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르타트] 아무르타트 - ch4. 가장 빨리 죽는 새 (24)2015.05.05 PM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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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의 습한 공기가 서늘하게 들어왔다. 밤의 기운을 그대로 머금어 속이 얼어버릴 것처럼 차가운 공기에 머리가 맑아진다. 옅은 안개가 깔린 숲 속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리타는 천천히 움직였다.



오른손에 든 검을 빠르지 않은 속도로 휘두른다. 얼핏 보면 검을 처음 잡은 사람이 시험 삼아 휘둘러보는 것처럼 느리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검을 잡아본 사람이 그 광경을 본다면 지금 동작에 얼마나 많은 힘이 포함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냥 검을 휘두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빠르게 휘두르는 것은 근력과 민첩성이 있다면 가능하다. 그리고 검에 힘을 실은 상태로 일정한 결을 따라 휘두르는 건 기본적인 근력과 자제력, 검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리타가 천천히 휘두르는 롱소드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깨끗한 움직임으로 매끄럽게 움직였다. 그녀의 동작을 아주 빠르게 본다면 힘껏 휘두르는 것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간결했다. 그녀의 검은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나뭇잎에 닿았고, 결코 베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상황임에도 정확하게 나뭇잎을 갈랐다.



반으로 잘린 나뭇잎은 원래 떨어지던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땅바닥에 내려앉았다. 리타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검을 끝까지 밑으로 휘두른 다음 천천히 발을 옮기며 다음 동작을 이어나갔다.



만약 보는 사람이 있다면 지루함에 하품을 할 만한 동작들을 끝낸 다음에야 리타는 정상적인 속도로 검을 털어내고는 검 집에 넣었다. 그녀는 어느새 이마에 맺힌 땀을 상쾌하게 닦아내며 숨을 몰아쉬었다.



“후우…… 겨우 정상이네.”



격한 움직임은 없었건만 온 몸에서는 열기가 피어올랐다. 시원한 아침 공기가 기분 좋게 몸을 식혀준다. 폐로 숨을 들이키자 속이 얼어버릴 듯 짜릿한 게 꽤 기분이 좋았다.



리타는 손을 털고 주먹을 움켜쥐면서 몇 번 휘둘러보았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녀의 명력을 따라 손이 움직인다. 도둑 길드에서 중독 당했던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몸이 그녀의 의지대로 움직인다는 게 이리도 기분 좋을 줄이야.



옅은 미소를 지었던 리타는 그러다 곧 표정을 굳혔다.



생각해 보니 이 여행이 시작되고 나서 그녀는 참 많은 폐를 끼쳤다. 일행 중에 칼을 제외하고서는 가장 넓은 견문을 가지고 있는 그녀다. 거기다 칼의 여행은 꽤 오래 전의 일이었으니 최근으로 따지자면 그녀가 사실상 제일 경험이 많은 셈이다. 무력이 아닌 전투력으로 따져 봐도 샌슨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그런 주제에 제일 어리고 약한 후치보다도 더 일행의 짐이 되었다.



레너스에서는 이것저것 많이 하긴 했지만, 결국 다른 일행은 자신들의 힘으로 헤쳐 나왔다. 칼라일 영지에서는 픽 쓰러져서 괜한 걱정거리만 안겨주었고, 이라무스 시에서는 도둑 길드에 붙잡혀 버려 일행의 일정에 지장을 주고 말았다.



단순한 강함과 경험만이 다가 아니다. 리타는 정말 짐 노릇을 해버린 자신의 과거를 상기하며 얼굴을 감쌌다. 분명 찬 공기에 노출되어 있을 텐데도 볼이 따뜻하다. 아직 열기가 다 안 사라져서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그럴 것이다.



“아아……”



괜한 부끄러움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녀를 감싸고 있는 감정들을 날려버리려는 듯 손을 마구 휘둘렀다. 그런 와중이라 갑작스레 옆에서 들린 목소리는 꽤나 당황스러웠다.



“리타, 뭐하나요?”



이루릴이 나무를 짚고 서 있었다. 그녀의 순하고 커다란 눈이 멀뚱멀뚱 리타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딱 굳은 리타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어…… 언제부터 있었나요, 이루릴?”



“조금 전부터요. 후치가 식사 준비 다 끝났다고 데려오라고 했어요.”



“그렇군요.”



