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건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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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괴담] 들러붙은 여자 ~ 6 ~ (0) 2010/06/24 PM 12:50


"여기까지, 질문 있으십니까?"


젊은 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노트북에 무언가를 열심히 치고 있었다.


"어째서, 그 악령이라는 게 나한테 들러붙은거지? 나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여자인데말야."


젊은 남자는 열심히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질문에 답했다.


"들러붙은 것은, 우연히. 라는 표현이 적절할지도 모릅니다."


"우연? 우연히 들러붙었다는 거야?"


"네. 우연히 침입하기 쉬운 사람을 만났다. 아마 그뿐일겁니다.

진짜 목적은 '아무라도 좋으니 자신의 수중에 넣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악령은 산 인간을 죽이고, 수중에 넣는 것으로 세력을 확대시킵니다.

형님을 베이스로삼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를 노리고 있겠지요."


"무엇을 위해?"


"아마 외로움을 달래거나 원한을 달래기 위해. 혹은 둘 다. 라고 해도 되겠지요.

그런짓을 해도 무의미할 뿐인데 말이죠.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그녀가 원하는 것들은 영원히 이뤄지지 않습니다."


"꽤나 제멋대로인 테러리스트 같군... 하나 더 궁금한게 있어. 너는..."


"존이라고 부르세요."


"존?"


"동료들은 그렇게 부릅니다. 본명이 말하기 힘든 이름이어서."


존이라... 옛날, 집에서 기르던 개와 같은 이름이다.


"그럼, 존. 아까 너는 사장이 제령을 하라고 했을 때, 머리를 움켜쥐면서 '오마이갓' 이라고 했지. 그것과 어설프게 손으르 대면 자신도 죽는다. 라고 했던것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어."


"아, 들으셨어요? 음, 뭐라고 해야되지.

솔직히 말하면 제 손에서 감당할 수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감당할 수 없다니?"


"형님, 짐작가는 일 없으세요? 의사, 경찰관, 간호사. 이 세명의 남자."


놀랐다. 이 녀석이 어떻게 그 일을 알고 있지.


"짐작가는 것..... 있어"


"그들은 형님이 말하신 미친여자가 지금까지 죽여온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완전히 그녀에게 속해, 그들이 그녀의 방어벽이 되어 있습니다."


"죽여 왔다고?"


"네. 지금의 형님과 마찬가지로 달라 붙어 괴롭힌 결과 죽게된겁니다.

그 중에서도 의사와의 연결이 강해요.

아마도 최초의 피해자이고, 부모와 자식 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홋카이도에서의 사건을 떠올리고 있었다.


"제 손에서 감당할 수 있을까, 했던 것은 그 세 명이 이유입니다.

사장님은 형님을 본 순간에 미친 여자의 모습이 보이는 곳까지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지금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방어벽인 세 사람을 볼 수있는 곳까지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홋카이도에서 본 환상. 그 병원안에서 만났던 세 명도 그 여자에게 살해당했다고?


"만약 억지로 그들을 돌파하려고 해도 그들에게 발이 묶이게 되겠죠.

그 틈에 여자가 제 안으로 침입하고, 지금의 형님처럼 저에게도 들러붙을 겁니다.

혹시 그렇게된다면, 제 목숨도 위험해요."


그럼, 그 때, 의사가 했던 말의 의미는? 나나코? 그 여자의 이름인가?


"방법을 생각하겠습니다. 저도 이 장사에 목숨을 걸었으니까요."


사회적으로 말살? 나는 이제 무리야? 고독을 함께해?

나는 한 번에 불가사의한 정보들을 떠올렸기 때문인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형님? 왜 그러세요?"


존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저기, 존. 만약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하면, 나는 어떻게 되는거야?"


존이 타자를 멈췄다.


"죽습니다. 사고사, 병사, 자살...

저는 예언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인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 미친여자는 지금까지 세 명이나 죽였어요.

너무 위험한 여자예요. 살해당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요...."


나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미쳐버릴 것 같았다.


"존..... 내가 지금까지 그 여자를 본건 두 번이야. 그 얘기를 할께."


나는 존에게 홋카이도에서의 사건. 그리고 처음 존과 만난 날 밤의 사건을 얘기했다.

존은 진지한 표정으로 내 얘기를 들었다.

얘기가 끝난 뒤, 존의 첫 마디는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복잡하군요." 였다.


"그렇게 복잡한건가?"


"복잡합니다. 형님, 그 병원에서 이것은 현실이 아니다 라고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셨나요?"


"위화감은 없었어. 아직까지도 그건 현실처럼 느껴진다."


그 얘기를 들은 존은 더욱 심각하게 변했다.


"그렇게까지 리얼한 병원을 형님의 머릿속에 만들어냈다.

게다가 동시에 세 명을 그 장소에 나타냈다.

이것은 여자... 나나코였나요? 그 녀석이 형님의 머릿속을 꽤 깊은 부분까지 침식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세명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단하군요, 이건."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갑자기 바닥 없는 깊은 늪에 빠진 것 같았다.


"형님, 솔직하게 제가 느낀점을 말하겠습니다."


"그래."


"지금까지 살아계신게 장합니다."


밤. 나와 존은 어느 호텔의 룸에 있었다.


"괜찮은 방이죠? 여기, 사장님의 사촌이 경영하는 호텔이예요"


확실히 좋은 방이었다. 지상 20층에 위치한 이 방에서는 예쁜 야경이 보인다.


"형님, 가족분들에게는 연락해두셨죠?"


"응,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몰라서 애먹었지만, 결국은 이해해줬어."


"죄송하지만 일이 끝날때까지, 형님을 이곳에 감금하겠습니다.

자칫잘못하면 가족분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으니..."


나의 가족은 어머니와 누나, 두 사람. 아버지는 3년전의 가을에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리가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집에서 홀로 돌아가신 뒤였다.

아버지는 정말 좋은분이셨다. 나는 이제껏 그때처럼 진심으로 울어본 적이없다.

남겨진 몸이 약한 어머니를 내가 지켜야하는데, 지금 나는 이 모양이다.

정말로 면목없다.


"저기, 존. 너도 가족이 있을꺼아냐"


내 질문에 존은 잠시 곤란한 얼굴을 했다.


"피가 이어진 가족은 없습니다. 저, 시설출신이거든요. 그래서..."


"그랬군. 괜한 질문을......"


"아뇨, 제게는 가족이 있습니다. 사장님과 동료들 모두가 가족이죠.

저는 사장님이 잡아주지 않았다면 정말 쓸모없는 인생을 살다가 죽었을 꺼예요."


그렇게 말하면서 존은 상냥하게 웃었다.


"그 여사장, 히스테릭하고 무서운 사람이었지만, 니가 말한것처럼 천성은 좋은 사람이더군."


"음.. 그렇죠? 평소에는 무섭지만 말이예요. 그리고.... 형님."


"응?"


"그 사람. 여자 아니예요"


"뭐?"


"개조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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