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 하는 것임에 유의하세요.
***
조금 극단적인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기획은 회의를 위해 존재하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회의를 통해 작업물을 요청하고, 회의를 통해 부서간의 조율을 합니다.
일부 회사에서는 회의하고 회의록 정리하다가 야근까지 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회의하고 끝이냐?
당연히 회의 후의 결과를 확인해야죠.
‘확인’이라고 했는데, 일반적으로는 피드백(Feedback)이라고도 합니다.
단순히 확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물에 대한 의견이나 수정 등을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
회의 후 결과물은 대략 다음과 같이 나올 수 있습니다.
기획의도 --> 작업물
기획의도에 100% 맞춰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_-;
***작업물이 훌륭할 때***
기획의도 이상으로 훌륭하게 나왔을 경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대로 좋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기회의도 이상’으로 나왔다는 것에 유의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해도 냉정해져야 합니다.
작업자의 노력은 분명 치하할만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구현되지 못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작업물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 뿐 아니라 현재 작업물과 관련 있는 타 파트분들께도 이 작업물을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의하십시오.
작업물이 원화라면 TD, 모델러, 애니메이션 등에 문의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의 결과를 작업자에게 알리세요.
가능하다면 가능한대로 진행하면 되고,
불가능하다면 이러이러한 이유로 힘드니 수정이 필요하다고 전달하면 될 것입니다.
이러한 확인행위는 번거로울지 몰라도 기획자는 기획자대로 구현 가능한 범위를 알 수 있고, 작업자는 작업자대로 자신의 작업범위를 인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됩니다.
***작업물이 적당할 때***
문제가 없다면 당연히 통과입니다.
작업물을 토대로 문서나 DB를 정리하면 됩니다.
아무리 스무스하게 통과되었다고 해도 회의록에는 기록해야 합니다.
***작업물이 부족할 때***
분명 기획의도는 반영된 것 같으나, 어딘지 퀄리티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입니다.
이 역시 신중해야 합니다.
결과물이 기대에 못 미쳐도 기획의도가 들어갔다면 타협하십시오.
가끔 일류 게임의 원화나 일러스트를 보여주면서 ‘이런 식으로는 못 그리나요?’
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건 기획이 아닙니다.
그냥 욕심입니다.
모든 사람의 능력이 일류일 수는 없습니다.
기획자는 지금 있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정 그런 일러스트를 원하시면 더 많은 돈을 주고 그걸 그린 사람을 고용하세요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절대로 다른 작업자의 작업물을 평가하지 마세요.
그것은 PD나 사장의 몫입니다.
기획자는 기획의도가 제대로 표현되었는가만 확인하고 더 이상 따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기획의도가 제대로 안 들어가면, 그 때 따지십시오.
***작물이 기획의도에서 어긋났을 때***
재작업은 당연하죠.
허나 이 경우 그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거나, 상대방이 잘 못 이해했을 경우 이런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렇다고 누구를 나무라지는 마십시오.
다시 한 번 회의를 하고 기획의도를 확실하게 전달하세요.
그리고 작업자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무엇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가끔 엉뚱하게도 여러 불만들이 날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불만역시 사태를 파악하는 데에는 참고가 됩니다.
일단 뭘 알아야 해결을 보지 않겠습니까?
반드시 다시 회의를 하십시오.
파트간의 소통은 이 정도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정리하자면...
작업물의 수준이 어떻든 무조건 기획의도를 기준으로 판단하라.
작업물의 수준이 어떻든 기획의도와 벗어난 작업물이 나올 경우 반드시 상의하라.
입니다.
결과를 확인하고 의견이나 요청을 추가하는 확인 작업(Feedback) 시기는 문제가 가장 많이 터지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분위기와 공조가 좋을 경우 이 때 만큼 즐거운 시기도 없습니다.
능력 있는 기획자라면 이 시기를 즐거운 시기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