박살날뻔 했죠.
이미 히틀러가 탈 항공기를 노획된 영국제 폭약으로 날려버릴 시도가 있었고 영화로도
나온 그 암살 미수
에서도 노획된 808이 든 가방이 사용되죠. (독일은 점령지의 레지스
탕스 지원등으로 투
하된 폭약류를 입수할 수 있었으니)

한편 유연한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대전말 자원 부족과 쉽고 빠른 생산이 필요했던 독
일에서는 기존의 폭약 - 개중에는 1차대전중 사용된 구형 포탄의 폭약도 포함 - 을 사
용, 이걸 결착제로 굳히고 적당한 파편등을 추가한 다음 굳혀서 수류탄등을 만드는 생
각을 합니다.


1920년대부터 사용이 시작된 RDX는 2차대전중 TNT와 함께 군용 폭약으로 사용되긴 합니
다만 이거 생산이란 면에서는 좀 아니었죠. (미국은 새로운 합성공정을 완성해서 대량
생산에 착수하게 되죠.)
뭐 어쩌건 사용량은 점점 늘어나 전쟁이 끝나고 RDX를 주재료로한 일련의 폭약들이 계
속 개발되며 마침내 TNT로 상징되던 군용 폭약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 폭약중에서는 컴퍼지션 혹은 그저 Comp 혹은 C로 표기되는 일련의 폭약들
이 미국에서 등장하게 되죠.


Comp-osition A
이건 RDX 분말이나 입자를 왁스등으로 코팅한 것으로 A-3의 경우 91%의 RDX에 9% 의
왁스가 혼합된 겁니다.
왁스는 가소제 겸 RDX를 좀 더 둔감하게 만들어 주죠.

Comp A중 A-5는 왁스 대신 스테아르산을 사용합니다.

TNT에 비해 강력하고 포탄에 충전시 녹여서 넣어야 하는 TNT에 비해 눌러서 넣을 수
있어서 20mm 기관포탄같은 각종 소형 포탄이나 중형 포탄에서 잘 사용됩니다.


Comp-osition B
곧잘 Comp B로도 표기되는 이 물건은 TNT, RDX와 왁스의 혼합물입니다.
여기서 왁스는 1%정도 혼합되며 TNT를 보조해서 폭약 자체를 둔감하게 만들어 줍니다.

위력적이면서 안전해서 포탄 충전용으로 잘 사용됐고 빠른 폭속으로 성형작약으로도 잘
사용되죠.

충전은 낮은 TNT의 녹는점을 활용, 녹여서 부어넣는 식입니다.

오래 저장할 경우 TNT의 분해로 인해 불안정할 수도 있다 하죠.


Comp-osition C-1//2/3
이들은 RDX를 주재료로한 플라스틱  폭약입니다.

C-1은 12%정도의 윤활유에 가까운 광물유가 사용되며 C-3는 3%정도의 테트릴, 3%정도의
TNT, 콜로디온, MNT(mononitrotoluol), 10%의 DNT(dinitrotoluol)가 혼합됩니다.
C-2는 C-3에서 테트릴이 빠지고 그 자리를 RDX가 차지하죠.

아세톤등의 용제에 녹일 수 있고 상황에 따라 겔상으로 만들 수도 있어서 포탄
충전용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HBX
이건 RDX, TNT에 알루미늄 분말과 왁스, 레시틴을 혼합한 겁니다.

미해군이 열과 충격등에 민감하다가 평가된 토르펙스(Torpex)를 대신하기 위해 2차대전
중 개발하죠.
덕분에 해군의 포탄과 기뢰, 폭뢰, 어뢰와 로켓탄등에 곧잘 사용됩니다.


한편 바로 위의 컴퍼지션 C들은 낮은 온도에서 결빙되어져 부숴지기 좋다는 결점이 있
었죠.
곧 새로운 가소제와 결착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지며 여기에는 이미 이 때쯤에는 널
리 대중화된 합성수지 관련 기술이 접합되죠.

그 결과 1960년대에 들어서 C-4가 등장합니다.

C-4는 91%의 RDX에 결착제로 2%가량의 폴리이소부틸렌(polyisobutylene), 가소제로 디
에틸헥실(diethylhexyl)이나 디옥틸 세박산(dioctyl sebacate), 혹은 디옥틸아디프산(d
ioctyl adipate)에 약간의 윤활유 성분을 추가하여 용제를 사용해 서로 혼합시키고 용
제를 휘발시켜 만들게 됩니다.