이루릴이 그녀가 허둥대는 꼴을 봤을까 싶어서 괜히 긴장되었다. 리타는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최대한 태연함을 가장해 움직였다. 허리에 매달린 검이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걷어 올린 소매를 내리며 풀린 단추를 채웠다.



이루릴은 뻣뻣하게 움직이는 리타를 의아하게 보며 말했다.



“그런데 아까 전에는 뭘 하신 건가요?”



“아, 아까 전이라니, 어떤 말이죠?”



“검을 느리게 휘두르던 것 말이에요.”



그 말을 듣자 리타는 잔뜩 몸에 들어갔던 힘이 풀렸다. 하지만 더 생각을 해보니, 그 말은 그녀가 검술을 훈련할 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결국 모든 걸 다 지켜봤다는 소리다.



“리타?”



“잠깐만요. 회복 좀 하고요.”



리타는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 이루릴이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이유를 알 턱이 없었다. 리타는 잠깐 시간을 흘려보낸 후 고개를 들었다. 평상시와 같은 무표정으로 훌륭하게 돌아온 얼굴로 그녀는 이루릴에게로 걸어왔다. 이루릴의 시선을 느낀 리타는 덤덤하게 그녀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제 검술 수련법입니다.”



“그런 식으로 수련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 건가요?”



“검을 정확하게 휘두르고 마음대로 다룰 수 있게 되죠. 검을 다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정확함이니까요. 정확하게 검을 다룬다면 상대의 검을 보다 적은 힘으로 막을 수 있고, 보다 적은 힘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어요.”



“그런가요?”



“사실 여러 가지 수련 방법이 있지만, 저에겐 이게 가장 잘 맞는 것 같더군요. 이것도 이시도가 가르쳐준 방식인데, 참 어떻게 그런 사람이 이런 방법을 고안해 낸 건지.”



리타는 전혀 믿음직하지 않았던 항해사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가 전해준 ‘사이록의 수평선’이란 이름을 가진 검술의 대단함을 생각하며 그녀는 머리를 내저었다. 도무지 매치가 되지 않는다.



“저도 그 훈련을 하면 도움이 될까요?”



“본인이 직접 경험하는 게 중요하지만, 이루릴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네요.”



“왜죠?”



리타는 자신의 롱소드를 손으로 만지며 대답했다.



“제 검과 이루릴의 검은 궤를 달리하니까요. 이루릴의 검은 속도가 가장 중요해요. 검술도 찌르기 위주고 막는 것도 흘리는 게 주죠. 그리고 이루릴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천천히 동작을 되새기는 것보다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공격하는 것을 훈련하는 게 도움이 될 거예요.”



“알겠어요. 조언을 해줘서 고마워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이니까 새겨들을 필요는 없어요.”



“아니에요. 친구의 의견은 소중한 것이니까요. 리타는 제 검술을 생각하고 해준 조언이잖아요. 새겨듣겠어요.”



이루릴은 빙긋 웃어 보였고 리타는 마땅히 지을 표정이 없어서 계속 무표정한 상태를 지켰다.



두 여자는 금방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고 거기서 식사 준비를 막 끝내고 있는 일행을 발견했다. 당장이라도 수프와 팬케이크에 달려들려는 샌슨을 후치가 구박했다. 칼은 잔잔히 웃으면서 식기를 사람들에게 나눠주었고 네리아는 냉큼 받아들고 전투태세를 취했다. 길시언은 기대감과 의심이 반쯤 섞인 표정으로 요리과정을 지켜보았고, 운차이는 평소에 두르고 있던 냉랭한 기운을 잠시 접어두고 음식을 기다렸다. 후치가 이루릴과 리타를 발견했다.



“좀 기다려, 샌슨. 제발…… 아, 왔어요? 어서 앉아요. 오늘은 모처럼 실력을 발휘해 봤지요.”



이라무스 시에서 든든하게 보급을 하고 왔기에 요리 재료가 충분했다. 그랬기에 요리를 만들 수 있어서 후치는 꽤나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루릴과 리타는 후치의 말에 따라서 냉큼 자리에 앉았다.



고소한 향을 풍기는 수프와 베이컨이 나눠지고 큼지막한 접시에 팬케이크가 나왔다. 샌슨은 자신의 몫을 받아들자마자 허겁지겁 먹어치웠고, 그것으로는 부족했는지 냄비에 남은 수프를 마저 긁어먹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맛에 대해 칭찬을 하며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그때까지만 해도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못했던 길시언은 수프 한 숟갈을 뜨자마자 눈을 번쩍 뜨며 마시듯 그것을 해치웠다.



