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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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일상?] 모처럼 엄마와 전파가 통했다. (0) 2018/04/02 PM 08:49

지난 주말 회사 워크샵에 참가해 푼돈에 눈이 멀어 몸을 혹사하고난 여파로

 

일요일 내내 기절 잠을 자고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 코앞에 닥쳐온 시험을 두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집에 갈까?]

 

하고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집에 가서 쉴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한 문제라도 풀고 한시간이라도 있자 하는 생각에 집근처 2층에 있는 카페에 들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풀라는 문제는 안풀고 폰으로 DP를 끄적이며 글이나 쓰고 있는 그때였습니다.

어머니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더군요.

내용인 즉, 마트에 왔는데 내 포인트가 문제가 있어서 확인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마트는 카페의 바로 옆.

어머니와 전화로 포인트 문제를 해결하고 창밖을 보고 있자니 어머니가 마트 밖으로 나오십니다.

어머니가 꽃을 파는 트럭 근처에 왔다갔다 하시는걸 보고 전화를 겁니다.(어머니의 몇 안되는 취미가 꽃을 키우시는 일이기에 꽃을 보면 뿅 빠지십니다.)

 

"엄마 그자리에서 2층 봐바요 2층."

 

그리고 엄마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흔드는데 엄마도 화색을 지으며 말씀하십니다.

 

"마침 잘됐다. 너 현금 있니?"

 

"당연히 있죠!"

 

난 카페에서 나갈 명분이 필요하고,

엄마는 현금이 필요하고

 

누이좋고 매부 좋고

 

당장 남은 커피를 쭉 들이마시고 책을 챙기고 짐을 싸서 후다닥 카페를 튀어나갑니다.

나갔을때 어머니는 아직 꽃이 피지 않은 화분 몇개를 보고 고민하고 계십니다.

저는 현금 3천원을 꺼내서 화분 하나를 계산하고, 어머니는 하나를 사들고 저쪽 큰 화분 하나를 보며 트럭 아저씨에게 협상을 하려 합니다.

 

"저 큰거 이쁜게 만원은 너무 비싼데. 이거 하나 샀는데 8천원에 안되요?"

"아 나는 땅파서 장사하나?"

"걍 만원 주고 사. 아들이 살게."

 

하고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자 트럭 아저씨가 냉큼 받으려는걸 어머니는 도로 뺏습니다.

 

"엄마는 이 작은 화분이면 됐다. 너 돈 너무 많이 쓰면 안된다."

 

더 좋은거 사드리고 싶었지만 어쨌든 나는 일찍와서 쉴 핑계 생겨서 좋고, 어머니는 그냥 구경만 하다 가실 거였는데 화분 하나 사서 좋고, 카페 사장님은 1시간 있을 손님이 빨리 가서 좋고, 트럭 사장님은 물건 팔아서 좋고

 

모두가 윈윈입니다. 

 

 

*카페에서 공부를 하더라도 1시간에 최소 1천원 자릿세라는 생각에 2시간 지나면 음료를 하나씩 더 시키곤 합니다. 물론, 2시간 이상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거의 버티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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