미군이 사용중인 C-4는 RDX 91%, 폴리이소부틸렌 2.1%, 에틸헥실 세박산(2-ethylhexyl
sebacate) 5.3%에 나머지를 자동차용 윤활유로 구성됐다 하죠.
폭 2인치, 높이 1.5인치, 길이 11인치가 1개의 블럭(M112)이며 이 블럭은 1.25파운드입
니다.
그리고 이 M112 16개에 4개의 기폭장치 + 도폭선 + 운반 케이스해서 M183 폭약 셋을 이
루죠.


이 물건이 M112.
꼬리표 역활을 할 화합물이 포함된 놈이고 겉에 올리브 드랩 마일라 필름 포장입니다.

C-4는 RDX가 들어갔다는 점을 뺀다면  흰색 혹은 약간 노란색을 띈 좀 딱딱한 고무찰흙
에 가까운 사실상 무해하기 짝이 없는 덩어리일 뿐인데다 소총 사격을 해도 덤덤하게
넘어갈 정도로 충격등에 둔감하면서 불을 붙이면 그저 그을음을 내고 타오르는 정도로
안전했죠.
또한 이전처럼 손에 달라붙거나 추운 날에 갈라지지도 않았죠.


쫀득쫀득_떡쳐먹을_기세.jpg

그러나 적당한 기폭 수단을 갖춰주면  이 무해해보이는 덩어리는 폭속(detonation vel-
ocity)이 8000m/sec을 살짝 넘어서버립니다.
TNT보다 더 강력했죠.

C-4는 월남전에서 공병외에 보병에서도 애용하는 존재가 됩니다.

적당히 잘라내거나 뭉쳐서 어딘가 쑤셔넣거나 감거나 발라주고 뇌관을 꼽아주면 되는데
다 필요하다면 휘발유등을 가해 적당히 부드럽게 해줄 수도 있었고 습기가 많건 물속이
건 덥건 춥건 간에 폭발했던터라 각종 폭파에서 정글중간에 길과 헬리콥터 착륙장을 개
척하는데 사용되며 부비트랩과 화염지뢰, 작은 덩어리로 잘라내서 간이 공격형 수류탄
을 만드는데도 활용됩니다.

또한 전혀 인가된 방법은 아니지만 폐기 혹은 사용으로 처리되고 빼돌려진 클레이모어
속의 C-4는 좋은 고체 연료로 보병들에게 더욱 친밀하게 활용되기도 하죠.
전투식량(MCI)중 비스킷이나 빵이 들어있던 깡통을 비워내고 적당히 공기 구멍을 내준
다음 새끼 손가락 마디정도의 C-4를 부스러트려 담고 바르는 모기약을 뿌리거나 해서
불을 붙여주면 차갑고 딱딱한 고기 통조림이 먹을만한 요리가 됐고 재주만 좋다면 맛없
는 정수제 푼 수통물도 따끈한 커피로 변신했으니.

덕분에 알아서 '위치이동'된데다 작게 잘라 요령껏 숨긴 C-4는 고추가루와 함께 미군부
터 한국군까지 활용됐고 아마도 폭약중 이렇게 병사들에게 친밀하게 접근되어진건 C-4
밖에 없을 겁니다.

물론 이 고체연료는 그 획득 과정부터 거슬렸던지라 - 클레이모어건 공병용이건 빼돌려
야 하니까 - 곱게 보인건 아니었고 작전지역에서 끓여먹은 레이션은 특히 춥고 비오는
날에는 한잔의 브랜디처럼 간절한 존재였지만 대신 그 냄새로 인해 곧잘 경계되어지기
도 하죠.

'씹거나 먹지 마시오. 탈 때 나오는 증기는 유독하니 조심하시오.'
--- 야전 교범중, C-4에 대한 주의사항중.

전장에서 C-4가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면서 곧 C-4나 그와 비슷한 플라스틱 폭약들은 여
러 곳에서 생산되며 다양한 변종들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곧 전세계의 많은 곳에서 이들 플라스틱 폭약들은 ㄱ가종 폭탄과 포탄에서 공병
과 보병의 폭파용으로 사용되며 상업적으로도 활용되게 되죠.

동시에 이상주의자, 분리주의자, 국소적 혹은 거국적인 앵벌이 및 생계형 테러에서도
곧잘 사용되게 됩니다.

강력하면서도 휴대하기 쉽고 안전하며 다양한 곳에 숨길 수 있는데다 때에 따라서는 정
치적인 이해관계에서 지원 혹은 강탈할 수 있었으니 군대만 아니라 테러범들 역시도 선
호하게 된거죠.

