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전략: ‘소프트 AI’의 버블에 대하여
12월 주식비중은 ‘중립’을 유지한다. 2025년은 대형주가 부진한 가운데,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에 주목한다. 실적보단 ‘밸류에이션 확장’이 이들 주식을 이끌 것이다. 소프트웨어, 통신, 자율주행/우주, 원전 등이 해당되는 업종이다.
■ Summary
시장 전략: 쉽지 않은 저항선 뚫기와 추가되는 ‘(2025년) 버블 형성’의 증거들
‘과잉완화’는 ‘버블장세’를 낳고, ‘버블장세’는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가 이끈다. 다시 말해서 ‘대형주’ 부진으로 지수 상승은 제한적인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확장될 수 있는 업종이 주목을 받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까진 ‘하드 AI (투자)’가 주목받았지만, 앞으로는 ‘소프트 AI (응용)’로 이동할 것이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통신, 자율주행/우주, 원전, 바이오 등이다.
지금 글로벌 증시 흐름은 1999년, 2021년 버블장세와 매우 닮았다. 1999년에도 의미 있는 인터넷 기업들은 오직 미국증시에만 있었지만, 한국증시에도 닷컴버블의 광풍이 불었다. 따라서 이익 급증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확대가 가능한 업종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다만 ‘버블’은 언젠간 반드시 붕괴한다. 그렇다면 어떤 시그널이 나오면 버블이 붕괴될까? 바로 ‘긴축’이다. 자료에 1) 왜 긴축이 버블 붕괴를 부르는지, 2) 그 시그널은 무엇일지 분석했다.
- KB증권 주식 Strategist 이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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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장세를 이끄는 ‘소프트AI’의 힘!
실적장세 2국면 다음은 원래 ‘역금융장세 (하락장)’.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
이번엔 ‘버블장세’가 끼어들 전망
KB증권은 2024년 2분기 이후 시장을 ‘실적장세 2국면 (금융주, 일부 소비주)’으로 해석했다. 다만 이제 ‘실적장세 2국면’도 막바지이다. 2025년 증시는 다음 장세로 이동할 텐데 원래 ‘실적장세 2국면’ 다음은 ‘역금융장세’이다. 다시 말해서 하락장이란 의미이다.
그런데 이번엔 ‘긴축’이 없고, 대신 ‘완화’가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역금융장세’를 만들 “긴축”이 없기 때문이다. ‘경기확장’이 뚜렷해지고,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성장 (g)’보다 빠르게 ‘긴축 (r)’해야 역금융장세가 오는데, 지금은 되려 “글로벌 금리인하”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역금융장세’가 오기 전 ‘버블장세’가 끼어들 것으로 보인다.
예상 긴축 속도 (rf) > 예상 성장 (g)’
이런 경우에 ‘역금융장세’ 시작
버블장세, ‘개별주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 랠리를 노린다
한국의 ‘버블장세’는 ‘개별주’에 기회가 있다
주의할 것이 있다. ‘버블장세’가 ‘강한 증시’를 뜻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물론 미국증시는 ‘버블의 정점’을 향해 강하게 달릴만한 환경이다. 하지만 한국증시는 좀 다르다. 시장 전체가 강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반도체 등 대형주가 그리 좋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직 ‘하락장’은 아니다. 바로 이런 시기에 ‘개별주’에 기회가 있다.
지난 30여 년간 두 번의 사례, 2021년, 1999년 버블장세
말로만 해서는 잘 와닿지 않는다. 왜냐하면 ‘버블장세’는 거의 나타난 적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매우 생소하기 때문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단 두 차례 나타난 적이 있는데, ① 2021년 버블장세와 ② 1999년 버블장세이다. 지금부터 살펴보자.
예상과 달리 파월은 ‘과잉완화 (노숙자 텐트촌)’ 선택
이후 ‘버블장세’가 나타남
러시아 모라토리엄과 LTCM사태로
연준은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사례 ① 2021년 버블장세: 파월의 ‘과잉완화’와 ‘버블장세’
2021년 코스피 지수는 부진
2021년 주식시장에 대해 나쁜 기억을 가진 투자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만 보면, 2021년은 매우 혼란한 시기였다.
2021년 1분기 긴축 우려에 따른 조정
‘역금융장세’ 우려
팬데믹 이후 급등하던 코스피는 2021년 1분기 내내 조정을 받았다. 조정폭도 3,250pt에서 2,900pt까지 약 10%로 적지 않았다. 조정의 원인은 ‘긴축 우려’였다. 당시 ‘실적장세 2국면’은 이미 끝난 상태였고, 시장에서는 ‘경기과열과 인플레’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시장이 ‘역금융장세 (하락장)’를 우려했던 것은 지나친 게 아니었다.
하지만 파월은 되려 완화를 선언
그런데 2분기부터 갑자기 반등이 재개됐다. 바로 파월의 연설 때문이었다. IMF 연설에서 파월은 시장 우려와는 정반대로 긴축이 아닌 ‘완화’를 선언했다. 그 유명한 ‘노숙자 텐트촌 (불쌍한 실업자들을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겠다는 내용)’ 발언이었다. 그 결과 증시에선 ‘하락장 진행’이 멈추고 그해 가을까지 ‘버블장세 (메타버스 랠리)’가 펼쳐졌다.
