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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 로스트 인 더 레인 / 레인 (0) 2014/06/13 PM 08:36



로스트 인 더 레인 / Rain


플레이 시기 - 2013년 10월




PS3 세대가 되면서 콘솔게임도 다운로드 판매가 시작됐고, 오늘날에는 이미 플스, 엑박 진영 양쪽 모두 패키지로 발매되는 모든 게임은 정책적으로 다운로드판이 동시에 발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 디스크 패키지를 사모으는 재미덕분에 조금 불편할지라도 여전히 모든 게임을 패키지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PSN 스토어에서 구매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일반적인 풀 프라이스 게임과는 거리가 있는 인디 게임이나 컨셉 게임들뿐입니다.


제게 있어 DL 전용 게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임은 바로 댓게임컴퍼니의 플라워와 저니입니다. 플라워는 록맨9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구입하고 만족한 DL 전용 게임임은 물론이고 다이나믹 테마를 4년째 쓰고 OST를 4년째 듣고 있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준 작품이었습니다. 뒤이어 나온 저니는 몇번의 발매연기를 충분히 이해해줄 정도로 훌륭한 작품으로 플라워 시점에서 이미 주시하게 된 회사인 댓게임컴퍼니를 다시금 머릿속에 각인시킨 작품이죠.


어쨌든 DL 게임 중 가장 인상깊었던게 플라워와 저니였던만큼 제게 이 두 작품은 DL 전용 게임들에 대한 기본적인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아기자기하고, 분위기 평화롭고, 음악 좋고, 보기좋고, 부담스럽지 않은 난이도에 플레이 타임은 적당히 짧은 그런 게임 말이죠. 



물론 사실 제게 이미지가 그렇게 각인되었을 뿐 실제로 플라워와 저니는 DL 전용게임으로선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잘만든 게임이었고, 언피니시드 스완이니, 림보니, 다크 미스트니 이것저것 기대하고 플레이해봐도 이 두 작품만큼 저 기준에 들어맞으면서 만족스러운 작품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언젠가 개발 소식을 듣고 지켜보게 된게 바로 이 작품, 로스트 인 더 레인이었습니다. 적어도 개발 컨셉이나 영상만을 봤을 땐 정말 간만에 저 기준에 정확히 들어맞는 작품이 나온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눈여겨보고 있다가 예약판매 기간에 구입하고 발매 당일 DL판을 받아서 끝장을 봤습니다.



















일단 이 게임의 장르는 기본적으로 적들을 피해 탐험하는 어드벤쳐로 어느 비오는 날 빗속의 알 수 없는 세계에 갇혀버린 소년이 괴물을 피해 도망다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소녀를 만나게 되고 자신들이 살던 세계를 찾아 도시를 돌아다닌다는 스토리의 게임입니다. 캐릭터의 대사 없이 게임 내의 모든 이야기는 문자 해설로 전달되는게 마치 그림책을 넘기는 것 같은 분위기를 줍니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존재들은 모두 자신들의 모습을 잃어버린 상태로 비를 맞고 있을 때는 비가 흘러내리는 윤곽만 보이고, 비를 맞지 않을 때는 오직 발자국만 보이게 됩니다. 이 기본적인 시스템을 이용해 괴물들을 피해다니고 이런 저런 퍼즐을 풀면서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조작도 간단하고, 체크 포인트도 자주 있고, 퍼즐의 난이도도 높지 않은데다 조금 헤매다보면 텍스트 힌트도 볼 수 있으며, 한번 클리어한 챕터는 몇 개의 체크포인트를 골라서 다시 플레이할 수도 있는 등 편의성은 상당히 좋습니다. 




