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치죠지의 검은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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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to-day] 기술 잘못 배운것 같아요. (9) 2024/02/04 PM 04:41

자동차 썬팅, 전문적인 단어로 윈도우 틴팅을 하고 있는 루리웹 유저 입니다.

 

편의상 자동차 썬팅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이 기술을 배우기 전에는 관심도 없었고, 나랑 관련없을 줄 알았습니다.

 

이 업계에 종사하시는 외삼촌의 권유로 20대 중반 나이에 배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도 곧잘 가서 마냥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뛰어들고, 실패할때마다 사장에게 욕먹고,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손님에게 욕먹고..

 

매장 밖에서 차 안에 앉아 클락션으로 부르던 손님까지 상대하며,

 

임판집부터 신차패키지 업체, 썬팅 학원, 필름 브랜드 본사 등 여러 샵에서 일하다보니

 

어느덧 경력이 쌓여 15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쪽 자동차 필름 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마이피를 통해 알려드려도 내 말이 맞다 식으로 댓글 다시는 분도 종종 있고,

 

썬팅 학원에서 배운지 3~4달 배우신 분은 기술 다 배우기 전에

 

마치 이 쪽 업계를 다 안다는 듯이 말씀하실때마다 혼자 상처를 받아왔습니다.

 

 

1, 필름 원가 얼마 안하는거 인정 합니다.

 

하지만 시공하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고가의 필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필름을 사다 시공하는 입장이고, 저도 정말 원가를 알고 싶습니다.

 

수입 브랜드 필름 같은 경우 현지에선 한국과 비교해서 저렴한데,

 

한국에 넘어와 한국 정식 넘버를 인쇄하면 왜 가격이 2~4배를 뛰는지 알고 싶습니다.

 

 

2. 필름 불량이 나거나 문제 생기거나 뭔가 바뀌면 본사는 저희같은 대리점에게 알리지 않습니다.

 

국산 브랜드는 유리에 박리될 정도로 오랫동안 방치가 안되면 본드가 거의 안남는 제품들이 많습니다.

 

한편, 해외 브랜드는 별 쇼를 해도 본드가 반드시 남습니다.

 

최근 해외 브랜드 필름 몇몇이 본드가 거의 안남습니다.

 

내 기술이 좋아서요? 그건 아닐꺼에요.

 

원가절감했다던가 국내에서 제조해서 로고만 딱딱 박아서 파는겁니다.

 

보증기간 내에 불량나면? 불량난 만큼 필름 주고 보상없이 재시공 해달라고 합니다.

 

재시공을 위한 노동을 했는데, 보상이 없으면 하고 싶겠어요?

 

img/24/02/04/18d72f5428e2950b.jpg

( 루마 로고가 있지만 로고가 이면지에 있어서 시공자가 소비자에게 확인시켜주지 않는 이상

소비자는 저 로고를 절대 볼수 없습니다. )

 

 

3. 위에 언급했듯이 썬팅 대부분이 필름 원가는 저렴하고 대부분이 눈탱이 다.

 

라고 표현하시는 분들 치고 아무도 이 업종을 안하시더라구요.

 

저의 노력의 가치를 0 으로 만들었으니, 저도 그 분들을 보는 시선이 마냥 곱진 않습니다.

 

게다가 그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돈벌기 딱 좋은 환경인데,

 

왜 안할까요? 정말 의문입니다.

 

저도 여러분과 같이 땀흘리고 돈을 버는 노동자 입니다.

 

노동의 가치를 0 으로 만들어주지 마세요.

 

 

4. 자동차 썬팅은 좋든 싫든 조그마한 이물질이 꼭 들어갑니다.

 

재시공은 그렇다치고, 새차인데 왜 들어갈까?

 

많은 분들이 내 차에 결함없이 시공되기를 원하시지만 실제론 그렇게 되기 힘듭니다.

 

우선, 환경을 비교해볼까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서 만든 반도체 공장하고, 일반 건물과 다를바 없는 썬팅 업체하고

 

시설이 같고, 결과물도 같을까요?

 

답은 말씀안드려도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실껍니다.

 

차 밖에서 연무기를 아무리 뿌려도 자동차 마감제 틈에서 나오는 먼지들을 잠재우기엔 버거워요.

 

그래도 기술자 라면 해내야지 ! 라는 생각을 가지시는 분들이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먼지가 없이 시공된다 라고 말하는 업체는 사기꾼 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운전하면서 거슬리는 부분은 알아서 떼고 하거나 손님이 요청시 재시공 합니다.

 

 

5. 필름 붙이는게 뭐 어렵다고 그래?

 

진짜 오랫동안 해보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자동차마다 다른 시공 난이도는 기본이구요.

 

매일 불편한 자세로 팔에 힘을 줘가며 시공하니

 

시공이 끝나면 손가락부터 팔꿈치, 그리고 허리가 매우 아픕니다.


 

6. 내가 하고 있는 기술은 봉사하기 위해 배웠나?

 

아닙니다. 돈벌려고 배운 겁니다. 지금도 모자른 부분 채워가면서요.

 

그러나 요즘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 손님부터 청룡인 코스프레하는 딜러들의 갑질..

 

그리고 딜러가에 시공해준다고 해도 주변 지인들은 " 내가 딜러보다 못해? "

 

그러면서 필름값만 받고 시공해줘 가 대부분이네요..ㅎㅎ..

 

 

 

푸념 몇가지를 써보니 나름 후련하네요.

 

다 정리하고 이 쪽 업계를 떠나 다른 기술을 배우고 싶네요.

 

몸은 고되도 마음만은 편안할것 같아요.

 

부족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전국이 눈이나 비가 오니 안전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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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사과를    친구신청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공임이 비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루트    친구신청

ㅋㅋ 왜 의류에 원단 한칸 덧댐하는데 만원이냐 드냐
봉제랑 천 쪼금 쓰는데 비싸지 않냐 라고하는 미 췬 사람들도 많습니다 ㅋㅋ

나홀로 부뚜막에    친구신청

맞아요
상대의 노동댓가를 인정해야합니다

withsilence    친구신청

유독 공임비에 각박한게 좋은 서비스 받을때도 있지만 가끔 날림으로 해먹는 사람들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단 한번이라도 그런 경험하면 시선이 달라지잖아요 ㅋ

파가니존다S    친구신청

고충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힘네세요..

김치콩나물국정식    친구신청

우리나라 사람들이 몬가 파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너무 강함

흉켈    친구신청

이상한 진스앙 들이 많아소 그래요 ㅠㅠ
고생 많으셨네요.. 원가 얘기 하는 녀석들은 쉽지 않으시겠지만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셔야 맘이 편하십니다 ㅠㅠ
원가 얘기 할거면 지가 사서 붙이지 왜 굳이 와서 한마디씩 하는지 참...
화이팅 입니다 힘내세요!!

잎사귀소년    친구신청

공임 받는 입장에서 가장 빡치는 질문이 "그래서 원가가 얼마인데요?"죠.

알면 당신이 하던가...

RAHARU    친구신청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면서 자기 똑똑한 줄 아는 소비자가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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