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종의 리뷰?
또는 일기?
10년 정도 쓰던 싸구려 키보드가 고장나서 또다른 싸구려 키보드를 장만했음.
원래 쓰던 건 imation 제품인데 키보드랑 마우스가 세트로 나온 무선 제품임.
키보드보다 마우스가 손에 딱 맞아서 썼는데 몇년 쓰다가 마우스가 고장 나서 똑같은 제품을 또 사서 썼음.
근데 그 마우스도 고장나서 마우스만 다른 걸로 바꾸고 키보드는 계속 써왔음.
그 뒤로도 마우스는 대여섯번 바꾼 거 같은데 키보드는 고장이 안나서 안바꾸고 계속 썼음.
그러던 그 키보드가 드디어 맛 가기 시작해서 새로 샀음.
그러고보니 갑자기 생각났는데 그 전에 마우스가 고장나서 똑같은 걸 샀으니 키보드 하나는 멀쩡한 게 남아있다는 말인데... 하면서 뒤돌아보니 책장 위에 먼지 쌓인 키보드 박스가 보임.
헐... 키보드 새로 안샀어도 되는 건데...;;
어쨌든 키보드를 새로 샀음.
무선 키보드를 써왔기때문에 이번에도 무선을 쓰기로 했고, 책상을 좀 넓게 쓰고 싶어서 미니 키보드를 사기로 함.
지금 구석에 방치돼있는 갤럭시탭도 키보드가 있으면 활용하기 좋을 거같아서 멀티 페어링인가 뭔가 그렇게 쓰려는 이유도 있음.
그래서 결정한 게 로지텍 K380 블루투스 키보드.
한글이 없고 영문만 인쇄돼있는 벌크 제품임.
그치만 키스킨에 한글이 있으니 문제될 게 없음.
공식 판매처에서 파는 한글 제품도 가격 차이가 크진 않았지만 키스킨때문에 이걸로 선택함.
공식 판매처에는 키스킨을 안팔아서 따로 사기 귀찮았음.
근데 막상 써보니 큰 문제 두가지가 있음.
첫번째 문제는 키가 너무 납작해서 누를때 이게 눌린건지 안눌린건지 감이 안옴.
두번째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한데 없는 키가 너무 많음.
한영키 없는 건 alt키 누르면 되니 전혀 문제가 없는데 한자키도 없고, 넘패드에 있는 키가 하나도 없는 게 문제.
개인적으로 Home, PgUp, PgDn, End 키를 굉장히 많이 쓰기때문에 이게 없으면 정상적인 타이핑이 불가능함.
단축키가 있기는 한데 외우기도 귀찮을뿐더러 외운다고해도 키를 하나 누르는 거랑 두개 동시에 누르는 건 큰 차이.
결국 이 제품은 못쓰는 걸로 결정하고 다른 제품을 알아봄.
새로 산 건 엑토 BTK-01 블루투스 키보드.
키도 필요한 건 다 있음.
키보드는 28900원, 키스킨은 6900원.
엑토는 국내 브랜든가? 잘 모르겠지만 90년대 초반에도 본 상표같은데 이 회사 제품들은 뭔가 디자인에 공통점이 있는 듯함.
단순하면서 투박한 느낌?
전체가 하얀색이면 더 좋을 것 같은데 화이트 제품은 자판이 검은색이길래 자판이 하얀 걸 선택했음.
근데 키스킨을 씌웠더니 너무 안이뻐짐.
오른 쪽 구석에 있는 Del, Home, PgUp, PgDn, End 키 위치가 익숙하지않아서 불편하긴 한데 뭐 이건 큰 문제가 아님.
문제는, 맨 윗줄 Esc부터 F1~12키들에 '멀티미디어 핫키'라는 기능이 있는데 설명서에 따르면 Fn키랑 이 키들을 동시에 누르면 지정된 핫키로 쓸 수 있다고 함.
근데 실제로는 Fn키를 안눌러도 '멀티미디어 핫키'가 작동함.
예를들어 ESC키를 누르면 크롬 홈페이지가 나옴.
크롬으로 웹서핑 중에 ESC를 누르면 크롬 메인화면으로 가버리고,
크롬을 쓰지않고 다른 프로그램 사용 중 ESC를 눌러도 크롬이 실행됨.
홈피에 들어가보니 FAQ에 관련 내용이 있음.
설명서 오류라며 Fn키랑 W를 함께 누르면 핫키 기능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함.
다행히 설명대로 해제 할 수 있었음.
근데 더 큰 문제가 발생함.
컴퓨터를 키고 몇시간 쓰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키보드가 먹통이 됨.
설명서에 관련 내용이 있는데 수면모드에 들어간 거라 아무 키나 누르면 된다고 함.
..은 개뿔 아무 키나 눌러도 안됨.
그래도 안되면 페어링 다시하라는 데 페어링 안됨.
컴퓨터 껐다 키면 됨.
이럴때마다 매번 재부팅할 수도 없고, 구글링을 해봤는데 마땅한 방법을 못찾음.
이거저것 다 해봤는데 해결을 못하다가 며칠만에 뭔가 그럴듯한 글을 발견했음.
장치관리자에서 '휴먼 인터페이스 장치' 항목에 들어가면 Bluetooth 어쩌고라고하는 항목이 있을텐데(블루투스 제품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고 함) '속성'에 들어가서 '전원관리' 탭에서 체크를 해제하라고 함.
뭔가 감이 와서 바로 따라했음.
다시 장치관리자에 들어가서 'Bluetooth 어쩌고'뿐만 아니라 '휴먼 인터페이스 장치' 항목에 있는 모든 '전원관리' 탭에서 체크를 풀었음.
완전히 해결된 건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블루투스 키보드는 써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절전 기능도 있군요.
메이커가 아닌 군소 브랜드는 뭔가 조금씩 나사 빠진 것처럼 소소한 하자가 있는 것들이 있더군요.
대부분 중국 위탁생산일텐데 간혹가다 패키지나 설명서에 써있는 것과 다른 점이 보고되는 제품들도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