대형주 부진으로 지수는 하락
중소형 성장주 (메타버스) 강세
2021년 ‘버블장세’에서 코스피 지수가 크게 상승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반도체, 자동차, 헬스케어 등 초대형주의 주가가 매우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2025년과 매우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당시 업종 흐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예상과 달리 파월은 ‘과잉완화 (노숙자 텐트촌)’ 선택
이후 ‘버블장세’가 나타남
2021년 ‘노숙자 텐트촌’ 발언과 동일한 것이다
그의 발언을 보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어하는
그의 강하고 선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2025년에도 2021년과 같이
대형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전망
2021년 중반 버블장세 당시 코스피가 되려 하락세를 보인 이유는 당시 한국증시 시총 1~3위였던 ‘반도체, 건강관리, 자동차’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25년도 유사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주는 대체로 상대적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하락장이 아니라면,
되려 중소형주에 기회가 된다
하지만 하락장이 아닌 상황에서 대형주의 하락은 오히려 중소형 개별주에 엄청난 기회가 된다. 당시에도 중소형주는 매우 강했으며, 코스닥도 (건강관리 업종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매우 견조한 상승을 보였다.
메타버스 랠리는
실적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확장에 기반
특히 ‘메타버스 주식들’의 광풍이 불며, 중소형 성장주의 랠리가 매우 강력하게 나타났다. 이런 ‘메타버스 랠리’는 실적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확장에 기반했다. 다시 말해서 ‘버블장세’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버블은 금리인상과 함께 무너졌다.
코스피와 반도체는 거의 상승하지 못했지만,
메타버스 랠리 (중소형 성장주) 초강세
초대형주 3인방 모두 하락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급등
사례 ② 1999년 버블장세: LTCM 파산의 금리인하가 부른 ‘버블장세’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는
미국 물가 안정을 가져왔고,
미국 경제와 증시는 초호황
1997년 3월 연준은 2년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때 ‘인상’은 단발에 그쳤다. 왜냐하면 당시 금리인상이 ‘달러 초강세’를 불렀고, ‘달러 초강세’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경제가 침몰하자,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급락했고, 달러 초강세로 미국 수입물가가 하락했다. 미국 CPI는 1%대까지 하락했다.
1998년 10월 LTCM 파산이 부른 과잉완화
순항하던 미국증시에 뜻하지 않던 충격이 닥쳤다. 1998년 10월 러시아 모라토리엄과 LTCM 파산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LTCM 파산은 월가 IB들로 번질 조짐을 보였는데, 2022년 4월 SVB 파산 사태와 매우 비슷했다고 보면 된다. 공포에 질린 연준은 ‘긴급 금리인하 (FOMC가 아님에도 인하 결정)’를 단행했다. 이는 명백한 ‘과잉완화’였다. 당시 문제는 단순 ‘유동성’ 문제였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아닌 ‘지급보증’ 정도로 충분했다. 하지만 당시 CPI가 1%대에 머물렀다는 것이 과잉완화의 유혹을 불렀다.
결국 이후 3차례 금리인하 (75bp)가 진행됐고, ‘과잉완화’는 여지없이 ‘버블장세’를 불렀다. 그리고 이는 닷컴버블의 시작이었다.
증시 버블과 성장주 랠리를 가져왔다
미국 물가 안정을 가져왔고,
이는 미국 경제와 증시의 초호황을 낳았다
닷컴버블은 90년대 중후반이 아니라,
1999년 4분기~2001년 1분기
‘닷컴버블’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일까? 대다수는 90년대 중후반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틀린 것이다. 왜냐하면 1998년 긴급 금리인하가 있기 전까진, 1) S&P 500과 나스닥의 상승률이 큰 차이가 없었으며, 2) 나스닥 P/E도 25~30배 수준에서 움직였다. 다시 말해서 1998년 중반까진 실적장세였지, 버블이 존재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잉완화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1) 나스닥 지수가 급등했고 (1.5년 간 약 4배 상승), 2) 나스닥 P/E가 25배에서 75배까지 오버슈팅했다. 다시 말해서 밸류에이션 확대가 주식시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닷컴버블이 무서운 기세로 시작된 것이다.
나스닥 (기술주)과 S&P 500 상승률이 비슷
즉, 주가는 급등했지만,
이는 순전히 실적장세였다는 의미
지금도 유사한 상황
지금도 1999년 당시와 묘하게 닮았다. 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말이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2년간 나스닥은 2배 가까운 상승을 보였다. 하지만 나스닥 12Mfwd P/E는 25~29배 사이를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일각에서 주식시장 버블을 경고하고 있지만, 사실 지금까지는 ‘실적장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년간 나스닥 지수는 급등했지만, P/E는 동일
현재와 닷컴버블 당시 나스닥 P/E는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상승장은 이미 9월에 시작되었다
2021년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 왜 우린 ‘메타버스’를 상상하게 되었을까?
