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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창의력이란 무엇인가 (1) 2019/12/30 AM 12:32

창의력이란 무엇인가

 

 

 

창의력이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 답이 나왔네요? 그럼 여기서 끝? 그럴 리 없죠. 그러면 이걸 굳이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쓰게 된 계기는 이래요. 최근 이세돌 9단과 한국 인공지능과의 은퇴대국이 있었죠. 그에 관한 기사 댓글에서 이런 논쟁이 있었어요. <인공지능은 창의력이 있는가?> 누구는 있다고 하고, 누구는 없다고 하더군요. 사실 일반적으로는 아마 다들 인공지능에 창의력이 없다고 생각할 거예요. 저도 그렇고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재미있는 의견을 내더군요. 알파고 제로였던가요?

 

<과거 기보의 학습 없이 바둑 규칙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등장했기 때문에, 인공지능도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내는 능력인 창의력이 있다.>

 

그 댓글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런 것 같더군요. 규칙만으로 새로운 기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알파고 제로는 분명 창의력이 있어 보이죠. 그런데 인간의 창의력과 인공지능의 창의력은 분명하게 구분해둘 필요가 있어 보였어요. 왜냐하면 알파고 제로의 창의력은 바둑 규칙이라는 아주 작은 경우의 수에서만 작용하기 때문이에요. 바둑을 깔보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세상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작은 수라는 거죠. 세상에 있는 원자 수, 인간에게 있는 세포 수, 말도 안되게 많아요. 바둑은 오락이며 스포츠일 뿐입니다. 알파고 제로의 창의력은 결국 자아가 없는 상태에서 반복된 시행착오만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인간의 창의력과 다릅니다.

 

그리고 이런 논쟁도 있었어요. <학력과 창의력은 비례하는가?> 이것도 누구는 그렇다고 하고, 누구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군요. 과연 어떨까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굳이 비례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한국의 학력은 대부분 과거의 것을 기억해내는 능력으로 결정되었기 때문이에요. 애초에 학력 자체가 창의력으로 평가 받은 것이 아닌 만큼 비례한다고 할 수는 없죠. 그렇다고 아예 관련이 없는 건 아니에요. 많은 것을 기억할수록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는 소재들이 늘어나죠. 가진 도구가 많은 것과 가진 것을 활용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죠? 창의력도 그것과 같아요. 지식을 기억하는 능력과 가진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전혀 다른 분야입니다. 따라서 학력이 높을수록 창의력이 높다는 보장은 없지만, 학력이 높을수록 창의력을 발휘하기 더 좋은 환경임은 분명합니다. 비례하는 건 아니니까 있을 거란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요.

 

이처럼 논쟁이 있는 것을 보면 창의력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정리된 것이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써보려고 해요.

 

 

 

창의력이라많은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능력이죠. 그런데 참 평가하기 곤란한 능력이에요. 받아드리기도 어렵고요. 창의력을 평가하려면 주관식으로 해야 하는데, 주관식은 아무래도 주관이 들어가다 보니 공정한 평가가 어렵죠. 창의력을 받아드리려면 변화하고 도전해야 하는데, 변화하고 도전하려면 위험부담이 있다 보니 하기가 어렵죠. 이런 이야기 있었어요. 어떤 사람이 창의력을 발휘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오니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하더군요. <해외의 성공사례를 가져오라.>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말 그대로 새로운 것인데 어떻게 성공사례가 있을 수 있겠어요. 위험부담을 감수하기 싫다 이거죠. 평가하기 어렵고 받아드리기 어려우니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창의력을 키우고 그 능력을 인정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뭐라고 해야 하나, 성평등주의? 여성주의에 대항하여 성평등을 내세우니 하는 말이 뭐였는지 아세요? <성평등주의는 원래 있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날조된 사상이다.> 정말 어이 없었어요. 아니 없으면 새로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그렇게 중요시 여기면서 실제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니까 날조라며 가치폄하는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깝더군요. 이러니 창의력을 발휘하기가 어렵지요. 만들기만 하면 거부를 해. 변화를 그렇게 싫어하는데 어떻게 창의력이 나타납니까?

