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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획자 이야기] 게임기획자 이야기 5 - 게임시나리오 작업 3 (2) 2013/05/19 PM 07:15

메이거스의 로리콘



현재 집에서 잘 놀고 있는 한 게임 기획자의 이야기~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 하는 것임에 유의하세요.


***

[프로젝트 중반의 게임 시나리오 작업]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퀘스트 시스템까지 확립되었을 경우,
시나리오 담당자는 시나리오를 그만 쓰고 다른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통 개인 역량에 따라 시나리오 다음으로 레벨디자인이나, 퀘스트 작성을 맡게 됩니다.
현재는 시나리오를 얘기하고 있으니 레벨디자인이과 퀘스트는 추후에 얘기하겠습니다.

문제는 프로젝트 중반에까지 시나리오 작업을 하게 될 경우입니다.
이 경우 높은 확률로 많은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필연적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게 되고, 고려할 게 많기 때문입니다.

***

프로젝트 중반에도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요청을 듣고 작업을 하는 것은 초기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플러스알파로 현재까지 만들어진 작업물을 참고하거나 고려해줘야만 합니다.
보통 그래픽 팀의 작업물을 가장 많이 신경 쓰게 됩니다.

***

프로젝트가 1년 이상 진행되면 높은 확률로 상부에서 또는 외부에서 뭔가를 추가하라는 요구가 생겨나곤 합니다. 그 요구가 ‘시나리오를 바꿔라!’라는 식의 직접적인 지시는 아니지만 뭔가를 하나하나 바꾸다 보면 결국 시나리오까지 손을 대야 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일례로.
알을 구해서 몬스터를 키우는 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몬스터를 포획하는 게임으로 고쳐라.’라는 요구 사항이 온 적이 있습니다.
시키는 사람은 몬스터를 키우나 포획하나 어차피 몬스터 강화시키는 건 그게 그거 아니냐는 식으로 간단하게 말합니다만...

하하하 이런 시발~


이 경우 주인공은 사육사가 아니라 사냥꾼이 됩니다. 시나리오도 몬스터와 알콩달콩 하는 방향이 아니라, 더 강한 몬스터를 찾는 도전형식이 되어버립니다.
이 쯤 되면 기존의 시나리오를 유지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이때 초심자가 하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가,
이미 있던 시나리오를 진짜로 갈아엎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허나 기존의 것보다 엄청나게 재미있고 유익한 시나리오를 쓸 자신이 있다 해도 가급적 갈아엎는 일은 신중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지어 총책임자인 PD가 ‘기존 거 생각하지 말고 마음껏 써!’ 라고 말했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그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많은 작업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고,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작업물을 만들던 그래픽팀 등의 스트레스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찌어찌 여러 반대를 무릅쓰고 결국 시나리오를 새로 썼다 해도 문제는 여전합니다.
그 경우 당신은 필연적으로 많은 것을 책임지게 되고, 일도 엄청나게 많아집니다
작명을 새롭게 하고, 맵을 새롭게 하고, 동선을 새롭게 하는... 등등등.

***

갈아엎는다는 선택은 최후의 최후로 미루고, 가급적 기존의 것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잘 갈아엎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요구가 한 번으로 끝날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세요. 분명 또 합니다. 그 때도 갈아엎을 건가요?


이젠 뭐든지 두려워...


***

뭐...
실제로 예전의 회사에서 신임PD의 강력한 제안으로 마지못해 시나리오를 갈아엎는 경우를 경험했는데.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튜토리얼 하나 바꾸는 것만 해도 고생이 엄청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래도 기존의 스케쥴에 ‘추가 작업’ + ‘테스트’까지 붙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그렇게 고생하고 바꿨는데 생각보다 성과가 안 좋았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니 뭐 하러 쌩지랄을 했던거냐는 비아냥과 함께 회사를 그만두려는 사람까지 속출하더군요.

***

다시 돌이켜 보죠...

나무를 쌓고 하나씩 뽑으면서 균형을 잡는 젠가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무너지지 않게 나무 하나를 조심스럽게 뽑아냅니다.
그리고 뽑은 나무를 다시 잘 쌓아둡니다.
그 작업이 게임시나리오입니다.


젠가 게임에서 섣불리 나무토막을 빼면 탑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마찬가지로 섣불리 시나리오를 바꿔버리면 탑이 무너지는 것처럼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렇듯 프로젝트 중기의 시나리오 기획자는 기존의 작업물과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신중히 고려해가며 작업해야 합니다.]

[또한 새로운 것을 써도 기존의 작업물을 포용할 수 있게 써야 합니다.]

조율. 균형감각.
이 두 가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물론 이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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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디엇    친구신청

게임 중반 이후에 웬만하면 한번쯤 큰 변화가 있기 마련인데 갈아엎어도 문제, 안갈아엎어도 문제더군요. 갈면 간대로 문제가 터지고 안갈면 안간대로 문제가 생기니...

Stuck    친구신청

그래서 저는 갈아엎지 않는 수준에서 적절히 땜방하는 걸 추천합니다.
이왕이면 작업량이 적고, 치명적이지 않은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겠죠. ㅎㅎ

물론 어떤 상황이냐에따라 다를 수 있기에 제 방법이 100%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후에는 해당 기획자의 노하우와 센스에 맡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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