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건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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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괴담] 손 ~ 14 ~ (0) 2010/06/22 PM 01:35


“주희야! 김주희! 주희야!!!”


아내는 여전히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물론 내가 ‘손’에게 잡혀 있는 것도 보지 못 하고 있다.


“주희야! 잠깐만, 잠깐만 나를 좀 봐 어서!”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자 아내가 힘겹게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고통스럽게 일그러진 창백한 얼굴이었다.


“어...자...자기. 꺄아아악! 자기야!!!”


아내가 내 모습을 발견하더니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주희야! 이거 받아!”


나는 손에 쥐고 있던 라이터를 아내에게로 던졌다.


“문 밑에 베이비오일 보이지! 문에다 몽땅 뿌리고 불을 붙여!”


“그러면 자기는!! 자기는 어떡하고!!!”


‘손’이 점점 나를 변기 쪽으로 끌고 간다.

내 힘으로 이를 저지하긴 불가항력이었다.

나는 한 마디라도 더 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아내에게 외쳤다.


“너라도 여길 나가! 넌 홀몸이 아니잖아. 어서 해! 조금만 더 있으면.. 끄아아악!!”


바닥으로 부었던 염산이 내 몸에 닿았다.

마치 고열로 담근 쇳덩이가 살점에 닿는 느낌이다.


“끄으윽... 어, 어서 불을 붙여! 어서!!”


아내는 손으로 입을 감싸고 어쩔 줄 모르는 표정만 짓고 있다.


“어떡해, 어떡해!! 저기요, 저기요!! 좀 도와주세요 네!?”


아내가 정신을 잃은 조장을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조장의 녹아내린 다리를 보고 깜짝 놀라 손을 뗀다.


“으....어... 무, 무슨 일이요? 라, 라이터는, 라이터는 구했소?”


조장이 정신을 찾았다.

몹시 괴로운 표정이었지만 그나마 아까 보다는 안정 된 듯 했다.

아내는 조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황급히 내가 던진 라이터를 줍는다.


“여, 여기요. 라이터 여기요!”


“뭐, 뭘 하고 있소. 그럼 어서 문에 불을 붙여야지!”


“그, 그렇지만 지금 제 남편이 붙잡혔다고요! 어떻게 좀 해 줘요!”


지금 조장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어느새 변기 앞까지 끌려왔고,

‘손’은 나의 다리를 위로 쭉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콰악!


변기에 있던 ‘손’이 나의 나머지 발을 붙잡는다.

나는 양쪽 발을 모두 ‘손 들’에게 붙잡힌 상태로,

하체만 붕 띄워진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조금씩 다리가 양 옆으로 벌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대로 날 찢어 죽이려는 것일까?


“저길, 저길 봐요! ‘손’들이 남편 가랑이를 찢으려고 하잖아요!! 이봐요!”


아내의 간곡한 외침이 들려왔다.


“후우..후우.. 당신이라도 살아야 할 거 아니요. 시간이 없소. 어서, 어서 불을 붙여요!”


아내라도,

아내라도 살아야한다.

점점 정신이 아득해져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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