2021년에 메타버스를 꿈꿀 수 있었던 건
그 전에 ‘언택트 세상’에서 살았기 때문
‘과잉완화’는 ‘버블장세’를 낳는다. 그리고 ‘버블장세’는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가 이끈다. 그렇다면 2025년을 이끌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는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 2021년 버블장세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때 우리는 왜 메타버스 세상을 상상하게 되었을까? ‘메타버스’라는 생각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2020년에 ‘언택트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메타버스 세상’을 상상하게 된 것이다.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는 그 이전 트렌드가 확대되며 나타날 것
다만 2020년의 ‘언택트 랠리’와 2021년 중반 ‘메타버스 랠리’의 주가 동력은 매우 다르다. ‘언택트 시대’를 주도한 FAANG은 이익 급증이 주가를 이끈 ‘실적장세’였다. 반면 ‘메타버스 랠리’는 ‘밸류에이션 확장’이 이끈 랠리였다. 물론 내러티브만으론 부족하다.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크게 오를 수 있다. 당시에도 메타버스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이터들이 나왔는데, ‘제페토 가입자’, ‘로블록스 액티브 유저’ 등이 그랬다.
다만 이것들이 실제로 기업들의 실적을 급등시킨 것은 아니다. 실적이 급등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밸류에이션 확장을 가져왔을 뿐이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는 전혀 새로운 곳이 아니라, 그 이전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트렌드가 확장/파생되며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장을 이끈 테마는 무엇일까? 바로 ‘AI’이다.
하드 AI (투자)에서 소프트 AI (적용)로 주가 상승이 확대될 것
다만 지금까지는 ‘AI 투자’ 관련주만 급등했다. 특히 AI투자의 핵심인 ‘반도체’와 같은 “하드 AI”가 시장을 이끌었다. 그렇게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것이 어디에 쓰일지에 대해선 주가 반영을 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왜냐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의 실적이 워낙 빠르게 늘었기 때문에, 굳이 AI가 활용될 분야까지 상상하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 2020년 언택트 시대가 ‘실적장세’였던 것과 유사하게, 하드 AI 시대는 실적 급증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실적장세’였다.
하지만 AI 투자의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지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엔비디아 실적은 여전히 고공행진 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확실히 둔화되고 있다.
‘과잉완화’가 버블을 만들 것
반면 ‘과잉완화’로 유동성의 고삐는 풀리고 있다. 다시 말해서 엔비디아 실적 성장속도는 둔화되지만, 그렇다고 하락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락장이라면 차익실현을 하고 시장을 떠나겠지만, 상승장이 계속된다면 자금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디로 이동하게 될까?
결국 시장은 ‘AI가 어떤 산업에 접목될 것인지’에 대해서 상상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른바 “소프트 AI”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소프트 AI”의 이익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상상이 ‘밸류에이션’을 확장시킬 산업을 찾고 있는 것이다.
엔비디아 실적 성장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그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현재 버블장세를 이끄는 ‘소프트 AI’ 3대장: 테슬라, 팔란티어, 앱러빈
지금까지 과거 1999년과 2021년 ‘버블장세’ 사례를 통해 우리는 세 가지 공통점을 찾았다
첫째, ‘버블장세’를 유발하는 것은 ‘연준의 과잉완화’이다
둘째, ‘버블장세’는 ‘EPS’가 아니라 ‘밸류에이션 확장’이 주도한다
셋째, 주도주는 그 이전 시대를 지배했던 테마가 적용될 거라 생각되는 업종에서 나온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버블장세도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지난 ‘AI 붐’을 주도했던 ‘하드 AI (AI 투자)’에서 점차 ‘소프트 AI (AI 활용)’로 주도권이 넘어갈 거라 생각한다.
최근 이미 그런 움직임들이 미국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시장을 이끌던 엔비디아, 브로드컴, TSMC 등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른바 ‘하드 AI 3대장’이다.
이것만 보면 얼핏 AI붐이 한풀 꺾인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AI 기술 접목이 성공할 거라 생각되는 종목들은 되려 급등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른바 ‘소프트 AI’ 기업들인데, 특히 최근 팔란티어, 앱러빈, 테슬라의 주가가 주목된다.
테슬라, 팔란티어 등이
내년에 이익이 급증할 것이라 전망하는 것이 아니라,
밸류에이션이 확대될 것이라 전망
팔란티어와 앱러빈은 모두 3분기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했다. 모두 괜찮은 실적이었지만, 사실 엄청나게 좋았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테슬라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자율주행 등이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래서 이익이 급증하는 시기가 2025~26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가는 급등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밸류에이션 확대에 기댄 것이다.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러운 요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잉완화’에 힘입어 밸류에이션은 더 상승할 것이라 생각한다. 비싸다고 팔았다간 수익을 놓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측면에서 ‘버블장세’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물론 버블은 결국 붕괴하고 만다. 이번 버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붕괴 시그널’이 나타나기 전까진 밸류에이션 확장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대해선 자료 후반부에 다시 언급해 보겠다.
1999년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 인터넷이 어떻게 활용될지 상상하다
1999년 버블을 이끈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는 ‘소프트 인터넷 (활용)’
1990년대 중후반 주도주는 ‘인터넷 인프라 투자’의 수혜를 받는 ‘시스코’ 등이었다. 하지만 1999년 ‘버블장세’가 시작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그해 ‘시스코’도 130% 급등했지만, 1999년엔 이 정도로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
당시 주도주는 ‘소프트 인터넷 (인터넷 적용)’ 업종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퀄컴인데, 1999년 퀄컴은 27배나 급등했다. 퀄컴의 랠리를 이끈 것은 ‘EPS’가 아닌 ‘밸류에이션’이었다. ‘무선통신’시대를 꿈꾼 시장이 버블을 만들었다. 나머지 상승률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무선 통신 칩’이나 ‘인터넷 서비스’를 영위하는 기업들이다.