 

이런 걸 보면 사실 창의력을 좋아하는 것 같지가 않아요. 창의력이 주는 이익만을 좋아할 뿐이겠죠. 정말 창의력이 필요하고 좋아한다면 어렵더라도 평가하고 받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본론으로 들어가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걸까요? 보통 선입견과 편견이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죠. 그것이 시야를 좁게 만들어서 새로운 생각을 못하게 하니까요. 나이를 많이 먹을수록 창의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까닭도 그 때문이에요. 기억이 쌓일수록 편견이 늘어나니까요. 동시에 나이와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고 볼 수가 있어요. 편견이 없으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뭐 이런 것 때문에 편견이 없는 인공지능인 알파고 제로가 창의력을 발휘하여 굉장한 것을 만들어낼 거란 예측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것만이 아닌 것 같아요. 편견이 없을수록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식이 하나 더 필요해요. 그게 바로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있는 인간의 지식은 새싹부터 시작해 자라나 가지를 뻗어가는 나무의 나뭇잎과 같아요. 새싹이 심층이고 나뭇잎이 표층이죠.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대부분의 지식은 나뭇잎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나뭇잎을 만들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뭇잎을 복제해서 옆에서 붙여 놓으면 새로운 건가요? 아니면 조각하거나 태우면 새로운 건가요? 나뭇잎을 가지고 뭘 해도 결국 그 나무의 나뭇잎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면 아예 처음부터 새로 새싹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새로운 나무를 만들어야 새로운 나뭇잎이 나오는 거예요. 어떤 지식의 본질,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새로운 것, 진정한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격언처럼 내려오는 말이 있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어요. 어떤 걸 모방해야 창조의 어머니인가? 예컨대 태양을 모방하여 어떤 것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볼게요. 분명 그건 새롭죠. 그걸 A라고 하죠. 그런데 그 A를 모방해서 어떤 것을 만들어낸다면, 그것도 새로운 걸까요? 아니죠. A의 모방이죠. 뭐 그것도 각도에 따라서는 새롭다고 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아니죠. 그걸 생각해보면, <자연을 모방하는 것은 창조지만, 사람의 작품을 모방하는 것은 창조라고 보기 어렵다.> 라는 결론이 나와요. 정리하자면, 어떤 본질에서 시작하면 진정한 의미에서 새롭다고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본질을 보는 능력을 기르면 돼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로 사람을 즐겁게 만들고 싶다면, 이미 있는 엔터테인먼트만 참고하여 만들 것이 아니라, 사람이 어떤 것에 즐거워하는지에 대해 본질적인 탐구를 하고 나서 엔터테인먼트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해요. 최근 개그가 너무 재미가 없죠. 도덕이 개그를 잡아먹었거든요. 개그의 본질이 비웃음인데, 비웃음이 도덕적이지 못하다는 인식 때문에 개그가 재미가 없어졌어요. 만약 개그의 본질을 알고 있었다면 이런 제 역할도 못하는 개그를 보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리하자면, 선입견과 편견을 지우고 본질부터 시작하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선입견과 편견을 지우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는데, 주관과 객관을 분리하여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다면, 가능할 겁니다.

 

다음에 다시 써볼게요.

 

이것만 하나 더 쓰고 가죠. 인공지능이 인간수준의 창의력을 발휘하게 만들고 싶으면, 인간 수준의 세포 수와 상호작용하는 세상의 원자 수를 구현하고 이야기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물론 인공지능도 인공지능만의 역할은 있을 겁니다. 나중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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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데 정말 힘드네요.

좀 더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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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ㅁㅇ;;;;;;    친구신청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전공이 인공지능 관련이라 관련 부분만 조금 첨언하겠습니다.
1. 바둑의 총 경우의 수는 약 10^170승으로 우주의 원자 수 약 10^80 보다 10^90배 더 많습니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60323/77152854/1)
2. 인간 수준의 세포 수와 상호작용하는 세상의 원자 수를 구현하지 않아도 이미 3년전 부터 일부 task에선 인간의 인지 능력을 넘어섰습니다.
(https://devopedia.org/imagenet)
3. 정의하신 창의력은 본질을 보는 힘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이를 관련 연구분야에서는 context라고 하여 image, text, audio 와 같은 인간의 인지범위 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여러 모델들이 개발되었습니다. (local context를 보는 CNN, context들간의 관련성을 구분하는 attention, 반복적인 sequence context를 학습하는 RNN 등이 대표적입니다.) 더불어 이런 숨어있는 context를 확률모델로 모델링한 후 임의의 데이터를 생성하는 생성모델 또한 활발히 연구중입니다. (GAN 파생모델 및 VAE 기반 모델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의 창의력은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동의합니다. 현재 모델들은 입력받는 데이터의 분포를 벗어난 상황에서는 급격한 성능 하락을 일으기 때문입니다. 관련 연구 동향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6개월 뒤를 알 수 없는 분야지만 현재까지는 적절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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