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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번역] 하야세 미사 -하얀 추억 #17 (0) 2017/10/17 AM 12:19

하얀 편지 #09

 

 

 우주군이 발족하지 않는 데에는 저도 불안해 하고 있어요. 이대로 우주 부대로서 존속해야 한다니 믿을 수 없어요. 부디 군조직이 되어야 할텐데 말이예요.

 아버지께 거기에 대해 여쭤보려 해도 아버지가 안 계세요. 어머니는 물론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으세요. 친구나 동료들도 정확한 부분은 아무것도 몰라요. 대체, 이 불안함에 누가 답을 해줄 수 있을까요? 

 어머니의 용태는 아버지께서 가신 이후로 점점 나빠지고 있어요. 팔에는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매마른 나무처럼 말라가고 계세요. 식사량도 줄어서, 영양 보충을 위해 링겔을 꽂고 계세요. 불안해요.

 불안 X 불안 = 절망... 이란 말은 누가 한 말일까요? 그래도 아직 절망하지 않을꺼예요. 우주군이 발족하고 어머니께서 회복할 때까지 힘낼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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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사태가 찾아왔어. 화성 기지가 일시적으로 폐쇄당하게 생겼어. 원인은 여느 때처럼 세계 각지에서 발발한 게릴라 활동에 있어. 내란 진압을 위해 통합군은 전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게 되었지. 때문에, 탑 클라스 사관이 많은 화성 기지를 일시 철수시켜, 각지에서의 방위전 지휘를 맡길 생각인거야. 군 당국은 눈 앞에 있는 것만 생각해서, 대국을 바로 보지 못 하고 있어. 화성 기지 폐쇄가 인류엑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걸까? 인류는 우주로 향하는 교두보를 잃은 거야. 여기서 하루에 손에 넣을 수 있는 지식은, 지구로부터의 관측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비하면 수백배 차이가 나. 이곳을 일시적 폐쇄하게 되면, 인류는 다시 따라 잡을려면 100년 이상의 세월을 필요로 하게 될꺼야. 하지 않아도 될 전쟁을 하기 위해, 100년 진보를 늦출 권리가 군에 있는걸까?

 하지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나 역시 군인이야. 자신이 바라는 것과는 다르지만, 주어진 임무는 책임을 갖고 달성하지 않으면 안 돼. 100년의 진보와 인류의 통일을 저울질하면, 역시 인류의 통일 쪽이 중요하겠지? 나는 그저 도망만 다니는 비겁자가 아니니까.

 기지 사람들도 모두 충격을 받았어. 특히 헨리와 알리사는 더욱 더 충격이었던 것 같아. 무엇보다 두 사람은 이곳에서 계속 살 생각이었으니 말이지. 이곳에서 결혼하고, 이곳에서 아이를 낳고, 이곳에서 묻힐 생각이었으니까. 그게 두 사람의 꿈이었으니까. 두 사람 모두 하루종일 입을 닫은 채야. 두 사람은 이곳을 나가면 헤어져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어. 헨리는 공군 소속이고, 알리사는 해군 소속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두 사람은, 지구로 돌아가면 곧바로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야. 

 철수는 터무니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연구용 자료를 정리해서 짐을 꾸리는 것 만으로도 힘겨울 지경이야. 개인 물품은 대부분 이곳에 둔 채로 떠나야 할 것 같아. 네가 선물해 준 책이나 CD도 책상 위에 놓아 둔 채야. 뭐... 언제든 돌아오게 된다면 상관 없는 일이긴 하지만, 

 언제 다시 이곳에 돌아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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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편지가 도착할 무렵이면 당신은 어쩌면 배 위에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화성 기지가 폐쇄된다는 뉴스는 지구에도 전해졌어요. 양성소 사람들도 꽤 낙담하고 있어요. 모두 화성 기지로 가는 게 꿈이었으니까요. 

 화성 기지는 폐쇄되고, 거기다 지상에서의 전투에 참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니... 화성행이 인가된 날, 그렇게나 기뻐했는데, 그렇게나 눈을 반짝였는데... 분명 유감스러웠을테죠. 분명 저 같은 사람이라도 경솔하게 동정할 수 없는 게 있을테죠...

 그렇지만, 저는 염치가 없어요.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돌아온다는 게 기뻐서요.

 제 주변에서는 최근 괴로운 일들만 일어나고 있어요. 군에 대한 세간의 눈길은 싸늘해져 있고, 어머니는 입원하고, 아버지는 출병 중이시고. 그런 중에도 당신이 돌아온다는 것 만이 유일하게 기쁜 소식이예요.

 스스로도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게 찜찜하긴 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그야 당신과 헤어진 뒤로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니까요. 2년만의 재회예요.

 기억하고 있나요? 당신과 그 공원에서 헤어지고 오늘이 딱 2년째가 되요. 그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여러가지를 배웠어요. 이 2년간 꽤 성장했다구요.

 빨리 지구로 돌아와서 제가 성장한 모습을 봐줘요. 이젠 헤어졌을 때의 그 아가씨가 아니예요. 멋진 군인이 되었다구요.

 앗, 빨리 써서 보내지 않으면 출항 시간에 맞출 수 없겠어요. 아직 쓰고 싶은 말이 많지만, 빨리 보내지 않으면 아무도 없는 기지로 도착하게 되겠죠.

 이동 중인 배는 위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긴급 상황 및 정시 이외에는 교신을 일제히 인정하지 않는다니... 이건 대체 누가 결정한걸까요? 정말 화가 나요! 

 그럼 3개월 뒤의 재회를 기다리며 안녕.



  

 

 

 

 라이버는 배 안에서 이 편지를 읽고 살짝 미소지었다. 자신이 성장했다고 역설하는 그녀가 너무나도 소녀다웠기 때문이다.

 다음 순간, 그의 주위는 빛으로 감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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