1999년 상승은 ‘실적 급증을 동반하지 않음’
물론 시장의 꿈은 그로부터 10년 후 현실이 됐지만, 1999년 상승은 분명 실적 급증을 동반하지 않았던 ‘버블장세’였다. 물론 이런 버블은 결국 붕괴되었다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함께 퀄컴은 -87%나 급락했다. 다른 주도주들도 -80% 내외로 붕괴했다.
결국 버블 붕괴 시점을 잡아내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우리는 그것을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뒤에서 버블 붕괴의 시그널에 대해서 간략하게 힌트를 줄 것이다.
‘이익 중심’에서 ‘P/E 확장 중심’으로
시장의 색깔을 바꿨다
1999년 상승은 ‘과잉완화’가 동반
참고로 몇 가지 공통점을 더 살펴보자. 1999년 ‘퀄컴’이 급등을 시작했던 시기는 연준의 ‘(LTCM) 과잉완화’가 있었던 시기부터였고, 2021년 ‘메타버스’가 급등한 것도 파월의 ‘(노숙자 텐트촌) 과잉완화’가 있던 시기였다. 최근 ‘소프트 AI’ 급등이 시작된 것은 9월인데, 이 시기는 연준의 빅스텝 (50bp) 금리인하가 시작된 시기였다.
‘소프트 AI’ 중에서도 B2B 선호
첨언하면, 소프트 AI 중에서도 B2B를 선호한다. 챗GPT를 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AI를 활용하기 위해선 적절한 질문과 사용의도를 -nput으로 주입해야만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일반 대중들이 AI로 가기에는 시간이 한참 남았다고 생각한다.
버블장세가 시작된 이후
퀄컴 등 ‘소프트 인터넷’ 주식들 급등 시작
연준의 ‘빅스텝 과잉완화’가 시작된 시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주가는 형편없다
B2B AI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장의 전망이 반영되었기 때문
한국증시에 ‘소프트 AI’ 주식이 존재하는가?
‘소프트 AI’ 종목 미국증시엔 많지만, 한국증시엔 드물다
미국증시에는 강력한 ‘소프트 AI’ 관련 기업들이 많지만, 한국증시에는 그런 기업이 거의 없다. 이것도 한국증시 부진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한국증시에서 기회조차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중소형 성장주’에서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 이유와 어떤 종목들이 이에 해당되는지 알아보자.
1999년 인터넷 버블도 마찬가지.
당시 인터넷 기업은 오직 미국에만 있었다
미국증시에는 뛰어난 AI기업이 많고, 한국증시에는 그런 기업이 거의 없다는 것은 1999년 버블장세 때도 마찬가지였다. 1999년 버블을 이끈 것은 인터넷, 특히 ‘소프트 인터넷 (인터넷을 활용한 기업)’이었다. 당시 주목받던 “인터넷”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절대 다수가 ‘미국기업’이었다. 반면 다른 국가는 변변한 ‘인터넷 선도기업’ 하나가 없었다.
증시만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경제에서도 오직 미국만 독야청청했다. ‘아시아’는 외환위기로 쓰러져있는 상태였다. ‘유럽’은 러시아 모라토리엄/EU 출범 혼란/독일침체 등으로 어지러웠다. 오직 미국 경제만 강했고, 유동성도 오직 미국증시로만 흘러 들어갔다.
하지만 한국증시에도 결국
닷컴버블의 광풍이 불었다
흥미로운 것은, 변변한 ‘인터넷 기업’ 하나 없던 한국증시에도 1999년에 ‘닷컴버블’의 광풍이 불었다는 것이다. 당시 ‘한글과 컴퓨터, 새롬기술, 대양이엔씨, 핸디소프트, 한통엠닷컴’ 등 수많은 기술주들이 급등했다. 이중 새롬기술 (8월), 핸디소프트 (11월), 한통엠닷컴 (12월) 등은 1999년 끝물에 ‘신규상장’한 주식이었다. 그러고도 거의 매일 상한가였다. 이번에도 버블 끝물엔 ‘신규 IPO’를 매우 단기적으로 주목해볼 수 있다.
사실 이들 대부분은 진짜 ‘인터넷 선도기업’이라고 불릴 수 있는 기업은 아니었다. 일부는 상장 폐지의 길을 걸었고, 창업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다만 1999년에 이들 주가가 급등해서 시장을 주도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이후 버블 붕괴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시장의 꿈과 희망이
‘밸류에이션 확장’을 주도한다.
그리고 붕괴된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버블장세’에서 ‘소프트 AI’ 기업들의 이익이 급증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꿈과 희망이 ‘밸류에이션 확장’을 주도할 거란 의미이다. 물론 그 끝은 생각보다 험악할 것이다.