덕분에 플라스틱 폭약들은 건물 폭파에서 차량 폭파, 자살 테러에서 사용되며 최근에는
휴대폰등과 연결되어져 기폭되기도 하죠.

또한 더없이 끔찍한 방법으로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이들의 몸에 마치 조끼나 옷처럼 걸
쳐진 채로 터지기도 하죠. (이런 자살 테러에서는 간혹 볼베어링같은 파편이 될 쇳조각
들과 그 파편에 맞을 누군가를 더욱 확실히 고통스럽게 하기위해 제초제등을 추가하기
도 하죠.)

한편 C-4만 아니라 거의 테러범의 폭약처럼 인식되는 플라스틱 폭약도 등장합니다.
바로 셈텍스(Semtex)죠.

셈텍스는 1950년대말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개발됩니다.
리다이트처럼 처음으로 생산된 공장 소재지(Semtin)의 이름을 딴 이 폭약은 RDX외에
PETN이 추가됐으며 결착제로 스틸렌-부타디엔 고무(SBR, Styrene - Butadiene Rubber),
가소제로 옥틸 프탈산(octyl phthalate)가 사용됩니다.
더불어 C-4와 다르게 노란색 혹은 황갈색에 가깝게 염료로 착색되죠.

1964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사용된 이래, 셈텍스는 정치적인 이해속에 북베트남에
지원되고 특히 1970년대 들어 백톤 단위로 리비아에 수출됩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셈텍스는 언론에서도 곧잘 다뤄지는 이름값을 얻게 됩니다.
1970년대말에 이르면 중동의 테러 단체로 흘러들어가더니 아이레로도 흘러들어갔고 여
기서 테러에 사용되니 말입니다.

일이 이렇게 꼬이고 악명까지 얻게되자 셈텍스의 수출은 제한되게 됩니다.
적어도 2000년대 들어서 셈텍스의 수출은 연간 수십톤 이하로 떨어졌고 전부 체코정부
의 통제하에 놓여지니.

이렇게 C-4와 셈텍스, 그리고 비슷한 친척들은 그저 플라스틱 폭약으로 불리며 대중들
에게도 익숙해 졌고 테러에 대한 공통적인 이해 - 어제는 니들이 당하지만 오늘은 우리
가 당한다 - 에 따라 더욱 통제되게 되죠.

덕분에 요즘은 찾아내기 힘들던 플라스틱 폭약들에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는 화학적인
꼬리표가 부착되게 됩니다.
이들 화학적 꼬리표는 니트로톨루엔이나 니트로 글리콜, DMDNB(2-3 dimethyl, 2-3 dini
trobutane)등등의 니트로기를 포함하면서 천천히 휘발되는 물질들을 주로 사용하죠.

뭐 사소한 문제라면 저런 꼬리표를 달기 전에 생산되어져 뿌려진 물건들이 아직도 돌아
다니거나 저장되어져 있다는게 탈이긴 하지만.


플라스틱 폭약이 등장해서 정규군과 테러범 모두가 만족하게 될 때, 합성수지를 쓰는
기술은 다른 쪽으로도 발전하게 됩니다.

1947년, 원자탄 만들던 로스 알라모스(Los Alamos)의 연구소에서 PBX(Plastic Bonded
Explosive)라는 물건을 개발합니다.
말그대로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결착시킨 폭약이며 처음 만들어진 것은 RDX 입자를 폴리
스티렌(polystyrene)으로 코팅하고 결착시킨 것이 었죠.

연구시설에서 알 수 있듯이 이 PBX는 원자폭탄의 기폭용으로 가공하기 쉬우면서 화학적
- 기계적으로 안정된 폭약을 목표로 개발되죠.

PBX들은 흔히 5 ~ 10%내의 합성수지를 사용하여 결착합니다.
흔히 알려진 플라스틱 폭약과 달리 손으로 마음대로 주무를 정도는 아닙니다.
가루가 풀풀 날던 것을 합성수지 결착제로 묶어서 고정했다는 쪽인거죠.

이렇게 합성수지로 묶어두면 좋은게...

- 충격에 잘견디게 됩니다.
  충격은 폭약 성분 자체에 가해지는 것에서 폭약 덩어리 자체에 가해지는 힘을 포함하
  며 충격에 의해 폭발하려는걸 둔감하게 만드는데다 완성품이 깨지고 부숴지는 것도
  덜하다는 거죠.

