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부산
한파가 닥친 대한민국, 여기 부산 또한 제법 쌀쌀해. 무려 영하.
이기적인 발상이다만, 나는 이 추위가 반가워. 마침내 겨울다운 겨울을 맞이한 것 같아서 말야. 그제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겨울이 사라진 부산 풍경을 보고 걱정을 했어. 그럴게, 통통한 호랑거미가 아직도 포식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거든. 1월에! 이게 기후냐!
..는, 내 극단적 환경주의적 생각이고, 지금은 한파 피해 및 동파 걱정을 해야지. 여러분은 수도 동파에 대비했습니까?
33초에 종이컵 1개분이 찰 정도로 물을 틀어놔야 동파 방지 효과가 있구나.
참고로 내가 말로만 겨울을 좋아하니, 추위를 반기니,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은 아냐. 나는 겨울에도 내 방에 보일러를 틀지 않는다! 옷을 두껍게 껴입을 뿐. 내가 잘 났다는 뜻은 아니고, 개인 취향이지.
왜 그렇잖아. 겨울만의 맛. 추울수록 더 뜨겁게 웅크릴 수 있는 묘미. (...) 가령 겨울 홋카이도의 선술집에서 제공하는 옥수수차라든지. (4분 29초)
추울 때면 나는 고독한 미식가 홋카이도 편이 생각나. 특히 뜨끈한 옥수수차가. 내가 옥수수차를 거의 못 접했다 보니, 그에 대한 환상이 커.
옥수수차는 무슨 맛인지도 기억 안 날 만큼 생소하다만, 대신 어제 귀갓길에 편의점에서 핫초코 미떼를 사왔어.
미떼 비싸더라. 아무리 편의점 가격이라지만, 10개들이 8천원이나 했어. 그래도 구매에 후회는 없다. 추울 때 맛보는 140Kcal의 달달한 코코아를 놓칠 수 없지.
한편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 ‘사랑’ 때문이야. 여기서부터는 제 망상입니다. ..내 인생 소원 중 하나. 사랑하는 사람과 추운 겨울날 두터운 옷깃 사이로 체온을 나누는 것이다. 성관계를 가진다는 뜻이 아니라, 그야말로 심장의 온도를 나누는 포옹. 손가락과 손가락을 잇는 깍지. ...상상만으로 행복한 발열이 전신을 감돈다! 하악하악! (...) ..나만 신났네요. 죄송합니다.
이상, 한파가 부드럽게 넘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