한국의 ‘AI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
버블장세가 종료되기 전까지
밸류에이션 중심의 확장은 가능할 것
아래는 한국증시에서 ‘AI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이라고 언급되는 종목들이다. 물론 이들 기업의 펀더멘탈이 정말 AI를 통해 의미 있는 이익성장을 만들 수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다만 앞서 살펴본 1999년의 사례와 유사하게, 밸류에이션 중심의 확장은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지금의 버블장세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AI소프트웨어 중에선 B2B를 B2C보단 선호한다. 챗GPT를 써본 이들은 알겠지만, 정확한 질문의 목적을 AI에게 던져야만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다. 일반 개인들의 접근은 아직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장 엔비디아 칩을 가장 많이 사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B2C AI 소프트웨어)’ 등은 주가가 시원치 않은 모습이다.
또 다른 ‘소프트 AI’ 주도주: 자율주행/우주 (머스크), 원전, 바이오
‘소프트 AI’는 AI 적용 분야로 연결되는 주식들을 포함
‘소프트 AI’는 “AI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게 아니다. 과잉완화로 ‘밸류에이션 확대’가 기대되는 기업들 중 특히 AI 적용 분야와 연결되는 주식들을 포괄한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업종들도 주도주 반열에 포함될 것이라 생각한다.
주도주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업종은 자율주행/우주 등 일론 머스크가 영위하는 산업들이다. 이와 관련해선 이미 KB증권 자료가 발간되었으니, 함께 참고하면 좋겠다 (11/11, 트럼프 2.0 시대를 상징할 ‘일론 머스크’, 하인환).
#1. 자율주행/우주: 왜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를 지지했나?
머스크의 트럼프 지원 방식은 다른 기업들의 정치인 지지의 선을 크게 넘었다. 그는 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한 지지 발언과 약 1,000억 원이 넘는 기부를 통해 공개적이고 공격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했다. 그러나 그의 명확한 트럼프 지지와는 달리, 그가 트럼프를 왜 지지하는 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부터 ① 시장에서 언급되는 트럼프 지지 이유를 요약해보고, ② 이어서 KB증권이 생각하는 트럼프 지지의 결정적 이유에 대해서 논해보겠다. ①은 주로 피상적이고 사소한 이유들이다. 천재로 불리는 머스크가 단순히 사리사욕을 위해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②는 훨씬 거대하며 근본적이고, 일론 머스크의 속내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이유들이다.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① 시장에서 언급되는 트럼프 지지 이유: 피상적이고 사소한 이유들
먼저 시장에서 주로 언급되는 트럼프 지지 이유부터 살펴보자. 대부분이 자신이 이끄는 회사들의 이익을 위해 지지했다는 이유들인데, 피상적이고 사소한 이유들이다.
시장에서 언급되는 지지 이유 1)
보조금 폐지와 테슬라 점유율 확대
첫째는 ‘IRA 및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철폐는 테슬라보다 다른 전기차 업체에 큰 타격을 준다. 전기차 캐즘 (Chasm, 신기술이 대중화될 때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현상)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접근성’ 등이 꼽히는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나 충전 인프라 확충 등을 정부에서 주도하며 전기차를 보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경쟁력을 갖춘 테슬라는 이런 보조금이 절실하지 않다. 오히려 보조금 지급은 경쟁업체들의 성장을 독려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고 전기차 보조금이 확대된 2022년부터 테슬라의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50% 이하로 하락했고, 테슬라 EPS 역시 2023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 언급되는 지지 이유 2)
개인적인 실망과 반감
둘째, 바이든 정부에 대한 머스크의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당초 오바마 지지 성향을 가졌던 머스크가 트럼프 지지자로 바뀐 이유는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테슬라를 홀대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2월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전기차 관련 행사를 개최했다. 그런데 정작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 CEO는 초청 대상에서 제외했다. 테슬라가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2024년 9월엔 연방항공청 (FAA)이 스페이스X 로켓 발사 과정의 안전 규정 위반에 대해 벌금을 물렸다. 지난 10월 도로교통안전국 (NHTSA)은 테슬라의 FSD 작동 중에 발생한 보행자 사망사고 등과 관련해 예비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테슬라 등 자기 회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세금과 규제 문제 등으로 당국과 갈등을 빚게 된 것도 머스크가 민주당과 멀어진 이유로 꼽힌다. 머스크는 2020년 자신의 집을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이사했고, 2021년 말에는 테슬라의 본사를 텍사스로 옮겼다. 자신의 아들이 성전환 수술을 하고 머스크와 관계를 절연한 것도 민주당의 반대편에 서게 된 이유라는 주장도 있다.
시장에서 언급되는 지지 이유 3)
사업 영위를 위한 규제 완화
셋째, ‘규제 완화’를 노린 것이란 주장도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주행거리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빨리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연방 차원에서의 자율주행차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는 주별로 규제가 상이하기 때문에, 각 주마다의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는 자율주행차를 타고 장거리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그만큼 자율주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도 감소할 수 있다. 또한 테슬라 ‘사이버캡’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데, 이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도로교통안전국 (NHTSA)의 허가도 필요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운전대가 없는 자율주행차의 주행을 승인한 사례는 2020년 한 건 밖에 없다. 그것도 낮은 속도로 ‘물건’을 운반하는 차였다.