식사는 금방 끝났다. 길시언은 입가에 묻은 수프를 닦아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후치. 대단히 감명 깊은 아침 식사였어.”



“어때요? 여행할 때도 얼마든지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죠.”



“난 그런 솜씨가 없으니 포기하지. 차라리 널 데리고 다니는 길을 택하겠어.”



“절 고용하려면 꽤 비싸게 칠 걸요?”



“아쉽군. 떠돌이에겐 사치구만.”



후치와 길시언은 낄낄거리며 웃었다.



리타는 그릇을 내려놓으며 후치를 향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랑 결혼해줘, 후치.”



“고용 상담 다음에는 결혼 상담이라니, 내 인기는 어쩔 수가 없네요.”



“아, 아니다. 어차피 제미니랑 결혼하면 되겠구나. 우리 집에 데릴사위로 와라.”



“리타!”



후치가 벌게진 얼굴로 외쳤고 칼과 이루릴은 미소를 지었다. 참고로 샌슨은 먹는다고 정신이 없었기에 후치와 리타의 대화를 듣지도 못했다.



이루릴은 항상 얻어먹어서 미안하다며, 저녁은 자신이 해보겠노라고 말했다. 엘프의 음식은 인간에겐 안 맞을 테니 인간식으로 해보겠다고 하였다. 후치는 엘프의 음식이 어떨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루릴의 말을 신뢰했기에 얌전히 그녀의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팬케이크는 한 장만 남고 말았다. 운차이와 샌슨은 서로를 노려보면서 마지막 팬케이크 쟁탈전을 벌이고 있었다. 샌슨이 자신의 입장을 이용해 롱소드를 철컥거리는 등의 치사한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을 보며 후치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거기에 대응해 운차이는 무서운 눈으로 샌슨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샌슨은 지지 않으려는 듯 운차이를 노려보았으나 금세 몸을 움찔하고 말았다. 구경하고 있던 길시언이 감탄을 터트렸다.



“살기군. 정말 컨트롤이 자연스러운데?”



후치는 리타나 운차이가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하던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는 길시언에게 냉큼 질문했다.



“살기가 뭐죠?”



“드래곤 피어에 대해 알아?”



“어, 그건, 드래곤이 상대를 마구 겁주는 오러……”



“그거랑 비슷해.”



“사람도 그게 돼요?”



“사람과 드래곤만 그게 되지. 살기는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킬링 오러. 학자들은 드래곤만 그게 된다고 생각했지만, 흰 토끼를 보셨나요. …… 아냐! 젠장. 어, 자이펀인들은 그걸 해냈어. 내 생각에는 모든 동물이 다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것은 드래곤과 인간일 거야. 인간은 원래 짐승에 가까우니…… 방해하지 마! 에, 그러니까 엘프는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사니까 될 것 같기는 한데, 성격상 안 될 것 같다. 엘프는 몸매가 너무 좋으…… 그아아아악! 임마! 아니, 엘프는 유피넬의 어린 자식이니까!”



후치는 배를 잡고 웃었으며, 칼은 프림 블레이드의 방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설명한 길시언에게 감탄의 눈빛을 보냈다. 리타는 이루릴을 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히 엘프는 몸매가 너무 좋죠.”



“그러게.”



네리아가 이루릴을 바라보며 동감을 표했다. 이루릴은 당연하게도 전혀 그녀들의 대화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녀는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것으로 길시언을 더욱 더 부끄럽게 만들었다.



후치는 웃느라 고인 눈물을 닦아내며 리타로 질문의 대상을 바꾸었다.



“리타는 살기를 쓸 줄 알죠?”



“응.”



“그런 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훈련만 하면 살기를 쓸 수 있는 걸까요?”



길시언이 놀라며 물었다.



“리타 양은 살기도 다룰 줄 아십니까?”



“예. 가슴이 클 뿐만 아니라 살기도 다루죠.”



“……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그 이야기는 그만 해주십시오.”



길시언은 거의 눈물을 흘릴 기세로 애원했고 리타는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그리고 그녀는 길시언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후치에게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바이서스 인들도 훈련한다면 사용할 가능성은 있지만, 자이펀 인들처럼 능란하게 다루지는 못할 거야.”



“어째서죠?”



