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는 요리를 꽤 잘하신다. 그리고 요리를 좋아하신다.
평소에 외식도 별로 안 좋아하시는데. 돈도 아깝거니와 맛도 성에 안 차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가족들 생일은 외식하는 경우 거의 없고 집에서 어머니가 하신 요리를 먹곤 한다.
심지어 당신의 생일이셔도 본인이 요리를 하신다.
억지로 외식을 한적도 있는데 맛있게는 드시지만 직접 해 드시는것만큼 만족해 하시지는 않으셨다.
음식을 하실땐 메인이라 불리울만한 요리를 2,3가지는 하시고 손도 크신 편이라서 한번에 다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변 지인분들에게도 반찬 해다가 주시는걸 좋아하시고 가족이 모여 함께하는 식탁을 참 좋아하신다.
내 또래의 남자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아버지와는 서먹한 사이고. 누이도 보통집 딸과 같지 않게 살가운 면이 없다.
그래서 어머니의 식탁은 딱히 소통할꺼리 없는 가족끼리 모이는 중요한 고리다.
부모님댁에서 도보로 5분거리에 사는 난 근래 백수가 되어 집에서 밥을 먹는 일이 잦아졌다.
보통은 두끼, 어쩔땐 한끼. 하루라도 건너뛰면 얼굴보기 힘들다는 소리를 듣는다.
나도 자취를 오래한지라 요리를 곧잘 하기는 하지만 생존을 위해 한 요리라서 어머니의 그것과는 아주 다르다.
어머니께 배워 보려고도 했지만 어머니의 특유의 눈대중으로 감으로 만드는 요리인지라 배우기가 쉽진 않다.
올해로 어머니 연세가 70. 이 음식을 언제까지 맛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이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없어 보이고. 며느리는 언제 보게 될찌 요원하고. 생긴다한들 어머니의 요리를
배우고 싶어 할찌도 알 수 없다. 재취업이 언제 될찌는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 시간은 좀 있으니
어머니가 밥 먹으러 오라는 전화 오기전에 미리 가서 요리도 도와드리며 배워야겠다.