일론 머스크가 정부의 규제와 충돌한 것은 ‘전기차/자율주행’ 분야를 넘어선다. 지난 10월 ‘캘리포니아 해안위원회’는 스페이스X의 연간 로켓 발사 횟수를 기존의 36회에서 50회로 늘려달라는 미군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스페이스X가 캘리포니아주 공공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에서는 스페이스X 발사 시설이 소음·온도·진동 문제가 규제를 넘어서 야생동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②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한 더 근본적이고 거대한 이유
단순히 이익 때문이 아닌,
‘거대 목표 (인류의 진보)’를 위한 규제완화
머스크가 진짜 원하는 것은 ‘규제 완화’라는 카드이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테슬라의 이익에 도움이 되어서가 아니다. 그가 목표로 하는 진보를 통한 새로운 세상에서 화성으로 이주까지 인류를 위한 프로젝트를 위해 규제완화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밀월이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자율주행’과 같은 사람의 목숨과 직결되는 기술에서 “규제”가 중요하다는 점은 확실하다. 과거 내연기관 자동차 보급 역사를 통해 “왜 기술력보다 규제”가 자동차 보급의 핵심인지 알아보자.
자동차는 왜 독일/영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꽃을 피웠을까?
내연기관이 처음 발명된 곳은 미국이 아니라 영국/독일 등 유럽이었다. 그런데 왜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은 미국에서 꽃을 피우게 됐을까? 여기엔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미국 정부의 “규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영국은 Red Flag Act 규제로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막음
18세기 중반 영국에선 이미 증기엔진 자동차가 운행 중이었다. 하지만 영국정부는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후퇴시킬 정책을 1865년에 발표한다. 바로 “Red flag act”이다.
1869년 8월, 영국에선 증기엔진을 이용한 자동차가 주행 중 사망사고를 일으켰다. 사망자는 당시 천문학자로 이름을 떨쳤던 ‘메리 워드’였다. ‘메리 워드’가 탑승한 버스가 아일랜드 시골 길을 달리던 중 구덩이에 빠지며 문제가 발생했다. 구덩이에 빠진 자동차는 크게 흔들리며 넘어졌고, 버스에 타고 있던 메리 워드는 밖으로 튕긴 후 버스의 철제 바퀴에 깔려 사망했다. 이전부터도 증기엔진 자동차는 말을 놀래켜서 마차를 전복시키는 등 문제를 일으켰는데, 이 사건은 그것의 결정타가 되었다. 빅토리아 여왕은 ‘Red flag act’를 발표한다.
이 법의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영국 내 모든 차량은 운행 시 3명의 운전 인력을 운용한다. 한 명은 운전을 담당하고, 다른 한 명은 화부 (화로에 석탄을 넣는 사람),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기수 (깃발을 든 사람)이다. 이 기수는 붉은 깃발이나 랜턴을 손에 들고 있다.
그리고 자동차 전방 50야드 (약 55m) 내에 자동차나 마차가 지나가는지 살펴보고, 자동차의 접근을 예고하는 일을 했다. 근처에 말이 끄는 마차가 나타나면, 말이 놀라지 않게 수신호를 보냈으며, 그럼 주변의 자동차는 운행을 멈추고 정지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 내 모든 자동차에 대한 규정 속도를 발표했는데, 교외에서는 시속 4마일 (약 6km), 시내에서는 시속 2마일 (3km)로 제한했다.
Red flag act는 혁신을 가로막은 대표적 규제 중 하나였음
미국은 ‘자동차 사고’를 어떻게 극복했나?
사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자동차 사고를 완전히 막아낼 수는 없다. 현대에도 도처에서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이런 문제를 극복했을까?
해결방법은 ‘기술 발전’이 아니라 “정책”
1) 신호등과 교통법을 만들어서 사고의 귀책사유를 정함
미국 자동차 산업이 이를 극복 방법은 ‘기술 발전’이 아니라 ‘규제’였다. ‘교통규칙/법규’와 ‘자동차 보험’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먼저 ‘교통규칙과 법규’를 제정해서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 사고가 누구의 책임이 더 큰 지를 가를 수 있게 했다. 최초의 신호등은 1868년 런던 국회의사당 근처 교차로에 세워졌다. 하지만 현대식 신호등이 개발되고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미국이었다. ‘가렛 모건’이 만든 신호등은 1914년 클리블랜드의 한 교차로에 설치되었고, 그로 인해 교통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는 사고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누구 책임이 더 큰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해 줬다.
2) 자동차 보험을 통해 사고에 대한 보상금 지급
법적으로 사고의 책임을 가렸다면, 그 다음엔 ‘책임’을 지도록 했다. (대인/대물) 손해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이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자동차 보험’을 만든 것이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보험’은 1887년 트레블러스 보험회사가 미국 코네티컷에 사는 ‘길버트 루미스’에게 발급한 것이다. 자동차 보험은 처음에는 ‘마차’에 적용하는 ‘배상책임보험증권’을 자동차에 확대 적용하는 형태였다. 그 후 재산보험으로서 자동차 보험은 189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랠프 에머리가 자신의 자동차에 화재위험 담보를 요청한 게 최초였다. 당시 보험 회사는 해상보험증권을 응용하여 자동차 보험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자율주행도 마찬가지이다. 완벽하게 사고가 없는 자율주행이나, 사회적 딜레마 (운전자와 보행자 중 누가 죽을 것인가)를 해결할 수 있는 자율주행은 없다. 다만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사고가 더 적고 교통체증을 덜 유발하며 사회적 비용이 더 적다면, 그것은 ‘규제’로 극복해야 할 문제이지, 기술의 완벽도는 그 다음 문제가 될 것이다.
