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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소사이어티 - 새로운 시민들] 첫번째 기록 - 뼈, 관찰하다 (1) 2013/06/08 AM 01:38
첫번째 기록 - 뼈, 관찰하다


다이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난 지금 뒤집힌 차 안에서 거꾸로 매달려 있어.
두 놈이 날 향해 달려 오는군.
빌어먹을 괴물 놈들... 팔 아래 툭 튀어나온 뼈가 땅에 긁히는 소리가 들리고 있어.

평소엔 잘 채워지지도 않던 안전벨트가 지금은 왜 또 풀리지도 않는지...

자동차 경보음이 고막을 때리고 있지만 뒤집힌 차위로 올라간 놈들의 소리가 훨씬 더 귀에 박히는군.

문을 열 수가 없어서 창문으로 기어나왔지.
다리를 뺄 때 차에 올라탄 놈이 내려 찍은 뼈에 하마터면 발목이 찍힐 뻔 했어.

멀리서 세 마리가 더 달려오고 있어...

난 달렸어...

달리고 또 달렸지...



지금 시간은 20XX년 9월 9일 07시 17분

다이앤, 어제 일이 믿기지 않을 정도야.
변함 없이 햇살은 따스하고 커피향은 은은하군.
여전히 '저것들' 때문에 밖에 나가질 못 하고 있지만...

놈들은 어디서 온걸까?

요즘 유행한다는 신종 조류독감?
그게 사실은 그...뭐냐 좀비 바이러스였다는 이야기?
당신과 같이 소파에 앉아서 봤던 그 B급 영화에 나온거 처럼?

하지만 이상해... 놈들은 영화에서처럼 사람을 먹지 않아.
얼굴이 뭉개져서 입이 없는 놈들도 꽤 있었어.
그저 팔 아래에 튀어나온 '뼈'로 사람들을 찢거나 찌르지.

당한 사람들은 곧 그 놈들과 같은 모습이 돼.
어떤 사람은 단 몇 분만에 변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다음날 봐도 몸을 뒤틀며 괴로워 하고 있더군.

이 놈들이 뭔 약을 잘 못 먹어서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발모제는 아닌 거 같아.
머리카락이 거의 없고 얼굴은 녹아내린 회색 반죽같은 느낌이야.
놈들마다 다르긴 하지만 눈, 코, 입, 귀 중에서 하나만 나와 있는 놈들이 많았어.

그래서 난 놈들을 '도우(dough 반죽) 페이스'라고 불러.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부르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상한 소리를 내.
입이 막혀 있는 놈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끄드드드득...

하는 이갈리는 소리 같은 곤충이 낼 법한 소리를 내지.

아직 '입이 있는 자'를 본 적은 없어서 그 놈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키가 굉장히 커. 팔, 다리, 허리 할 거 없이 뼈가 길어져서 아마 살아있을 때보다 10~20센치 정도 커진 거 같아.
늘어난 부위의 살은 버티지 못 하고 찢어져서 대충 달려 있지.
개중에는 갈비뼈가 배를 뚫고 나와 있거나 아예 뒤쪽으로 휘어져 있는 놈들도 있어.
찢어진 복부 사이로 내장을 질질 흘리고 다니는 놈들도 있고.

놈들은 얼굴 살에 파묻히지 않는 감각기관에 크게 의존해. 그리고 날카롭지.

놈들이 나타난 후 당신을 찾으러 러쉬먼 코퍼레이션까지 차로 가려고 했어.

하지만 놈들 중 '귀를 가진 자'들이 달려나와 차를 덮치는 바람에 얼마 가지도 못 했지.
몸만 빠져나와 집까지 도망쳐 오는 게 겨우였어.

한 마리만 있다면 어찌어찌 상대할 수 있을거 같았어. 허우적 대는 뼈 끝만 조심하면 되니까.

문제는 빌어먹을, 놈들은 '죽지를 않아.'

총알을 머리에 박아도 죽지 않았어.
그 순간만 나뒹굴고 다시 달려 왔지.
날더러 어쩌란 건지...

도망치다 주운 삽으로 놈의 다리를 찍어 버렸는데 그건 효과가 있었어.
날라간 다리를 찾지도 못하고 팔 뼈로 엉금엉금 기어가더군.

(하필 그 때 공구점이 옆에 있었다니!! 앞으로 일요일마다 공구점에서 기도하고 삽으로 십자가를 만들어야지.)

뼈 자체가 그렇게 강하진 않은 거 같아.
늘어난 뼈만큼 약해졌거나 끽해야 사람의 뼈와 별반 다르지 않겠지.

이상한건 이 놈들은 밤이 되니 길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거야.
좀비들은 밤의 시민들 아니었나?
낮에 돌아다니던 놈들이 밤되니 꼬빼기도 안 보이더군.
밤에는 자기 집이라도 들어가서 잠이라도 자는건가?
마치 아직 사람인 거 마냥...

이제 관찰도 했고 밤 중에 마트에서 비상식량도 확보했어.
가능한 놈들과 만나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을 때를 대비해서 적당히 가벼운 도끼도 구했지.
B급 좀비 영화에서처럼 체인소나 총을 난자하면 바로 놈들의 바베큐 신세가 될테니까.
특히 '귀를 가진 자'나 '눈을 가진 자'들에게...
무엇을 하던 최대한 조용히 해결하는게 최고겠지.

다이앤, 당신이 일하는 러쉬먼 코퍼레이션의 연구소까지 100킬로는 넘겠지만 이제는 차로 가기는 힘들겠지.
또 저번처럼 운좋게 살아난다는 보장은 없으니... 걸어서 갈 생각이야.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능한 한 밤 시간을 이용해서.

그 쪽은 웬만한 군대보다 안전하다고 들었어. 당연하겠지.
이 도시는 러쉬먼 사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실험 중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대규모 쉘터에 식량도 몇 년치가 있다고 들었어.
그리고 회사 소속의 특수 사설 경비대도 있다고.

놈들이 안에서 나타나지만 않으면 이 곳보다는 훨씬 더 안전할 거라고 믿어.
안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이앤, 곧 달려갈께.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래.
다시 당신의 따스한 손에 입 맞출 수 있는 행운이 나에게 주어지기를...

아,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어.

아직 전기도 끊기지 않고 수돗물도 나와. 이상하지?
보통 좀비가 나타났다고 하면 전기고 물이고 다 멈출 줄 알았는데. 영화는 그냥 영화인건가?

다만 전화만 되지 않더라고. 인터넷도...
마치 누가 끊어 버린 것처럼.

세상과 단절되어서 이 동네만 덩그러니 남겨진 것 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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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글이지만 제목 모집 중입니다용>_<ㅋ
혹시 제목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정말 감솨. ㅜㅁ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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