  일례로 그냥 폭약 자체를 녹여서  포탄에 충전한 경우 폭약에 따라서 포탄에 약간의
  충격만 전달되도 속에서는 깨지고 부숴지는 경우가 있는데 PBX들은 이런 면에서 잘견
  디죠.

- 가공성이 좋아집니다.
  틀에 넣고 찍어도 되고 적당한 강도가 확보된다면 덩어리를 공작기구에 걸어서 깍고
  썰고 모양내고 하는게 쉬워지죠.

- 폭약 제조시 녹여서 부어넣는게 아니라 틀에 재료들을 균일하게 넣고 압착해서 바로
  만들 수 있으므로 몇종의 폭약들로 구성된 경우 서로 분리를 막을 수 있고 원하는 방
  향으로 성분 조정도 할 수 있습니다.

  가령 폭약 덩어리의 한쪽은 TNT와 RDX를 40:60으로 하고 다른 쪽으로 가면서 TNT와
  HMX를 40:60으로 한다든지도 가능하다는 거죠.

반면 제조시 성분을 균등하게 골고루 잡아주는데 신경을 써야하고 이를 위해 들어가는
재료들이 잘 혼합될 수 있는 식이 되야 합니다.
또 폭약과 결착제간의 융화도 생각해야 하겠죠.

그 후, 이 PBX는 더 다양한 결착제 성분을 사용하여 다양한 강도와 탄성등을 갖추게 되
며 포탄의 충전용 폭약으로 널리 사용됩니다.

지금은 RDX외에 HMX가 사용된 PBXN같은게 등장했고 개중에는 몇몇 미사일 탄두처럼 다
른 성분을 더포함시켜 열압력 탄두용등에 충전되기도 하죠.

또 결착제쪽도 목적에 따라 다양한게 시도되고 사용중입니다.
안정성등을 높이기 위해 테플론과 친척인 불소 수지류가 사용되기도 하는 판이니.


p.s:
PBX의 발명과 개발에는 원자폭탄 개발과 관련이 있습니다.
나가사키에 투하한 플루토늄 원폭의 경우 분리된 임계량 미만이 되게 플로토늄 조각들
을 폭약터트려 중간지점으로 밀어넣으면서 일을 시작하죠.

폭약은 100여개의 조각으로 나눠지며 전체가 모이면 플루토늄 조각들을 감싼 지름 5피
트짜리 구를 이뤄야 하며 1개의 폭약 조각은 외각을 둘러싼 Comp B와 그 속에 타원을
절반으로 자른듯한 콘 모양으로 들어있는 바라톨로 구성됩니다.

폭약 조각은 겉에 달린 뇌관이 작동하면 터지면서 외각에서 내각 방향으로 폭발파를
보내고 이 폭발파가 바라톨에 오면 속도가 느려지면서 볼록한게 아닌 약간 오목한 형태
로 왜곡되면서 플루토늄 조각들을 균일하게 중심점으로 밀어넣고 압축하게 되죠.
그 후는 초임계 상태 거쳐 중성자 타격받고 번쩍 쾅 하는 거죠.



문제는 1944년, 원자폭탄 만들 때 저 폭약 만드는 작업이 전혀 안쉬웠다는게 탈이었죠.

먼저 정밀 금형을 만든 다음, 저 Comp B와 바라톨을 TNT가 녹을 때까지 가열해서 성분
분리 안되게 조심하면서 부어넣어 기포 안생기기를 바라면서 천천히 식혀내야 했죠.
만약 엑스레이로 찍었을 때 속에 기포나 갈라진 틈(crack)따위가 생기면 그건 못쓰는
겁니다. (폭발파가 기포나 크랙에 걸려 왜곡이 벌어질테니)
이렇게 만든 폭약 덩어리를 사람이 들고 다시 일일이 깍고 다듬어야 하는 작업을 했다
하고 폭약 덩어리 수백개를 주조하고 깍고 했다나요.

이런 판이라 로스 알라모의 과학자들, 열받았나 봅니다.
아예 부어넣고 어쩌고 생략하고 깍고 썰고 하기 좋은 물건 만들자라는 생각을 하고 그
결과는 PBX입니다.

교훈: 공학자 및 기술자들을 열받게 하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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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X    친구신청

월남전때 저희 아버지께서 크래모어 안쪽의 C-4를 이용해서 밥과 라면을(그것도 전장 한가운데서) 해서 잡수셨다고 하시더군요...

덤으로 수류탄 뇌관을 뺀다은 사용을 하여도 비슷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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