자율주행 시 사고 문제는 보험으로 대응
‘자율주행’은 ‘사람 운전’보다 보험료가
저렴할 것이며, 이게 되려 매력이 된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가 누구의 귀책인지에 대한 판단이 명확해야 한다. 아마도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에게 귀책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기업의 부담이 커지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동차 보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운전자 개인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고 있지만, 기업에 책임이 주어진다면 자동차 보험 가입자도 기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보험료는 ‘자율주행 사용료’에 포함될 것이다. 대신 ‘자율주행’을 사용하는 운전자는 개인 자동차 보험료를 안내도 된다. 그리고 ‘자율주행 사용료’에 부과되는 보험료는 인간이 운전할 때 보험료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기업들은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발전’보다 ‘정부의 규제와 역할’이다
결국에는 ‘우주 (통신 네트워크 장악, 인류의 화성 이주)’로 연결
그리고 자율주행은 스타링크 등 우주와 연결되고, 이는 통신 네트워크의 장악과 더 나아가 인류의 화성 이주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프로젝트로 연결될 것이다.
설치되었고, 그로 인해 교통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전국으로 보급되었다
#2. 원전/화석연료의 부상과 ESG시대의 후퇴
데이터센터 전력과 냉각 수혜주도 주목
AI 투자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전력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B증권은 이런 수요를 담당할 에너지로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원전 (석탄)’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친환경 에너지’는 ‘세계화시대 에너지’인 반면, ‘원전 (석탄)’은 ‘탈세계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공공재는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처벌과 혜택이 중요
‘게임이론: 공공재 딜레마’를 생각해보자. ‘환경’은 공공재이다. ‘공공재’는 비배제성, 비경합성을 가진 자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노력을 통해 형성된 공공재를 누릴 수 있다. 이른바 무임승차 (free rider) 문제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1) 합의 (페널티)와 2) 인센티브 (보조금)를 활용해 무임승차를 줄일 수 있다.
세계화 시대가 저물면서
국가 간 규제/처벌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음
1) 합의 (페널티): 1995년 이후 매년 ‘UN기후총회 (COP)’를 열어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감축 목표를 발표해왔다. ‘세계화 시대’엔 이런 국가 간 협력이 용이했다.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공동의 처벌을 통해 행동을 제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탈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탄소배출을 강제하는 게 가능하겠는가?
높아진 부채와 금리 상승 (이자)으로
혜택 (보조금) 지급도 한계 봉착
2) 인센티브 (보조금): 각국 정부의 ‘친환경 인센티브’도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금융위기, 팬데믹을 거치면서 각국 정부의 부채는 급증했다. 선진국의 노령화는 정부부채 문제를 더 키울 것이다. 게다가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을 위한 보조금을 대량으로 지급하긴 쉽지 않다.
처벌과 혜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국제 공조가 필요한 사항이다
COP28에서 ‘화석연료 퇴출’ 문구 삭제
2023년 이후 ‘친환경 정책’이 뒤로 밀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명백하게 발견되고 있다. 2023년 12월에 열린 COP28 (28차 UN기후협약)에서는 합의문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삭제되었다. 대신 “단계적 전환”이라는 모호한 문구로 대체되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석탄발전은 다시 급증세로 전환했다. 선진국에서는 친환경 보조금을 줄이거나 화석연료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다만 뉴스에선 이런 소식을 접하기 어려워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럴 수밖에 없다. 상대방을 배신하고 무임승차하는 것을 어느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진행할 수 있겠는가?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원전 (석탄)’이 우월한 위치
결론적으로 전력 공급원 확대를 위한 투자에서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원전 (석탄)’이 우월한 위치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도 ‘원전 (SMR)’ 발전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밝히고 있고, EU에서는 10월 15일 ‘원전’을 ‘저탄소 기술’에 포함시키는 것에 처음으로 동의했다. 트럼프가 당선되어 친환경 보조금을 줄이고 원전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면, SMR 등 원전보급은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하락장의 시그널: ‘긴축’이 버블 붕괴의 예언자일 거란 두 가지 증거
과잉완화는 버블장세를 낳고
버블장세는 (실적이 빈약한) 성장주가 이끈다
그리고 버블은 반드시 붕괴한다
버블에 올라타는 일은 생각처럼 쉽진 않다. 왜냐하면 버블은 결국엔 붕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버블이 주는 열매는 매우 달콤하지만, 음악이 멈추기 전에 먼저 뛰어내리지 못한다면 결국 쓰디쓴 잔을 마셔야 한다.