하지만 딱 하나 불편한 점은 저 비 맞을때는 윤곽만, 그렇지 않을때는 발자국만 보인다는 기본 컨셉과 함께 카메라가 캐릭터를 잘 잡아주지 못할 때가 있어서 가끔씩 자기 캐릭터가 어디 있는지 못찾아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앞서 말한 기준으로 게임을 평가하면 캐릭터, 그래픽, BGM, 분위기 전부 괜찮습니다. 특히 비내리는 표현은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헤비레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또 걸작입니다. 마치 저니가 나왔을 때 비슷한 시기에 나온 언차3의 사막 챕터와 저니의 사막 표현을 함께 보는 느낌이랄까요. 정말 비로 시작해서 비로 끝나..진 않는군요. 마지막엔 맑아지니까. 아무튼, 그렇게 비를 주제로 하는 게임인 만큼 비 표현 하나만큼은 정말 끝내줍니다. BGM도 게임 분위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데, 메인테마가 아마 클래식 곡인 월광이 맞으려나요? 무지 오래전에 들어본 곡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플레이 타임은 길어야 겨우 3시간 정도로 비 오는 날 분위기 잡고 앉아서 한번에 몰아 클리어하기 딱 좋은 게임입니다. 그렇게 1회차를 클리어하고 나면 숨겨진 요소로 일러스트와 함께 게임과 관련된 짧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기억의 구슬을 모으는 게 있는데 본편 부터가 일직선 진행이다보니 이것도 1회차 진행할때보다 조금만 더 뒤적거린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찾기 쉬운 편입니다. 덤으로 트로피에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알려드리면 전체 트로피는 브론즈 8개, 실버 3개, 골드 1개로 한번 클리어하고 기억의 구슬만 다 모으면 100% 달성 가능합니다. 상당히 쉬운 편이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이 게임은 유니티 엔진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얼마 전부터 굉장히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으로 지금은 가장 보편적인 아마추어 게임 개발 엔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물건인데, 온갖 기종을 다 지원하는 범용성에도 불구하고 요상하게 콘솔로는 제대로 된 작품이 없었단 말이죠.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적어도 제 기준에 이 시점까지 콘솔로 발매된 유니티 게임 중 처음으로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 평가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딱봐도 예산이 그렇게 많이 들었을것 같진 않지만 정말 분위기 있게 잘 만들었어요.




여기까지가 작년 10월 기준으로 플레이해본 소감이고, 이번에 디스크판으로 재발매가 되었더군요. 기왕이면 그냥 처음 나올때부터 디스크판 포함해서 나왔으면 그걸 샀을텐데  싶어서 불만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그래도 가격도 부담없고 게임도 만족스러웠던지라 판매량 하나 더 올려주는 셈 치고 디스크판도 구입했습니다. 디스크판의 특전은 엔딩곡 A Tale Only the Rain Knows 영상과 다이나믹 테마 등 이것저것 있긴 한데 예약판매 특전과 겹치는게 꽤 되서 아쉽더군요. 먼저 발매됐던 이름만 저니 컬렉터스 에디션이고 실제로는 댓게임컴퍼니 컬렉션 패키지판이었던 물건과 비교하면 상당히 초라한 수준이긴 합니다만 뭐... DL판의 가격을 생각하면 아직 이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못한 플레이어들에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긴 하네요.






간단히 간추려서 플라워나 져니를 생각하고 구입하시면 분명 만족하실 수 있겠지만, 림보 같이 머리 쓰는 어드벤쳐를 생각하고 구입하시면 반드시 후회합니다. 난이도가 상당히 쉽고, 딱히 머리 써야할 부분도 없으며, 게임이 파고들 요소라곤 별거 아닌 기억의 구슬 수집 외엔 전무합니다. 그야말로 게임오버 요소가 있는 플라워나 저니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 면에서 조금은 애매했던 리뷰 점수가 플레이해보니 납득이 가지만, 그렇다고 쳐도 DL 전용으로 발매되었던 게임으로서 이정도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렇게 인상깊게 플레이했던 플라워-저니에 이어 세번째로 좋은 작품이라고 인정하고 싶은 작품이랄까요.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아기자기하고 괜찮은 컨셉 게임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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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DL판이 발매됐을때 이미 한번 짧게 소감문을 남긴 적이 있는데, 이번에 디스크판 발매 기념으로 조금 더 자세하게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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