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를 말리고 싶은 카메라 장비 (픽디, 벤로)
어제에 이어 오늘도 카메라 이야기야. (...) 그게, 지금 내 몸 상태가 안 좋아. 기침에, 근육 결림에,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대본을 쓸 수가 없어. 이렇게 침울할 때 그나마 카메라 썰은 생각 없이 술술 털어낼 수 있걸랑. 에헴. 그러니 시작! 오늘은 신제품 2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여과 없이 날리겠어.
첫 번째, 픽디자인 마이크로 클러치!
지금 한창 “킥스타터”에서 투자금 끌어 모으고 있어. 거참, 딱 봐도 문제투성이지 않니? 보기만 그럴싸하지 실용성은 내다버린, 평소의 픽디자인 감성, 앙? 뭐, 클러치를 작게 만들어서 검지를 자유롭게 풀어놓은 것 까지는 좋아.
그래서, 좁디좁은 그립 사이에 낄 메모리카드 커버 슬롯은 어떻게 하라고? 벌써부터 걸리적거릴 것 같은데!
메모리카드 슬롯이야 옆으로 살살 빼서 우겨넣는다 쳐. 진짜 문제는 배터리 교환이었어. 픽디자인 공식 배터리 교환 시연 영상을 감상하실까.
드라이버를 꺼내서, 나사를 풀어서, 밑동을 잡아당기고, 떼고, 그제야 배터리 커버를 열고, 배터리를 교체하고, 다시 밑둥을 원 위치 시키고, 다시 나사를 조이고, 드라이버를 제자리에 거치시키고, 맙소사... 이건 아니잖아! 킥스타터라고 기획 막 하네!
혹시 우리 칼린쇼 애청자들 중에 해당 킥스타터에 상납하신 분이 계실까? 안 계시죠? 안 계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런 실용성 상실한 제품에 투자할 바에, 제게 기부하십시오. 내게 조공 협찬하는 자 30대가 복될 지어니, 에이맨! (..,)
다음, 두 번째, 벤로 FS20PRO 사이언버드 헤드!
볼헤드와 비디오헤드의 장점을 동시에 갖췄어. 마침 카메라 설명해주는 남자, 사진 찍는 회계사, 두 카메라 유튜버 채널에도 소개 영상이 올라왔으니, 참조하시라.
기획의도 참신하고, 벤로면 알루미늄 가공 깔끔할 거고, 좋은데, 허나! 난 이 제품 우려점부터 보이더라고. 우선 0.3KG의 가벼운 무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거든. 곳곳에 경량화 흔적이 보이거든. 그 중 최악은 볼 지름! 볼 지름이 채 25mm가 안 될 것 같아. 미니 삼각대용 볼헤드 보다 작은 지름이랄까.
콩알만 한 볼이 들어간 여파는 적재량으로 드러나. 최대적재량 4.5KG. 불안한데... 물론 풀프레임 카메라니, 70200 렌즈니, 케이지니, 다 합쳐도 4.5KG을 넘기진 않을 거야. 다만! 각도를 기울인다든지, 헤드 중심에서 떨어진 부위로부터 힘을 가하면 얘기가 다르니까. 일례로 최대하중 12KG까지 버틴다는 헤드가 2KG에 불과한 장비에 맥을 못 추는 경우를 난 경험했어. 길다란 클램프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으니 푹푹 앞으로 고꾸라지더라고. 시소 효과, 지렛대의 원리, 앙?
다음, 활용도가 뛰어난 더블 파노라마 패닝, 이것도 문제야. 움직일 수 있는 부위가 많아질수록 고정력은 떨어지니까. 패닝 클램프는 70200조차 못 버티고 핑그르르 돌아버리는 경우가 생기걸랑. (...) 진짜야. 이래봬도 이 몸, 한 때 삼각대니, 각종 헤드에 심취했던 인간이라고. 패닝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다고.
물론 삼각대와 헤드를 안락한 환경에서 사용할 때는 별 문제가 터지지 않아. 그러나! 야외에서 삼각대를 들고 움직여야 한다든지, 바람 몰아치는 산 정상이라든지, 거대한 바닷바람과 맞짱 떠야 하는 상황에서는 패닝이 돌아버려! 나사가 풀려버려! 카메라가 바닥으로 박혀버려!
지금은 삼각대 관련 물품 다 처분했다지만, 내가 왜 50mm 이상 볼헤드니, 다리 두께 40mm 삼각대니, 묵직한 비디오 헤드니, 선호했게요. 나도 처음엔 초경량만 좋아했어. 그러다 삼각대 들고 거친 환경에 한번 나가 봐봐. 모든 기준이 달라져. 가벼운 거는 꺼리게 돼. 조금이라도 듬직하고, 단순하고, 단단한 거! 조일 수 있는 부분일랑 죽을힘을 다해 조아야 마음이 놓인다니까. 조이느라 손바닥 아파서 장갑까지 챙기고 다녔다야. 크흠. 라떼 회상은 그만!
아무튼. 나처럼 튼실한 헤드 좋아하시는 분에겐 벤로 사이언버드 헤드를 비추하는 바야. ...아잇, 경량 여행용 삼각대 헤드에 엉뚱한 잣대를 들이 됐나? 가벼움을 추구하는 제품에 묵직함을 요구하다니... 그래도 어쩔 수 없어! 헤드만 16만원! 삼각대까지 45만원! 바래야 할 것이 많은 가격대라고. 인정? (...)
이상! 결론! 벤로 사이언버드 헤드는 개인 취향에 따라 구매하시고요, ..픽디자인은, 님아 그 지름을 건너지 마오! 제발! 싸우자 픽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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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 Clutch: Never drop your mirrorless camera again. by Peak Design — Kicksta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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