버블이 끝나는 시기를 정확히 전망할 ‘비밀의 법칙’ 같은 건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추론을 통해 우리는 그 끝을 알 수 있는 시그널들을 개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버블 붕괴의 시그널을 ‘긴축’으로 삼는다
그렇다면 버블 붕괴의 시그널은 무엇일까? KB증권이 생각하는 것은 ‘연준의 긴축’이다. 연준의 긴축이 하락장의 시그널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근거: 고물가 시대엔 금리인상이 곧 하락장의 시그널
이유 #1. 고물가 시대엔 금리인상이 하락장의 시그널
첫째, ‘고물가 시대’엔 “금리인상”이 하락장의 트리거이다. 지난 여름,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하락장이 올 거란 주장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으로 어색하다. ‘돈을 푸니까 하락장이 온다’는 것은 이상한 논리이다. 물론 ‘저물가 시대’엔 “금리인하”가 하락장의 트리거가 맞다. 다만 이는 경기가 꺾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저물가 시대엔 실업률이 왕이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엔 반대이다. “금리인하”가 아니라, “금리인상”이 하락장의 시그널이다. 1965~85년에 ‘스태그플레이션 시대’를 보면 명확히 금리인상이 하락장을 불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인데, 2022년 하락장도 ‘금리인상’이 트리거가 됐으며, 물가가 꺾인 후 2022년 4분기에 증시 바닥이 나왔다. 분명 ‘고물가 시대’의 반응이다.
지금은 ‘고물가 시대’.
아직 인플레이션 경계감은 식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린 아직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는가? 대답은 “YES!”이다. ‘고물가 시대’의 구분은 ‘CPI가 얼마인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 즉, 사람들이 여전히 인플레에 집중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이를 알기 위해 구글 트렌드를 참고할 수 있다. 검색량을 보면, 2020년대 이전까지 사람들은 ‘물가 (inflation)’에 관심조차 없었다. 하지만 최근 CPI 안정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에 대한 관심은 과거보다 훨씬 높다. 우리가 아직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연준이 ‘금리인하’를 하면
하락장이 시작된다
연준이 ‘추세적 금리인상’을 하면
하락장이 시작된다
사람들의 인플레에 관한 경계감이 식지 않고 있다.
물가가 다시 2%대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둘째 근거: 130년 주식 역사에 모든 버블은 ‘긴축’이 붕괴시켰다
밸류에이션 버블이 ‘과잉완화’로
시작된다면, ‘긴축’에 붕괴한다
둘째, ‘밸류에이션 버블’을 붕괴시키는 극약은 바로 ‘긴축’이다. ‘과잉완화’가 ‘버블쟝세’를 만든다면, ‘버블 붕괴’는 ‘긴축’이 만든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추세적 긴축’에 대한 시장의 “expectation (전망)”이 나타날 때 버블이 붕괴한다. “이제 모두 틀렸어. 앞으로는 계속 긴축정책이 나올 것 같아.’라는 절망이 생기면 버블은 붕괴한다. “희망”이 버블을 만든다면, “절망”이 버블을 붕괴시킨다.
‘추세적 긴축’에 대한
시장의 ‘expectation (전망)’을 아는 법
그렇다면 시장에 ‘추세적 긴축’에 대한 expectation이 생겼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단기금리를 활용한 모델을 쓸 수 있다. 두 가지 케이스가 있다.
1) Bear Case
: 2000년 붕괴 사례
1) Bear case: 추세적 긴축이 ① 유동성을 흡수하고, ② 이것이 경기사이클을 꺾을 것이란 우려가 함께 생기는 경우이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가 해당된다. 이 경우 -50% 이상의 매우 크고 추세적인 붕괴가 발생한다. 이런 케이스는 ‘단기 국채금리–장기 국채금리 스프레드’로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1930년 대공황 붕괴도 이와 같은 케이스)
2) Bull Case
: 2021년 붕괴 사례
2) Bull case: 경기/실적은 여전히 좋지만 성장률이 둔화되는 상황이 나온다. 여기에 추세적 긴축이 나오면서 버블이 붕괴하는 경우이다. 2021년 메타버스 버블 붕괴가 여기에 속한다. 비교적 작은 붕괴 (-30% 내외)가 나오지만, 장기적으로 버블의 ‘형성-붕괴’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1970년대 버블 붕괴도 비슷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자세히 살펴본 두 번의 과잉완화 이외에, 1900년 이후 발생했던 4번의 버블붕괴는 모두 연준의 추세적 긴축이 트리거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1930년대 버블 붕괴는 디플레이션이 원인이었지만, 디플레가 만들어진 원인이 연준의 과도한 긴축이었으니, 어차피 ‘연준의 긴축이 붕괴의 트리거’였다는 결론은 같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당시 연준 긴축에 대한 시장의 생각 변화
2000년 2월까지는 그린스펀 경고에도
25bp씩 느린 금리인상을 전망
2000년 3월부터 빅스텝과 빠른 금리인상
가능성이 빠르게 대두되며
닷컴버블 붕괴가 시작
시장의 생각 변화를 다룬 기사
바뀌었다는 것을 무엇을 보고 알 수 있는가?
바로 국채금리이다.
10년물 국채금리와 1년물 단기 국채 금리의
데드 크로스는 닷컴버블 붕괴의 신호였다
연준 긴축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시작됐다
당시 시장의 컨센서스 변화는
연준 기준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의
골든 크로스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