“그건 감정의 절제와 관련된 문제거든. 자이펀의 남자들은 바이서스에 비해서 상당히 제한된 성장환경을 가지지. 절제가 당연한 덕목이고 명예로운 것이라 생각해. 그렇다보니 살기를 익히는 데 적합한 정신을 가지게 돼. 비교적 자유롭게 살아온 바이서스 인은 살기를 컨트롤 할 정도로 감정을 절제하긴 어렵지.”



“흐음. 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이거죠?”



“응. 나도 했으니까…… 하지만 이 예는 적절치 않은 것 같네.”



길시언은 의아한 듯 고개를 기울이며 리타에게 물었다.



“그런데 살기는 보통 남자들만 다룬다고 하지 않습니까? 엄밀히 말해서 드래곤과 인간 남자만 다룬다고 하는데, 어떻게 리타 양께서 다룰 수 있는 겁니까?”



“그건 조금 잘못된 상식이에요. 먼저 자이펀에서는 여성의 인권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살기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해요. 여성이 검을 드는 것도 의장용이 아니고서는 순결을 잃을 때를 대비한 자살용 무기 밖에 없는 실정이죠.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남자들만 살기를 다룬다는 인식이 생겼어요.”



“음, 확실히 자이펀에서 그런 풍조가 있다는 것은 들었습니다. 여자들은 너무 편협하고 집착이 강…… 너, 한 번만 더 그러면 리타 양에게 넘길 거다. 흠흠, 여자들은 사회 상활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네. 그리고 사실 여자들이 살기를 다루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여자들은 길시언의 말처럼 편협하고 집착이 강하니까요. 후훗. 그런 표정 짓진 마세요. 농담이에요.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감정이 풍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렵단 말이었어요. 그러니 아무래도 길시언이 아는 것처럼 사람들이 생각하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어라? 그 말은 리타가 감정이 메말랐다는 소리야?”



네리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와 동시에 후치와 칼의 안색이 순간적으로 창백해졌다. 리타에게 있어서 그런 종류의 이야기는 상처를 가져다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네리아가 그것을 알 리가 없었고, 그녀는 사색이 되어 손을 허둥지둥 놀리는 두 남자를 의아하게 생각할 뿐이었다. 리타는 웃고 있는데 왜 저러는 걸까?



“소녀 감성을 가진 네리아보다는 그렇지 않을까요? 전 아무래도 남자들처럼 자란지라 무뚝뚝한 편이라서요. 감수성이 그렇게 풍부하진 않거든요. 거기다 주변의 남자들이라고는 후치나 칼, 샌슨 같이 무드 없는 사람들뿐이니까, 이해하시겠죠?”



확실히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눈치 없는 헬턴트 남성은 없었다. 다만 그들은 전혀 불편한 기색 없이 받아 넘기고 네리아랑 꺄르르 웃는 리타를 보며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왕이 뭐라고 해도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단호하게 싫다고 말할 여자가 저런 식으로 말하다니. 정말로 개의치 않는 것일까? 아니면 감정을 숨기게 된 것일까?



그러는 사이에 샌슨은 운차이의 살기에 눌려, 결국 마지막 남은 팬케이크를 양보하고 말았다. 운차이는 팬케이크를 입으로 가져가며 승자의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후치에게 말했다.



“살기를 퍼트릴 정도의 맛이야. 훌륭하다, 후치.”



아마도 샌슨의 인생 중에서 남에게 음식을 양보한 것은 처음이지 않을까? 속으로 눈물을 쫙쫙 뽑고 있을 샌슨을 생각하며 후치는 킥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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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4장이 길긴 하군요.

도둑길드의 이야기로 꽤 잡아먹은 탓인가 봅니다.

4장 다 쓰려면 30편까지 가야할 듯 ㄷㄷ

공모전이 끝나고 나니 요즘 뭔가 의욕이 없네요. 이럴때 아무르타트라도 팍팍 써야겠습니다.

당분간은 일일연재 할 기세로 달리려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네, 생각만요.

그럼, 좋은 밤 되시길.


댓글 : 4 개
말수가 적은 운차이마저 살기로 상대를 제압해 먹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후치의 팬케이크
후치의 직업군을 분류하자면 음유시인과 딜러를 겸하고 있는 요리사! 이겠죠.
이야기를 기다리는게 즐겁네요 ㅎ
역시 후치는 마성의 소년 ㅋㅋ
확실히 후치만한 마성의 남자는 흔치 않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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