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후임 대리 일동은 야근을 하며 너무나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지난주 적용되야할 기능이 계속 오류를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결국 고객사의 요청으로 제가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상황을 설명하기 쉽게 풀이하자면, 이 개발 상황은 일종의 [캐치볼] 게임으로 보면 됩니다.
우리와 타 개발사가 서로 눈을 가리고 공을 던지는 상황인 것이죠
먼저 우리가 눈가리고 공에 숫자를 적어 던집니다.
상대방이 그 공을 받아 ok 싸인을 적습니다.
상대방이 눈가리고 그 공을 다시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우리가 공을 보고 공에 적힌 오류나 내역을 확인합니다.
이런 간단한 구조인 것인데 상대방이 공을 안돌려줍니다.
나
-빨리 공내놔
상대
-우린 던졌다.
나
-근데 공이 왜 안와
상대
-너네쪽에서 오류를 호출했다.
나
-공을 받아봐야 로그를 확인하지
상대
-아무튼 우린 던졌다.
우린 공이 어떻게 갔는지 알 수 없고
상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깜깜이 속터지는 상황에서는 결국 고전적이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밖에 없지요.
반복 수행으로 뭐가 되고 안되는지 확인해보는 방법뿐이었습니다.
먼저 공에 숫자를 적어서 던지자, 상대방이 잘 돌려줍니다.
다음에는 한글을 적어서 던져봅니다.
상대방은 공을 던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이 안옵니다.
아! 인코딩 문제구나!! 해결책이 나왔습니다.
자세한건 월요일에 처리하기로 하고 주말을 룰루랄라 보냅니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
화장실에 앉아서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월요일에 어떻게 인코딩 개선을 할지 명상을 하던 그때,
머릿속에 개발의 신이 나타나 호통을 칩니다.
"왜 귀찮게 일을 하려 하느냐!! 남탓으로 돌리거라!"
뜻밖의 진리에 눈을 뜬 저는 월요일 개선 조치를 취하기 전에 테스트를 다시 진행해보기로 합니다.
나
-영어로 공 던진다
상대
-ㅇㅇ
나
-다음은 한글이다.
상대
-ㅇㅇ
나
-던지기전에 구조 디자인 다시 한 번 확인해보자
-너네 순서 A-B-C-D 맞음?
상대
-...................잠깐만;;;;;;
나
-...........................
그리고 20분 후 상대측은 공을 다시 던져보라고 했고,
한글이 적힌 공은 훌륭히 돌아왔습니다......
역시 상대 개발사쪽 문제였습니다.
지난주 배포 전에 테스트할때도 엄청 버벅거리더니... 급하게 날림개발했네 날림개발했어 ㅉㅉ
아무튼 아무것도 안했지만 한건 해결!!!
연봉 올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